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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 혈관벽과 심근에 악영향

입력 2023-03-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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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센터 이승화 원장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려면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가 필요하다. 여기에 음식 짜게 먹지 않고, 과식하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 훨씬 건강해진다. 이러한 건강의 필요 조건은 고혈압 예방 조건과 일맥상통한다.

혈압은 심장이 온몸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한다.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인 수축기 혈압, 심장이 이완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인 확장기 혈압으로 나뉜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이다. 고혈압은 수축기 140mmHg이상이거나 이완기 90mmHg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뉜다. 가족력, 흡연, 나이, 비만, 식습관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되어 생기는 본태성 고혈압과 한 가지 특정 원인(기저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2차성 고혈압이 있다. 이 중 본태성 고혈압 환자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과거에 성인병이라고 불렸던 고혈압은 생활습관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왜 고혈압이 위험하고, 관리해야 하는 걸까?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장기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압이 높을수록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로 인해 혈관벽이 두꺼워지기도 하지만, 혈관벽이 손상되어 얇아지고 늘어나며, 때로는 터지기도 한다. 뇌혈관에 높은 압력이 오래 노출되면 탄력이 떨어져 터지기 쉽다. 뇌혈관이 터지는 것이 뇌출혈로,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다.

또 혈압이 높으면 전신으로 피를 보내기 위해 더 많은 수축력이 필요해지며 이로 인해 심장근육에 과부하가 걸린다. 심장근육이 두껍고 뻣뻣해지면서 영양분과 산소를 많이 요구하게 된다. 더욱이 고혈압에 의한 동맥경화 등으로 관상동맥이 협착되면 심장근육에 산소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허혈성 심장질환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심장근육에 과부하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면 결국에는 심장의 수축력이 감소하여 심부전으로 진행된다.

고혈압이 진단되더라도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비롯해 만성콩팥병, 시력저하, 말초혈관질환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고혈압은 주로 약물치료를 한다. 한 가지 약만 사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약물로 서로 보완하는 병용치료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만일 약물치료로 혈압이 조절됐다면 약을 중지해도 될까?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은 주치의와 상의 하에 혈압약을 중지하기도 한다. 단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실천해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고 있다는 전제가 붙는다.

고혈압은 예방이 불가능한 질병은 아니다. 체중 조절, 염분 섭취 제한, 규칙적인 운동, 알코올 섭취 제한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한 체중감량은 혈압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매년 건강검진을 통해 신체 상태를 파악하고, 지속적인 혈압 측정 후 이상이 보이면 의사와 상담한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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