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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림프부종에 대해 잘못 알려진 지식들 … ‘림알못’ 깨기

압박붕대가 의료용 스타킹보다 효과 좋아 … 림프슬러지 제거해야 림프액 재증가 줄여

입력 2022-10-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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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림프부종은 유방암이나 자궁암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최소 2%, 많게는 36%에서 발생하지만 여전이 많은 이들이 모르는 미지의 영역이다. 수술하는 외과, 순환기내과 의사라고 해서 림프부종에 대해 다른 분야의 의사에 비해 더 심도 깊은 지식을 갖고 있는 편도 아니다. 치료 경험과 역사가 부족한 탓으로 생각된다.

림프부종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환자나 가족들, 즉 ‘림알못’을 위해 2008년부터 15년에 걸쳐 4000여 명의 환자를 치료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잘못 알려진 지식들을 바로 잡아보려 한다.

우선 림프액이 혈액보다 훨씬 많다. 혈액량이 전체 3L 정도라면 림프액은 그 4배인 12L로서 체액(세포내 영양물질 등)의 이동, 노폐물 배출, 면역기능(림프구의 생성 및 순환) 등을 담당한다.

압박붕대와 압박스타킹 중 붕대가 10배 이상 효과가 좋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1등급부터 4등급까지 있다. 숫자가 높은 등급일수록 압력이 세다. 하지정맥류는 1등급이나 2등급으로 커버하지만 림프부종은 원칙적으로 3등급이나 4등급을 써야 한다. 하지만 환자들이 대체로 심하게 조이는 성향을 보여 현재는 주로 2등급을 사용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림프부종에서 압박붕대가 스타킹보다 부종 감소 효과가 컸다. 그런데 국산이 없다. 저강도 압력을 균등하게 전달할 붕대가 필요한데 국내 시장이 작다 보니 아직은 외국산만 있다.

림프부종은 매일, 평생 감아야 한다. 다리에 생긴 굵은 림프부종은 보통 3겹 이상으로 감아야 한다. 붕대가 5개 이상 필요하다. 손이나 발에서 체간 쪽으로 감을수록 압력을 줄이는 방식이어야 한다. 말기암 환자를 제외하고는 체간에 림프부종이 생기는 경우가 드물고 림프순환이 대부분 정상이므로 저탄력 압박붕대가 림프 찌꺼기를 짜서 정상 림프 순환되는 곳으로 보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불편해서, 보기 싫어서 감지 않거나 허술하게 감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다만 하지동맥의 혈류량이 정상인에 비해 70% 이상 떨어져 있다면 붕대 감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압박붕대를 풀면 금방 다시 부어 오른다고 많은 환자들이 호소한다.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림프 슬러지를 용해하는 치료를 하면 이런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엘큐어리젠요법이란 최신 전기자극요법을 규칙적으로 받으면 림프 찌거기가 녹아 나오고 해독효과를 얻을 수 있어 점진적인 근본치료가 된다. 고전압 미세전류로 림프 알갱이를 이온분해하는 원리다. 아울러 림프액이 과도하게 고여있는 부위에 특수 제작된 바늘을 꽂으면 피하를 통한 배액(Subcutaneous drainage)이 가능해진다. 숙련된 의사가 정확한 포인트에 바늘을 삽입하는 게 중요하다.

압박붕대를 하면 최소 30%, 최대 70% 정도 부기가 가라앉는다. 붕대 감은 자리가 붉어지고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런 경우에는 보습제나 필자가 개발한 리본크림(Dr. S Reborn cream)을 발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리본크림은 바셀린 기제에 PEMF(Pulsed Electro Magnetic Field) 처리를 해 피부손상에 따른 염증, 부종, 통증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림프부종으로 림프액이 늘어나면 이뇨제 처방을 통해 체내 수분을 줄이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뇨제는 무의미하고 처방할 필요가 없다. 물도 적게 마셔야 하지 않느냐고 묻는데 적절히 마시는 게 합리적이다. 운동량도 적당한 게 좋다.

림프부종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저절로 좋아지는 법은 없고 악화되기 마련이다. 림프액이 고이면 살이 될까? 림프액으로 인해 피하조직이 증식되고, 림프관염·피부변성 같은 합병증이 동반되므로 맞는 얘기다. 림프액이 고이면 물이 묵처럼 되고 더 지나면 돌처럼 변한다. 조직의 섬유성 변화 때문이다. 심해지면 피부가 사마귀가 생긴 것처럼 단단해지고 쉽게 갈라져서 출혈, 염증이 생기기 쉽다.

반대로 림프부종이 잘 치료된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선 부기가 줄어들고, 피부가 부드러워지며, 사지가 가벼워지고, 체중이 감소한다.

림프부종은 압박요법(의료용 스타킹 또는 저탄력 압박붕대), 림프마사지(도수치료), 림프해독(알칼리성 및 디톡스 식품 섭취, 쑥 증기 훈증), 림프슬러지 용해요법(엘큐어요법) 등을 기본으로 하고 림프액 흡입수술을 시행한다. 심하면 외과적 절제와 줄기세포치료를 병행하는 게 필자가 설정한 치료방향이다. 미세현미경 림프수술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고 장기적으로는 그다지 수술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

림프부종은 치료할 수 있지만 완전 치유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병처럼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포기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치료하면 분명 증상이 호전된다.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진단, 조기치료, 조기관리가 중요하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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