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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해상 운임 '고공행진'… HMM 실적 '꿈틀'

입력 2024-05-30 06:14 | 신문게재 2024-05-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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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HMM)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HMM)

 

HMM이 올해 1분기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로 인한 해상 운임 상승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4월 중순 이후 주가가 상승 그래프를 그려내고 있는데다 증권가도 목표 주가를 상향 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금의 추세가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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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299억원, 영업이익 40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7.5%를 기록, 글로벌 해운사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로 인한 해상 운임 상승이 HMM 호실적을 전방에서 견인해 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8일 기준 2703을 기록하며 1년 8개월 만에 2700선을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이용하면서 운항 일수와 거리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증권가에서도 HMM의 실적 개선세에 주목하고 있다. HMM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조74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HMM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 수에즈 운하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고조되는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란 최악의 상황, 미중 갈등 심화 등도 해상운임 상승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중 무역분쟁 당시에도 해상 운임이 급등했었다”고 상기시킨 뒤 “향후 글로벌 정세 추이에 따라서는 HMM의 실적 개선 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HMM 관계자는 “수에즈 운하 사태 이후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선의 운항 일정이 평균 3~4주 가량 지연되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미중 갈등 심화,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성과 대외 변수들로 인해 최근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HMM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그동안 이들 기관은 HMM이 발행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실적 호조와 주가 급등으로 인해 보유 지분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정부의 향후 매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매각 시점이 늦춰질수록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매각 대금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어 정부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당분간은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시장 상황과 기업 가치 변동 등을 고려해 매각 시기와 방식 등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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