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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최슬기 교수 “출산 합리적 선택 되도록 제도 개선·실질적 지원 초점 맞춰야”

복지부 미래와 인구전략 포럼 개최…정부 내달 200명 규모 청년제안단 운영
유민상 연구위원 “한국도 새로운 성인기 특징 나타나”…자립 지원정책으로 전환 필요

입력 2023-02-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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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제1차 미래와 인구전략 포럼에서 이기일 1차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급격한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출산이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실질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보건복지부 주최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차 미래와 인구전략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온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저출산 현황과 정책과제’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슬기 교수는 한국인의 가족 및 결혼 가치관 조사(2022년)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 세대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발표했다.

조사를 보면 미혼 남성의 65.7%, 미혼 여성의 47.3%가 결혼을 희망했다. 연애 중인 경우로 한정하면 남성은 74.3%, 여성은 66.2%로 결혼 희망 의향은 증가했다. 이상적인 자녀 수는 평균 2.09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부분 남성(88.4%)·여성(95.5%) 모두 결혼 적령기에 대한 외부 규범성이 있다고 인식했다. 부모·가족·지인으로부터 결혼하라는 독촉이나 권유를 받으면 생각에 변화 없다(61.0%)가 가장 많았고 이어 더 하기 싫어졌다(26.6%),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한다(12.3%)가 뒤를 이었다.

최슬기 교수는 이에 대다수의 청년에게 결혼과 출산은 절대적 규범이 아닌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 계도하기보다는 자녀를 갖는 것이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실질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유민상 연구위원이 ‘성인 이행기 청년의 결혼과 출산 인식과 함의’에 대해 발표했다. 유민상 연구위원은 그간의 청소년·청년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한국에서도 다른 선진국과 같이 새로운 성인기(emerging adulthood)의 특징이 나타나 주관적 성인인식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결혼과 출산 연령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성인기는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의 급격한 전환이 아니라 그 사이에 교육과 훈련을 받으며 안정적 직업 및 독립을 위해 탐색하는 새로운 시기, 성인 이행기를 뜻한다.

유민상 연구위원 연구(지난해)에 따르면 얼마나 자주 성인이 됐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가끔 느낀다는 답변은 18세(2004년 출생)는 25%, 20세(2002년 출생)는 48%, 25세(1997년 출생)는 49%, 30세(1992년 출생)는 39%로 나타났다.

유 위원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현재 청년 세대뿐만 아니라 청소년 세대에게까지 나타나고 있는 거시적 변화이라며 청년 및 저출산 정책은 개인의 인식을 변화시키려고 하기보다는 개인이 자신의 삶의 지향과 선택을 실현하고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자립 지원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크콘서트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네이버 웹툰에 연재된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로 유명한 이대양 작가가 ‘저출산을 대하는 요즘 청년들의 일과 생활’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대양 작가는 산부인과 전문의인 아내와 함께 아들을 키우며 전업주부 육아 아빠로서 경험한 일화들을 연재하며 상당한 공감과 인기를 얻었다.

계속해서 4명의 보건복지부 2030 청년자문단 등으로 구성된 5명의 토론 참석자들이 인구감소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청년으로서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과 정책 제언 등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정부는 저출산과 관련해 3월부터 청년 등 약 200명 규모의 청년제안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높은 주거 가격 이런 문제로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는 것도 상당히 어렵다”며 “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결혼과 출산의 당사자인 청년들의 얘기를 더 많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희망하는 시기에 결혼을 하고 희망하는 수의 자녀를 낳아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을 우리는 마련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일터와 삶터가 경쟁에 매몰되지 않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내달부터 청년 등 200여 명 규모의 청년제안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날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은 청년제안단의 숙의를 통해 청년제안으로 구체화하고 향후 관계 부처 검토를 거쳐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래와 인구전략포럼에는 이기일 차관을 비롯해 국민의힘 서정숙·이종석 의원, 학계 전문가, 정부 각 부처의 2030 청년자문단,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기관 출산·아동·청년업무 담당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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