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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두산인문극장 2023’ 더이상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나이듦에 대하여’

입력 2023-03-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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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진)두산인문극장2023_제작발표회(두산아트센터) (1)
‘나이’를 주제로 한 ‘두산인문극장 2023’의 김요안 프로듀서(왼쪽부터), 연극 ‘댄스 네이션’ 이오진 윤색·연출, ‘20세기 블루스’ 부새롬 윤색·연출,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 정진새 작·연출, 최희승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주일우 이음 대표(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나이’(Age)는 누구나에게나 공평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먹는 나이는 의술 및 기술의 발전, 경제발전 및 사회제도의 고도화, 노령화 사회, 출산률 감소 등과 맞물리며 세대 갈등, 시대의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두산인문극장 2023(4월 3~7월 15일)이 주제를 ‘나이, 세대, 시대’(Age, Age, Age)로 설정하고 3편의 연극, 8회의 강연, 1회의 전시회를 진행한다. 2013년부터 매년 치러지는 두산인문극장은 하나의 주제를 공연, 전시, 강연으로 풀어낸다.

강석란 두산아트센터장은 20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두산인문극장 2023 제작발표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치르지 못한 2021년을 제외하고 2013년 ‘빅 히스토리: 빅뱅에서 빅데이터까지’부터 2022년 ‘공정’까지 135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만난 관객은 9만 9860명, 강연자 및 창작자는 993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두산아트센터는 공연, 전시, 강연을 통해 무엇을 가지고 얘기할 것인가, 무엇을 지향해야하는가, 우리 사회의 문제는 무엇이며 그것을 어떤 측면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 등을 관객들과 나누는 의무자입니다. 대한민국은 고령화 사회로 완전히 진입한 상태죠.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출생률은 점점 떨어지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장사진)두산인문극장2023_제작발표회(두산아트센터) (6)
‘나이’를 주제로 한 ‘두산인문극장 2023’에 대해 설명 중인 강석란 두산아트센터장(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이어 “여러 세대들이 공존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세대갈등, 사회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이에 나이는 개인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같이 한번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덧붙엿다.

“나이로 시작하지만 세대문제로 이어지고 어떤 시대로 규정하느냐로 확장되죠. 이것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공동가치를 위해 어떤 지혜를 모아야 하는지를 두산인문극장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에 두산인문극장은 3편의 연극 ‘댄스네이션’(5월 2~20일), ‘20세기 블루스’(5월 30~6월 17일),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6월 27~7월 15일, 이상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와 전시 ‘눈은 멀고’(The Sunken Eyes Were Dim, 4월 19~5월 20일 두산갤러리) 그리고 ‘지속가능한 나이듦’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등으로 잘 알려진 정희원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4월 3일부터 8회의 강연을 진행한다.

두산인문극장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는 “3년 전 주제를 선정했지만 코로나19로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나이를 주제로 작품을 올리지만 세대 문제로 관심이 옮겨가고 인류세 등 지금 시대의 여러 가지 고민들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나이, 세대, 시대에 걸쳐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댄스 네이션’ ‘20세기 블루스’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 세 편의 작품을 통해 두루 살필 수 있도록 기획하게 됐습니다.” 

 

(포스터)두산인문극장2023_AgeAgeAge나이세대시대(B)
두산인문극장 2023 포스터(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댄스 네이션’ 이오진 윤색·연출은 “춤을 통해 나와 내 몸의 욕망을 발견하는 13살, 10대 초반 여성들의 성장 드라마”라며 “전국 유소년 무용대회를 앞두고 사랑하고 연습하고 싸우고 서로를 저주하며 보내는 격렬한 일주일을 다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자아이들을 서른부터 60대 중반까지의 배우들이 다양하게 연기해요. 그 중에는 장애인 배우도 있죠. 다양한 몸의 형태와 연령대를 고려해 캐스팅했습니다. 작품 자체가 불안하고 욕망하고 충성하고 당황하는 춤추는 여자아이들을 통해 지금은 어른인 관객들이 10대일 때의 감정이 자신의 몸과 기억 안에 남아 있음을 발견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죠.”

