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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좌골신경통, 다 아는 질환 같지만 '요통'과는 달라요

CT·MRI, 하지직거상검사로 진단 안 돼 … 엉덩이에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

입력 2023-01-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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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 웃는모습2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좌골신경통은 쉽지 않은 질병임에도 일반인들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질환은 좌골신경(坐骨神經, 궁둥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에 감각 이상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좌골(坐骨, Ischium, 궁둥뼈)은 의자나 바닥에 앉았을 때 바닥에 닿는 뼈(골반뼈)들 중 하나다. 척추뼈 아래 삼각형 모양의 천골(薦骨, Sacrum, 엉치뼈), 그 옆에 날개 모양으로 붙어있는 장골(腸骨, Ilium, 엉덩뼈), 장골 전면부에서 음부를 둘러싸는 치골(恥骨, Pubis, 두덩뼈)과 함께 골반뼈를 이룬다.

좌골신경은 좌골 안쪽에 제4요추부터 제3천추까지, 여기서 걸쳐 나오는 신경뿌리(神經根)가 말초신경까지 이어지는 몸 전체에서 가장 길고 굵은 신경이다. 제2, 3, 4 요추 신경근이 모이는 대퇴신경(大腿神經, 넓적다리)과 함께 다리의 가장 중요한 두 신경 중 하나다.

좌골신경통은 요통과 혼동돼 쓰인다. 그러나 요통은 허리에 국한돼 아픈 반면 좌골신경통은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해 다리로 뻗치듯이 아픈 게 다르다.

좌골신경은 허벅지 바깥쪽, 종아리의 바깥쪽과 뒤쪽, 그리고 발목 안쪽 복숭아뼈 주변을 제외한 발의 거의 모든 부분의 감각을 지배한다. 좌골신경통이 발생하면 이 감각 지배 부위를 따라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은 주로 띠 모양으로 엉덩이나 허벅지 바깥쪽에서 시작해서 종아리 바깥쪽과 뒤쪽으로 내려오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가 요통이라 느끼는 질환 중 실제 단순요통은 85%,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은 3%가량일 것으로 추산된다. 나머지는 좌골신경통을 포함한 기타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성인 전체의 13~40%가 일생에 한 번은 좌골신경통을 겪는다. 허리디스크는 필연적으로 좌골신경통을 유발한다. 허리디스크가 좌골신경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좌골신경통은 아니다.

좌골신경통은 40~60대에서 가장 흔하고 남녀 비율은 엇비슷하다. 키가 클수록, 흡연 경력이 길수록,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무거운 물건을 드는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걸리기 쉽다. 운전 등 오래 앉아서 일을 하는 사람이나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등도 호발 원인으로 꼽힌다.

척추질환 진단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이 확증적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단순요통이나 좌골신경통에서는 진단에서 별 역할을 하지 못한다.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전방전위증 등에서나 유용한 게 이들 첨단 영상진단기기다.

또 척추질환 진단에서 뻗은발 올림검사(하지직거상검사)가 일상적으로 이뤄지는데 좌골신경통에서는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침대에 바로 누워 아픈 다리를 뻗은 채 들어 올리다 보면 올린 각도가 30~70도일 때 허벅지 및 종아리 뒤쪽으로 통증이 유발되는데 이런 경우에 요통이나 허리디스크 등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좌골신경통에서는 이 검사의 특이도가 크게 떨어진다.

이럴 때 필자가 개발한 엘큐어리젠요법이 진단 및 치료에 쓸모 있게 활용될 수 있다. 만약 요추 1번부터 5분까지 엘큐어리젠 기기로 전기자극을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고 궁둥뼈와 꼬리뼈 인근에서 전기반응이 심하게 나타났다면 이는 십중팔구 좌골신경통이다. 이럴 경우 대퇴부 안측에서 심한 전기자극(찌릿함)을 느끼게 된다. 반면 요추에서 전기자극에 대한 반응이 나왔다면 단순요통이나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있다.

좌골신경통의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통증 경감을 위한 소염진통제 복용과 경막외 스테로이드주사 등 약물치료, 신경뿌리의 압박을 줄이기 위한 침상안정·견인치료·코르셋 착용·척추수기치료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비수술적 치료법 중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만이 단기적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을 뿐 약물이나 기타 방법으로는 근본 원인치료가 되지 않는다.

소염진통제나 근이완제는 근본 치료가 안 되기 때문에 가급적 끊는 게 권장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전기생리학적으로 세포의 전기를 방전시켜 장기적으로 자연치유력을 잃게 하기 때문에 극심한 급성통증에 한해 맞을 필요가 있다.

수술적 치료는 CT, MRI 상에서 현저하게 신경압박이 심하고, 실제 증상이 교과서적인 좌골신경통 증상과 일치하며, 통증을 참기 힘들 정도의 통증 및 감각운동장애가 있는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탈출된 추간판 조각을 제거하거나 신경뿌리가 나오는 척추간공의 협착을 없애 좌골신경통과 그와 연관된 신경학적 장애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수술은 단기적인 효과는 뚜렷하지만 수 년 이상 경과를 지켜보면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들과 큰 차이가 없다.

좌골신경통은 결국 노화와 잘못된 생활습관의 누적으로 나타난다. 생활습관병은 라이프사이클과 식단 개선,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내버려두면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좌골신경통은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치유력에 의해 개선되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 대표적인 방편 중 하나라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이다. 통상 매주 1~2회, 총 5회 이상 치료를 받아보면 상당수 좌골신경통은 눈에 띄게 호전된다. 이 치료는 전류의 세기가 낮은 미세전류를 고전압으로 흘려보내 병든 세포를 부활시킨다. 그 결과 통증과 염증을 경로들이 해소돼 증상 호전으로 이어진다. 전기자극치료를 최소 5회 정도 받아보고 수술치료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필자의 경험상 좌골신경통이 있으면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하지근육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잖았다. 예컨대 좌골신경통으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자세와 보행장애로 족저근막염이 왔는데 이를 모르고 족저근막염만 치료하면 원인 치료가 안 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전기자극치료는 피부 아래 깊숙이 전류가 도달하는 원리 때문에 다양한 동반질환을 함께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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