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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침체로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했던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이 제한적인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수익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활발해진 행동주의펀드의 공개매수 등 ‘빅딜’ 움직임에 재무적 파트너로 나설 기회가 많아지며 증권사 IB부문에 새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다만 공개매수 등 관련 인수 합병(M&A) 딜을 성사시키려면 자금력은 물론 전국 단위의 지점망을 갖춰야 하므로 중소형 증권사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형사들의 IB활동이 활발하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으로 두드러지기 시작한 행동주의펀드의 주주활동으로 증권사도 새 수익원 확보로 표정관리에 애쓴다. 현 상황이 기업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지면서 M&A 영역이 넓어지자 증권사에 자문, 공개매수 주관, 인수 금융 등을 문의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3월1일까지 소액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이 공개매수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으며, 공개매수 관련 자문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기업이 적정한 공개매수 가격을 결정하고 효율적인 투자자 모집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하는데, 삼성증권이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시킬 경우 유사한 다른 거래를 맡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역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분쟁건에서 NH투자증권도 사업기회를 잡아 수익 창출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사모펀드 KCGI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은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을 주축으로 한 MBK파트너스 및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 컨소시엄의 공개매수 진행 과정의 재무적 파트너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 자문 제공과 주관은 물론 1조7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사업을 진행, 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을 담보로 잡고 컨소시엄에 지분 매수 자금을 빌려 대출 이자와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었다.
주요 증권사들은 FI(재무적 투자자)로 확보할 수 있는 수익 창출을 위해 기업 고객의 자금 조달에도 참여한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신설한 IB그룹 산하 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부를 통해 기업 자금 조달과 연계한 투자를 강화한다. 중요한 점은 자금 조달 기획 및 상품을 마련하는 업무에서 그치지 않고 기업의 투자 전략에 참여하며 자금도 투입하는 등 투자에 활발하게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PE 등 자회사를 통해 사모펀드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IB 한 관계자는 “일정 규모의 투자는 PE(프라이빗 에쿼티)투자부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하지만, 대규모 단위 투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PE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B증권 IB부문은 펀드 조성을 통한 지분 투자로 수익 실현에 나선다. KB증권 IB1총괄본부에 소속된 PE사업본부와 IB2총괄본부 산하 성장투자본부에서 주축을 맡고 있다. KB증권 PE사업본부는 올해 2500억~30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 2개를 조성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 딜에도 직접 참여한다.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여타 증권사들도 PE부문을 통한 투자 확대에 집중한다. 키움PE는 1000억원대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대신증권 IB부문은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중견기업의 자금 조달 딜에 직접 참여한다. 대신증권 IB부문은 이달 500억원 규모의 신기술투자조합 조성을 마무리하고, 두 번째 펀드를 위한 자금 모집에 나선 예정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IPO를 주관했던 기업의 자금 수요를 돕는 한편, 고객 관리 차원에서도 주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