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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판의 시간’ 대신 ‘도약의 시간’ 기다리는 삼성

입력 2024-02-06 13:44 | 신문게재 2024-02-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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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무죄 판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활동에 추동력을 얻게 돼 다행이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주가 향방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나 주주환원 확대 정책 등의 관심사 때문만은 아니다. 검찰 측 항소·상고 여부와 관계없이 집행유예도 아닌 무죄는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다. 이 회장의 완벽한 승리로 봐도 무방하다. 끈덕지게 발목을 잡던 사법 리스크가 깨끗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이번 판결을 몇 번이고 반기는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이 회장 운신의 폭이 넓어졌으며 커진 구심적 역할로 ‘뉴삼성’을 선보이게 됐다는 점이다. 결심공판 최후진술로 보여준 사업 선택과 집중, 신사업과 신기술 투자, M&A를 통한 보완을 실제 본격화할 때다. 2027년 세계 최초 1.4나노 양산 등 초격차 기술 구현은 필수 과제다. 우리가 보려는 것은 글로벌 선두를 위한 시설 투자와 기술 개발 등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해질 모습의 삼성이다.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 등은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분야이기도 하다.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라면 오히려 법으로 보호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재계 1위 기업의 수장을 처벌하기 위한 ‘재벌 적대적’ 수사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2016년 국정농단 재판까지 소급하진 않기로 한다. 다만 2020년 9월 공소장이 접수된 이후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판단을 얻기까지 3년 5개월이 걸렸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다는 데도 발목이 붙들린 동안 초격차 키워드는 무색해졌다. 그 사이, 인텔에 빼앗긴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타이틀은 되찾아와야 한다. 대한민국 간판기업 삼성이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하면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도록 ‘정부와 기업은 원팀’ 국정 기조에 맞게 정부가 글로벌 경영 의지를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이 회장은 그동안 106차례 재판에서 대통령 순방 동행 등 일정을 제외하고 95차례나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 허가 없이는 해외 출장도 마음대로 못 가는 처지였다. 이것만으로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초격차 투자 등 경영 행보에 막대한 손실이 있었다.

삼성이 전장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하만을 인수한 이후 한동안 멈춰선 대형 M&A에도 동력을 실어야 한다. 책임 경영과 컨트롤타워 강화 차원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도 서둘렀으면 한다. 사법 족쇄론으로 반쪽짜리였던 이 회장의 경영은 비로소 온전히 출발선에 섰다. 글로벌 기업을 압도할 탁월한 경영 계획을 펼치기 바란다. 삼성과 대한민국의 재도약의 시간을 위해 총수 ‘재판의 시간’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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