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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피자 한 판 4만원 시대… 1만원대 '혼피자' 어때?

[창업] 가성비로 1인 고객 겨냥… 피자 창업 급부상

입력 2023-03-15 07:00 | 신문게재 2023-03-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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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피자. (사진제공=고피자)

피자는 우리나라 외식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품목 중 하나다. 토핑 취향은 있을지언정 피자를 싫어하는 사람은 좀처럼 보기 드물다. 특히 한국은 피자의 본고장 이탈리아만큼이나 피자에 ‘진심인’ 나라다. 토핑이 듬뿍 담긴 미국식 피자에서 좀 더 나아가 각종 해산물, 야채, 고기, 매콤한 소스까지. 한국인 입맛에 제격인 토핑들을 개발하며 ‘한국형 피자’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K-피자의 중심엔 이른바 ‘피자 3대장’이라 불리는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피자헛’이 있다. 이들은 제 브랜드만의 개성 있는 메뉴들을 내세우며 국내 피자 시장을 지배해왔다, 

 

하지만 피자 3대장이란 말은 옛말이 됐다. 피자 프랜차이즈 전체의 매출이 점점 줄어들면서 피자 3대장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유형의 ‘가성비’ 피자들이  그 틈을 파고 들고 있다. 

 

 

◇‘피자 한 판에 4만 원’ 시대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성장이 멈췄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 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1조 5000억 원, 지난해에는 1조 200억 원 규모로 감소했다

더욱 눈에 띄는 건 이른바 ‘피자 3대장’이라 불리는 프리미엄 피자 프랜차이즈들의 매출 급감한 것이다. 지난 해 12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미노피자의 2021년 매출은 2235억 원으로 2020년(2328억 원)보다 4% 감소했어요. 미스터피자는 467억 원에서 321억 원으로 31%, 피자헛도 1197억 원에서 966억 원으로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있지만,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피자들의 가격이 너무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프리미엄 피자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미스터피자가 4~5% 가격 인상을 하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월과 8월 가격 인상에 이어 올해 ‘무료’였던 배달비에 배달비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프리미엄 피자 라지 사이즈의 평균 가격은 배달비를 포함하면 4만 원이 넘는 시대가 열렸다.


◇1인가구 증가와 ‘혼밥’ 문화의 확산

고가의 프리미엄 피자 수요가 줄어드는 또 다른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수는 972만 4256가구를 기록했다. 1인 가구의 숫자가 1000만을 넘어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1인 가구가 전체 세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1%에 달한다.

이처럼 주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1인 가구에 프리미업 피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혼자 피자 한 판을 소화하기엔 양도 많다. 혼자 먹는 배달 음식에 4만 원을 소비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혼밥, 혼술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프리미엄 피자의 영역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틈을 파고 든 것이 가성비 피자들이다. 프리미엄 피자보다 크기는 작지만 저렴하고 맛있는 중저가 피자 브랜드들이 떠오르고 있다. 물물론 가성비를 피자브랜드들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피자스쿨’, ‘59쌀피자’, ‘피자마루’은 이전부터 프리미엄 피자 한 판 가격으로 두 판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공략해왔다. 그러나 이들 가성비 브랜드들이 가격 이외에 프리미엄 피자와 경쟁할 만한 장점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혼밥’ 열풍과 함께 가성비, 1인 피자 타이틀을 내세운 신생 피자 프랜차이즈들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가성비 피자의 부상

 

빽보이피자
‘빽보이피자’ 매장(사진제공=더본코리아)

 

최근 주목받는 가성비 피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내놓은 ‘빽보이피자’다. 빽보이피자는 1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대와 편리한 픽업 시스템을 구축하며 1인 가구의 인기를 얻고 있다. 8개월 만에 가맹 100호점을 돌파하며 ‘백종원 매직’이 또 한 번 통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고물가 시대에 푸짐한 토핑과 1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성비 피자를 내세운 점이 빽보이피자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또 일반 배달 전문점과는 차별화된 인테리어 콘셉트와 편리한 주문 및 픽업 방식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빽보이피자는 메뉴 가짓수를 대폭 낮추는 대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식재료를 활용한 차별화된 메뉴 구성으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했다. 시그니처 메뉴에 주력해 퀄리티를 높이고 제조 난이도는 줄인다는 뜻이다.

또 시스템화된 주방 체계와 효율적인 조리 및 픽업 동선, 쉬운 제조 레시피로 인력 효율성을 높였다. 1~2인 주방 운영체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10평 규모의 소형 매장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창업 비용과 인건비를 절감이 가능한 것이다.

 

고피자 싱가폴매장
‘고피자’ 싱가폴 라우파삿점 전경.(사진제공=고피자)

 

‘1인 피자의 시작’이란 컨셉을 구축한 ’고피자‘도 주목할 만하다. 1인용 화덕 피자를 만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인건비 절감 그리고 균일한 맛 보장을 위해 자동화 오븐을 개발해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초소형 주방 시설, 최소한의 인건비로 창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고피자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다. 무엇보다 ‘1인 피자’라는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인 만큼 8000원에서 1만원 대로 형성된 가격대가 매력적이다.

덕분에 2016년 푸드트럭에서 시작한 고피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국내를 비롯해 싱가포르·인도·홍콩·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18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가맹점 총매출이 300억원을 넘어섰다.

 

피자먹다
저렴한 가격과 먹기편한 사각바 형태의 1인 피자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피자먹다’의 메뉴들.(사진제공=피자먹다)

 

1인 피자 전문 프랜차이즈 ‘피자먹다’도 요즘 주목받는 가성비 피자 브랜드다. 피자먹다는 핫도그나 햄버거처럼 한 손에 들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사각바 형태 피자를 김밥보다 저렴한 2900원~6500원에 제공해 1인 가구와 MZ세대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피자먹다는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도우, 자연산 모짜렐라 치즈와 고다치즈를 사용하고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구워 나가는 수제 피자임에도 ‘간편 조리 시스템’과 ‘무인 주문 시스템’을 접목해 ‘소형 매장, 1인 소자본 창업’에 최적화돼 창업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름을 걸고 만든 ‘노브랜드 피자’, 자가제빵 수제피자 ‘선명희피자’, 배달·포장 전문 매장 ‘맘스터치 피자앤치킨’ 등 다양한 가성비 피자브랜드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움말 = 마이프차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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