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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여성의 건강, 폐경 후가 중요합니다

입력 2023-02-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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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희중 윌스기념병원(수원) 산부인과 원장

100세 시대는 100세까지 어떻게든 사는 것보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노화에 따른 여러 질환이나 질병을 예방하고 사회적인 제도가 뒷받침돼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가 돼야 한다. 특히 여성은 50세를 전후로 폐경(완경)을 맞으며 여러가지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 시기가 노년기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은 나이가 들어 난소가 노화하면 배란이 중단되고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생성이 급감해 폐경이 나타난다. 주로 50세 전후로 나타나지만 이보다 빠를 수도 늦을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갑자기 진행되는 게 아니다. 40대 중·후반에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생리 주기의 변화, 얼굴 홍조, 발한, 감정 기복, 불면증 등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때부터 생리가 완전히 없어진 후 1년까지를 ‘갱년기’라고 한다.

폐경을 전후로 여성의 질환들이 급격히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으로 병원에 진료를 받은 환자 절반 이상이 50~69세이고, 골다공증 환자도 50대부터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의 영향으로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도 50대부터 급격히 증가함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인 안면홍조는 에스트로겐 혈중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단순히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아니라 30초~5분 가량 상체에 강력한 열이 오르다 심한 발한(열로 인한 땀)과 오한을 느끼면서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는 무력감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기도 하고, 밤에 더 심하게 나타나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마지막 생리 후 3개월 이내 여성의 약 80%가 안면홍조를 겪는다.

안면홍조가 심한 경우 실내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하고, 얇은 옷을 겹쳐 입는 방식으로 오한이나 더위를 느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뜨겁거나 매운 음식, 카페인 등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여성호르몬 증 에스트로겐은 파골세포(뼈를 녹이는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서 파골세포가 조골세포(뼈를 만드는 세포)보다 강해지면서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이 생긴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척추 압박골절 등으로 요통이 생기고 키가 줄어들거나 등이 굽을 수도 있다.

이러한 갱년기 증상은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다. 여성호르몬 투여는 골다공증 예방이나 안면홍조, 발한과 같은 혈관운동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호르몬 치료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꾸준한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에 무작정 참거나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존하기보다는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단 호르몬치료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폐경 직후 초기에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폐경 이후에도 매년 산부인과를 방문해 개인에 맞는 검사나 상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에 30분 이상은 햇볕을 쬐며 야외활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기르며,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한다.

갱년기 증상이라는 게 광고에서 짧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세상 여자들 다 겪는 건데, 유난이네~’라고 하면 절대 안 된다. 내 부인 혹은 나의 어머니가 겪는 신체적, 정신적인 증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줘야 한다.

 

곽희중 윌스기념병원(수원) 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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