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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코로나19 완화로 늘어난 비행기 여행 …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 고위험군 요주의

입력 2023-03-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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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 웃는모습1 (2)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끝까지 봉쇄정책을 고집하던 중국마저 빗장을 풀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3차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는 입국 및 출국 시 격리가 면제돼 여행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 ‘엔저’ 현상으로 비용에 거품이 많이 낀 제주 대신 일본행을 택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한다.

장거리 비행기 여행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Economy Class Syndrome)이다.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와 달리 비좁은 이코노미클래스 승객에게만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 같은 명칭이 붙었다. 이코노미클래스의 좌석 폭은 42~44㎝에 불과하고, 앞뒤 간격은 76~86cm에 그친다. 저가항공사는 좌석 공간이 더욱 좁다. 수익성을 이유로 과거에 비해 좌석이 점점 좁아지는 추세다.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은 의학적으로 다리에 발생하는 ‘심부정맥혈전증’( Deep Vein Thrombosis, DVT)을 의미한다. 다리 깊숙한 곳의 굵은 정맥이 크고 작은 혈전으로 막혀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다리가 붓고 아프며, 심한 경우 호흡곤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극히 드물지만 다리정맥의 혈전이 심장을 통해 폐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이 돌발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은 비행기 좌석이 좁은 것을 탓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개인의 양호하지 않은 건강 상태가 심부정맥혈전증 위험을 부른다. 초기 증상은 다리가 저리고 부기가 나타나는 데 그치지만 평소 심혈관 건강이 좋지 않거나 암 투병, 수술 직후, 비만, 경구피임약 복용, 임신 등으로 비행 중 혈관질환(혈전생성) 위험이 높아질 요인을 가진 사람은 증상이 더욱 악화되고 점차 숨이 가쁘거나 답답해지고 흉통이 생기면서 치명적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이 의심되면 비행기 여행 전 혈관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폐 기능이나 혈관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깐깐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고위험군은 탑승 후에 가급적 창가 안쪽보다는 복도 쪽으로 좌석을 달라고 승무원에 요청하도록 한다. 아무래도 창가 구석에 앉으면 운동량이 부족해져 더욱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에 노출될 위험이 상승한다.

고위험군은 다리가 붓기 시작하면 긴장해야 한다. 평소보다 심하게 그리고 갑작스럽게 다리가 부어오른다면 혈전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일어나 다리를 움직여주고 ‘쪼그렸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게 증상 악화를 막는 방법이다. 저용량 아스피린이 있다면 2알(200mg) 정도 먹는다. 아스피린은 혈전이 추가로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미리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준비해놨다가 증후가 나타나면 즉각 착용한다. 비행시간이 2시간 늘어날 때마다 심부정맥혈전 위험은 18%씩 증가한다. 통상 6시간 이내의 비행은 안전한 편이지만 고위험군은 예외다.

혈전은 전기생리학적으로 적혈구가 방전되는 연전현상(連錢現象, rouleaux formation)으로 인해 생성된다. 본래 적혈구는 원반 형태로 낱낱이 분리돼 있으면 모세혈관까지 도달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수행한다. 그러나 연전현상이 일어나면 엽전 꾸러미처럼 쌓여 적혈구의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체내에 축적된 염증과 과로 등이 연전현상을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전은 출혈을 막기 위해 혈소판이 응집하는 현상과는 다른 개념이다.

따라서 연전현상을 예방 또는 탈피하려면 전기자극을 통해 적혈구를 활성화시키면 된다.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에 전기자극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부족하지만 최신 ‘엘큐어리젠요법’은 혈류 등 전신에 음전하를 충전시키는 메커니즘을 가졌기 때문에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하나는 세포 전기에너지를 높여주는 전자기장 파스인 ‘mv75’ 패치를 비행 도중 혈전이 가장 잘 생기는 장딴지, 오금에 부착하는 방법이 있다. 이밖에 식단조절을 통해 알칼리성 체질을 만들고, 디톡스를 통해 몸의 독소를 배출해 과로를 물리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움직여 주는 게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혈액이 응고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 몸을 옥죄는 타이트한 옷은 가급적 삼간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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