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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갑자기 나타나는 가슴통증, 심근경색

입력 2023-04-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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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센터 이승화 원장 (1)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충격적인 소식으로 뒷목을 잡거나 가슴을 잡고 답답해하다 쓰러지는 장면을 흔하게 봤을 것이다.

뒷목을 잡는 이유는 순간적으로 치솟은 혈압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고혈압과는 상관이 없다. 이는 갑작스런 충격으로 근육이 뭉치기 쉬운 경추를 자극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뇌에 산소와 영양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심장마비, 정확히 말하자면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한 경우다. 드라마의 극적인 장면을 위한 연출이 아니며 실제로 감정 스트레스는 심혈관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유럽심장학회지에 게재된 바 있다.

심근경색은 대동맥에서 비롯된, 심장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막혀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상동맥이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혈관이다.

심근경색과 협심증을 헷갈리기 쉽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인해 혈관의 내경이 좁아져서 운동 또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흉통을 뜻한다. 협심증 단계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으나 반드시 심근경색발병 전에 협심증이 선행되는 것은 아니다.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다. 멀쩡하게 건강한 사람이 내일 보자고 해놓고 심근경색 때문에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의 손상으로 가슴 정중앙~좌측 부위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예고없이 갑자기 나타난다. 그렇지만 4명 중 1명은 가슴통증 없이 구토만 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흉통 없이 호흡곤란이나 실신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서다.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한다. 관건은 시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 생명을 지키기까지의 시간을 120분 안쪽으로 권장하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 피가 다시 흐르게 해야 한다. 크게 약물, 시술, 수술 등 3가지 치료법이 있다. 한국은 높아진 의료수준 덕분에 약물로 혈전을 녹이는 치료를 최근 들어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다.

대신 풍선이나 스텐트라는 금속 그물망을 이용해 혈관을 확장하는 중재시술이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스텐트 시술이 치료의 끝은 아니며 심근경색 치료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시술을 받았다고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혈관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었다고 방심하는 것은 위험하다. 처방 받은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적절한 운동 및 식이 등 생활습관을 관리해야 한다.

수술은 관상동맥우회로술을 말한다. 주로 흉골 가장자리 안쪽의 내유동맥이나 상지 요골동맥, 때로는 다리 부분 혈관을 떼어서 막힌 관상동맥 부문을 대체하는 방법이다. 수술의 비중은 시술의 5% 미만으로 매우 드물게 시행된다.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식이조절(저염식, 채식, 지중해식 다이어트, DASH 다이어트 등)을 통한 적절한 체중 유지, 하루 30분이상의 운동이 필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근경색의 위험인자가 발견될 경우 담당의사와 상의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심장 문제에 따른 돌연사 위험이 3~4배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검진을 통해 적극적으로 심질환의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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