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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이와 공감하려면 소유 아닌 존재로 아껴주세요"

[맘 with 베이비]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

입력 2023-08-08 07:00 | 신문게재 2023-08-0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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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는 군 독서 코칭 및 인성교육 전문강사, 그린캠프 글쓰기 치료 강사, 마음치유 푸드테라피스트, 문학치료사, 고양공감클래스 센터장으로 동분서주 활동하고 있다. <암, 내게로 와 별이 되다>, <책 쓰기의 진실>, <디지털의 힘>, <꽃, 피다> 등 건강과 독서, 육아 등에 관한 책도 썼다. 김혜경 대표를 만나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가 되는 법 등에 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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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

-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 

 

“‘어쩌다 N잡러’로 활동하면서 펀펀힐링센터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푸른햇살 희망작가’라는 닉네임으로 재미와 의미, 감동을 전하는 강사 겸 작가로도 활동 중입니다. 독서에 관심이 많아 숭실대학교 독서경영전략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기도 합니다.”



-20대부터 강사로 활동했다고 들었습니다. 15년 동안 육아에 전념하다 다시 강사 일을 시작하셨는데 그때와 지금 어떤 점이 달라졌는 지 궁금합니다.

“20대에는 기업 강의를 전문으로 했습니다. 지금과 달리 당시 제가 속한 협회에서는 제가 유일한 여자 강사였습니다. 코로나 기간에 책 쓰기 코칭을 했는데 해외에 계신 분이 신청해 국제 강의를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15년의 강의 공백이 있었지만 사람의 변화를 중점으로 하는 교육의 가치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어떤 주제로 강의를 하실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 지요.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청년기에는 기업에서 성격진단 검사, 자기이해와 타인이해, 조직의 공감적 이해 등 소통 강의를 주로 했습니다. 지금은 1인 기업가, 프리랜서로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강의 분야가 늘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든 모두 재미있고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요리로 마음을 요리하는 푸드 테라피도 즐겁습니다. 부모교육 뿐만 아니라 다문화 여성들과 함께하는 교육이나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는 글쓰기 치유와 책 쓰기 코칭, 기자 교육 등에도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누군가 저로 인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하나님 형상을 회복한다면 어떤 콘텐츠의 강의든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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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

 

- 독서 코칭 강사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엄마들을 위해 추천하실 책이 있으신지요.

“요즘은 어른들에게 통찰과 위로를 주는 좋은 그림책이 많습니다. 아이는 아이 수준만큼, 엄마는 엄마의 깊이 대로 사색할 수 있는 그림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구름빵>으로 잘 알려진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은 엄마로서 공감할 수 있는 점이 많아 좋아합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동네의 ‘걸어 다니는 도서관’이나 시립·구립·학교·마을 도서관 등을 아이와 이용하며 관심 있는 분야로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써 보기 추천 드립니다.”


-최근 ‘아침마당 대구KBS’에 출연해 아들과 친구 같은 모자가 된 비결을 전해 화제가 됐습니다.

“첫째 아이와는 6~7세부터 관계가 매일 최악이었어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소아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괴로움과 죄책감, 억울함이 컸습니다. 첫 아이 돌잔치 후 곧바로 교회 사모로 1인 몇 역을 하며 아이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던데다 곧 둘째를 임신하면서 첫째가 점차 골칫덩어리로 각인되어 관계가 더 힘들었어요. 이런 아픔은 부모교육을 공부하고 다양한 예술치유를 공부하며 아픔을 글로 표현하는 배움의 장으로 저를 안내했습니다. 힘들었던 제 마음의 쓴 뿌리들이 제거되고 나서야 아이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자녀를 ‘소유’가 아닌 ‘존재’로 아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아들과 친구 같은 존재를 넘어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웁니다. 모자 강사이자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도 생겨, 고통이 축복의 통로가 된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강의에서 늘 부모와 자녀 사이의 공감이 중요하다고 설명하십니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되 부모도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 감정 너머의 욕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욕구가 충족되면 긍정의 감정, 좌절되면 부정의 감정이 만들어집니다. 모든 감정은 소중하며 필요하기에 신이 주신 선물이기도 합니다.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배척하지 마세요. 불안할 때 억지로 ‘불안하면 안 돼!’ 하기 전에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자기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세요. 그런 감정 너머에 어떤 욕구가 숨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가 보이는 부정적 감정,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만 머물지 말고 그 내면의 좌절된 욕구와 바람을 생각해 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힘이 있어야 해요.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수용하고 인정한다면 감정의 주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부정적 감정이 들 때마다 걷기 글쓰기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 수 있는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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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가 '인생을 바꾸는 책쓰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2014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신체를 잘 돌봐야 한다고 각별히 강조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아프기 전에는 마음이 늘 우선이라 생각했습니다. 크게 아프고 나서 몸과 마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을 알았어요. 몸이 풀리면 마음이 풀린다는 말처럼 건강한 신체를 위해 긍정적 생각과 함께 적절한 운동과 잡곡밥 먹기, 인스턴트 식품 줄이기, 신선한 채소 먹기 등을 실천하려 합니다. 투병 후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저도 많이 나태해져서 다시 기본을 잘 실천하려고 합니다.”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뷰에서 암 투병으로 깨달은 것이 무척 많다고 하셨고 <암, 내게로와 별이 되다>를 출간하기도 하셨습니다. 암이 인생을 180도 바꿔 놓았다고 볼 수 있는지요.

“오히려 생의 의지가 강해지고 일상의 일들이 무척 감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삐걱거리는 병원 침대에 누워 앞으로 살아가면서 꼭 하고 싶은 꿈의 목록, 버킷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일이 차례대로 이뤄졌습니다. 책 쓰기가 1번이었는데 여러 권의 책을 쓰게 됐고, 2번이 합창단 활동이었는데 올해 강릉 세계합창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다시 강의하고 싶다는 꿈도 이뤄졌어요.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어쩌면 다시 꿈꾸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버킷리스트를 하나 하나 이루며 사는, 기적 같은 삶을 살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경력보유여성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경력 단절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육아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아이와의 시간을 충분히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이 때문에 삶이 발목 잡혔다는 생각도 내려놓으세요. 아이 삶에 너무 깊이 개입해 아이 대신 살아주는 인생도 아닌, 따로 또 같이 동반자의 마음으로 아이와 성장하는 엄마가 되면 좋겠습니다. 깨어 있는 여성으로 책과 함께 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준비해 보세요. 반드시 기회는 올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100세를 넘어 120세를 살아야 합니다. 인생을 길게 보는 안목을 가지고 자신만의 향기와 속도로 살아가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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