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명의칼럼

[명의칼럼] 만성 호흡기질환 앓는다면, 면역력 올려 악순환 끊어야

입력 2023-03-07 07:00 | 신문게재 2023-03-07 14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3030613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요즘 진료실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환자는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19, 독감처럼 우리 몸에 큰 손상을 주는 호흡기 질환을 앓은 사람들이 많다. 평소 체력과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1주일 정도 앓은 뒤 회복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3~4주 이상 기침·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지속되며 장기간 체력 소모를 겪게 된다.

한의학에 ‘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감염원에 노출되어도 잘 감염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감염되어도 쉽게 낫는다는 말이다. 반대로 ‘사기소주 기기필허(邪氣所湊 基氣必虛)’라는 말은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라도 더 강력한 감염원에 노출되면 반드시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낫지 않고 길게 가는 질병의 과정에 재감염이 많다는 것이다.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 감기나 장염 같은 다른 질환에 노출되면 체력과 면역이 더 떨어지고 회복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게 된다.

현실적으로 아이들은 코로나19와 독감 등을 앓고 난 뒤 몸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 역시 기침·가래가 다 낫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직장에 출근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림_면역력과 회복탄력성_함소아한의원 제공
면역력과 회복탄력성. (자료=함소아한의원)

 

이렇게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남아있는 기침·가래 등의 증상을 잡기 위해 항생제 등의 강한 약을 계속 쓰면 몸은 더 약해지고, 약해진 몸은 또 다른 감염을 이겨내기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무슨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증상이 몇 달씩 지속될 수밖에 없다.

만성 증상이 있을 때는 ‘증상’만을 바라보면 치료에 실패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 치료의 초점을 ‘증상’이 아닌 ‘사람’에 둬야한다. 결국 증상을 이겨내는 건 사람이기 때문이다.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는 감염병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좋은 약이다. 그러나 이런 약으로 병을 공격하다 보면 내 몸은 더 약해지기 쉽다. 치료에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필요한 순간이 오는 것이다.

이럴 때는 소위 ‘보약’으로 분류되는 한약 처방이 ‘수비수’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식욕이나 소화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육군자탕 계열의 처방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는 보중익기탕 계열의 처방이 잘 듣는다. 구토·설사를 동반한 감기와 소화기 증상 해결에는 곽향정기산 계열의 처방도 있다. 이렇게 개인별 차이에 따른 보약을 활용해 각자의 회복탄력성을 높여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