이어 “저희 작품은 몸이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라며 “우리가 기분이 나쁘거나 좋을 때 배알이 틀린다, 창자가 꼬이는 것 같다, 심장이 뛴다는 식으로 감정을 드러내곤 한다. 그 감각을 관객들이 같이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대 전체를 내장 기관으로 꾸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문을 여는 순간 관객들이 저마다의 10대 때 내장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으로 만들고 싶다고 (무대) 디자이너 선생님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무대와 객석을 분리하지 않고 극장 공간 전체를 ‘댄스 네이션’의 세계로 만들고자 합니다.”

부새롬은 윤색·연출은 ‘20세기 블루스’에 대해 “친구인 네명의 60대 여성 이야기로 나이들어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60대 여성 4명을 비롯해 30대 아들, 90대 어머니까지가 자기네들이 지나온 시간들, 노화를 얘기하며 두려워도 해요. 다양하게 나이 들어감을 감각하면서 자신이 지나온 시대에 대해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시대가 어떻게 흘러왔고 그 시대를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작품에 표현돼 있죠. 그래서 좀 아쉬운 건 미국 작품이다 보니 시대에 대한 얘기를 미국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것만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아 고민 중입니다.”

부새롬 연출은 ‘20세기 블루스’의 무대에 대해 “주인공이 사진작가여서 사진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그 사진을 어떻게 프로젝션 할 건지를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극장을 사진으로 꽉 채우는 걸 한번 해볼까 얘기 중이죠. 연극의 관객들 대부분이 20, 30대잖아요. 그분들께는 약간 먼 이야기 같기도 하죠. 하지만 연극을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혀간다는 걸 생각하면서 이 작품이 그냥 멀리 미국에 있는 60대 여성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더 가까이 다가가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 중이에요. 나도 앞으로 고민하게 될 혹은 우리 엄마나 이모, 쌀쌀맞았던 교수님 등 저 나이대 사람들을 좀더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게 할 수 있는 공간 구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장사진)두산인문극장2023_제작발표회(두산아트센터) (2)
‘나이’를 주제로 한 ‘두산인문극장 2023’에서 연극을 선보일 창작진들. 왼쪽부터 ‘댄스 네이션’ 이오진 윤색·연출, ‘20세기 블루스’ 부새롬 윤색·연출,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 정진새 작·연출(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연극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의 정진새 작·연출은 “40일 간의 대화재로 멸종을 앞둔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를 타고 떠도는 와중에 한국 과학보육원 출신의 과학자 3명이 재난을 타계하고 인간, 동물, 식물 중 어떤 종이 살아남아야 이 지구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엔 시대, 세대, 나이로 표상되는 개념 뒤로 시간의 흐름 혹은 시간에 쌓인 시간의 멈춤 등 그런 개념들을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시간을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존재인 물리학자들, 과학자들을 생각을 했고요. 세대나 나이, 시대를 가족 단위로 느낄 수도 있어서 그 가족으로부터 자유로운 보육원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곤 “연극은 공간을 다루는 데 굉장히 능숙하지만 시간을 다루는 데는 그렇지 않은 면도 있어서 그런 지점들도 작품 안에 녹여내려고 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서 ‘에이지’라는 나이, 세대, 시대라는 표상적인 주제와 더불어 그 뒤에 명백히 흐르는 어떤 인간의 시간, 동물과 식물의 시간, 더 나아가 지구의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주제를 해석해보고자 했습니다. 크루즈라는 배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어서 무대는 배 공간으로 설정 될 겁니다.”

이어 “그 배 안에서 일종의 피난하고 있는 혹은 살길을 찾아서 떠돌고 있는 존재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객석 그리고 서바이벌 게임을 시도하는 경기적인 모습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층층이 쌓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장사진)두산인문극장2023_제작발표회(두산아트센터) (5)
‘두산인문극장 2023’ 제작발표회(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전시 ‘눈은 멀고’에 대해 최희진 큐레이터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르고 있는 시간을 중심에 두고 나이듦이 싫거나 괴로운 것이 아닌,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전시”라며 “구나, 장서영, 전명은 작가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 프로그램을 공동기획한 주일우 이음대표는 “철학자, 생물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 의사, 과학자, 인류학자, 심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나이에 대한 강연을 해주실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가지 주제를 아주 깊게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강연을 시작으로 생각의 고리들이 생겨서 다양한 생각들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 큰 목표죠. 청중들뿐 아니라 예술가들까지 다른 형태의 예술적인 상상들로 끌어나갈 수 있는 배경이 되는 강의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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