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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증권사 가상자산 사업 진출 탄력… 새 먹거리 될까

[트렌드] 증권사, 가상자산으로 신규 수익원 밭갈이

입력 2022-03-16 07:00 | 신문게재 2022-03-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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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지난해 증시 최대 호황에 힘입어 주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대로 올랐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증권사들의 높아진 이익 체력이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업황에서 실적을 방어하겠지만, 기존사업구조로는 중장기 실적까진 설명하기 어렵고, 증권사들은 아직 발행어음 사업이 증권사 수익 내 기여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신규 수익원으로 적합한 분야로 가상자산 사업을 제시했다.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커지고 있고, 실물자산이 가상자산으로 바뀌었다는 차이만 있을 뿐 증권사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성숙산업에 들어선 전통 금융업과 달리 이제 막 개화하고 있고, 관련 수익 창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NH투자증권은 가상자산 시장 현황 및 향후 증권사의 확장 가능한 업무 범위 등을 살펴보겠다.


◇가상자산 시장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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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내 자산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약 2조달러 수준으로, 비트코인은 글로벌 자산 중 시가총액 9위를 차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가상자산을 하나의 대체투자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작년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일었을 때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원을 상회하며 한 때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을 뛰어넘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를 이용하는 국내 총 이용자 수는 1525만명이고, 실제 거래에 참여하는 이용자 수는 558만명이다. 윤 연구원은 “경제활동을 하는 국내 성인 대부분이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수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생겨난 만큼 가상자산 생태계에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코인 투자를 통해 전통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는 수준에 만족했다면 이제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활용한 추가 수익원 확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윤 연구원은 “대체불가토큰(NFT), 플레이투언(P2E), 메타버스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수익구조가 생겨났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과 엔터 업종이 크게 주목받았다”며 “그 중 몇몇 기업에 대한 투자가 과열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상상 이상임을 보여주었고,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조정을 보였음에도 제조업 및 금융업 등 다양한 업계의 진입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에 선수 뺏겼지만 증권업종이 가상자산업에 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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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각 금융사들의 신년사, 사업계획에서 디지털 기술과 자산에 대한 언급은 빠지지 않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은 이미 작년부터 합작법인 설립 및 지분투자를 통해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했다. 윤 연구원은 “시장 초기에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선점 전략이 중요한 만큼 대규모 자본을 활용한 전통 금융사들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9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 발효를 기점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정부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와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근거를 마련했고, 그 결과 암호화폐의 무분별한 상장·폐지 및 시장 불투명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가상자산 관련 정의, 유형, 사업자 기준, 필요 의무사항 등을 구체화시켜 이들이 제도권 내로 편입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전통 금융사 중에서는 은행이 가장 먼저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했다. 진출 분야는 수탁사업(custody)이다. 수탁은 향후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서 모든 업무에 연계되어 필요하며 기본이 되는 부문이다. 윤 연구원은 “은행과 마찬가지로 증권사의 첫 번째 가상자산 사업 진출 가능 분야는 수탁업이 될 것”이라며 “은행에게 선수를 빼앗기긴 했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관련 현황 파악 및 조직 구성을 통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증권사들의 국내 직접 진출은 쉽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는 지주 내 해외 자회사 설립, 혹은 기타 계열사와 블록체인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선택지들을 고려해 간접적인 형태로 진출할 것”이라며 “향후 가상자산업권법이 제정되고 제도권 내에서 좀 더 자리를 잡는다면 증권사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성 측면에서도 증권사가 은행보다 가상자산 사업에 유리하다”고 봤다. 가상자산 발행·유동화·매매 등으로 업무가 확장될 경우 관련 서비스를 높은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는 조직은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수탁업은 최소한의 수익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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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가상자산업의 밸류체인이 확장될 경우 증권사의 수익으로 활용 가능한 부분은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신사업 여력이 있는 6개사가 사업하는 경우를 고려해 보수적으로 수익 및 ROE 기여도를 분석해본 결과, 결론적으로 수탁사업의 증권사 ROE의 기여도는 1.0%p~4.4%포인트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가 계산한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은 단기적으로 2030년 4641억원, 중장기적으로 2040년 9332억원이다. 윤 연구원은 “경쟁 심화로 수탁수수료율이 10bp까지 줄어드는 상황을 가정해도 수수료 수익 증가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며 “수탁 시장규모의 성장, 증권사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정에서 알 수 있듯이 수탁업이 증권사 전체 실적에 기여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며 “사실상 수탁·보관 업무는 다른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의 성격이 강하고 거래소 플랫폼 제공 또는 관련 상품 판매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수탁업 수익을 가상자산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이라고 봤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위험도가 적은 수탁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미미하다는 의견이다. 윤 연구원은 “하지만 펀드 발행,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신청 등 수익 상승과 동시에 위험도도 커지는 상품의 경우 판매, 운용 단계로 넘어갈수록 규제가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미국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수탁업 허들은 높지 않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 개시에 대한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은 지연되고 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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