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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자연어 이해하는 AI, 논문심사·채용면접 일당백이죠"

[스타트업] 교육·HR분야 AI기술 서비스 '무하유'

입력 2023-05-15 07:00 | 신문게재 2023-05-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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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이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IT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전 세계 많은 기업이 AI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고민에 빠진 상태다. 대규모로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내놓는 AI는 기업의 주요 업무를 완벽히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AI의 실용성을 12년 전부터 주목하고 실용적인 기술을 내놓은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무하유’다. ‘세상의 번거로움이 없는 허무자연의 낙토’라는 뜻의 ‘무하유지향’에서 이름을 따온 무하유는 자연어 기반 AI 기술과 서비스로 서류검토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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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무하유 대표. (사진제공=무하유)

  

신동호 대표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AI를 전공하고 관련 분야에서 실무자로 10여년간 연구 경력을 쌓은 후 무하유를 창업했다. 그는 “고객사의 다양한 기술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하다가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다”며 창업 배경을 소개했다.


대부분의 개발자에게 익숙한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은 정형화된 데이터를 다룬다. 수학적으로 떨어지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개발자들의 주요 역할이다. 반면, 신 대표가 주로 연구했던 언어 텍스트 분야는 비정형이고 문맥적 의미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깨끗하게 해결하기 어려워 휴리스틱(복잡한 과제를 간단한 판단 작업으로 단순화해 의사결정하는 경향)한 AI 기술이 필요하다.

무하유가 교육 분야를 타깃으로 삼은 것도 신 대표의 연구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교육을 학생들의 지능을 높이는 과정으로 정의한다면, AI는 기계의 지능을 높이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교육과 AI는 언어를 매개로 연결되어 있다”며 “언어처리 분야의 AI를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능과 지식의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이는 교육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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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무하유는 교육과 인적자원(HR)관리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나 PDF 파일에서 텍스트를 정확하게 추출하고, 자체 한국어 데이터 관리 시스템에 업로드해 언어 처리 작업을 전담하는 팀에서 검수를 진행한다. 무하유 전체 임직원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71%로, AI와 자연어처리(NLP) 전문가로 구성됐다.


그 과정에서 완성된 첫 번째 제품이 바로 ‘카피킬러’다. 무하유의 대표 서비스 카피킬러는 표절, 출처 미표기, 중복 게재 등 사람이 하나하나 파악하기 힘든 검토 작업을 AI로 빠르게 처리하는 표절 검사 서비스다. 클라우드형 대용량 전자문서 분석으로 1분 이내에 100억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절 검사를 진행한다.

공정채용을 위한 B2B 서비스 ‘프리즘’은 자동 마스킹(숨김 처리), 표절, 감점 등은 물론, 직무와 적합한 고역량자는 선별하고 AI 심층면접 질문을 제공한다.

국내 최초의 대화형 AI 면접 서비스 ‘몬스터’는 직무별 21만개 이상의 면접 질문으로 사전 학습된 AI를 통해 지원자별 맞춤면접 질문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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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무하유 대표. (사진제공=무하유)

 

신 대표는 무하유가 개발한 서비스들이 ‘평가’와 관련이 있어 다른 AI 제품과 차별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리즘을 만들 때 저희는 어떤 기술을 적용할지 고민하기 전에 ‘자기소개서를 잘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와 같은 본질적인 고민을 먼저 시작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AI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를 만들려면 해당 도메인의 전문가·평가자 수준으로 그 분야를 이해하고 그다음에 기술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 제품에는 다년간 축적한 NLP 기술과 관련된 노하우를 토대로 문맥을 이해하는 기술을 적용했다”며 “단순히 특정 키워드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내용을 판단하는 방식이 아닌, 주요 키워드가 어느 위치에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와 같은 문맥상에서 의미를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제품을 토대로 무하유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표절검사에 쓰이는 비교 DB만 100억건이 넘고, 무하유의 고객사 수는 3000여개를 돌파했다. 

 

신 대표는 “공영방송 뉴스에서 ‘표절검사 프로그램’ 대신 카피킬러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국정감사, 청문회 등에서도 ‘카피킬러로 검사한 결과’라는 말이 나오는 등 카피킬러가 표절검사 서비스를 가리키는 고유 명사처럼 인지되는 상황을 보면서 놀라고 있다”며 “중국은 한국보다 시장의 규모가 크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학생들의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이 낮아 표절 이슈가 많다. 무하유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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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유의 대화형 AI 면접 서비스 ‘몬스터’. (이미지제공=무하유)

 

한편, 신 대표는 챗GPT의 발전으로 AI를 활용한 글쓰기가 보편화되면서 작성된 문서에 대한 더욱 고도화된 평가가 필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사람이 작성하는 문서는 챗GPT보다 품질 면에서 뛰어나야 하고, 평가자들은 이에 대해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무하유는 문서 평가를 위해 팩트체크에 해당하는 △유효성 검사 △표현의 구체성 평가 △언어적 표현력 평가 등을 적용한 기술과 서비스를 만들 예정이다. 채용담당자의 업무도 AI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프리즘과 몬스터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무하유 내부적으로는 자사 인력 채용 시 프리즘과 몬스터가 채용 과정의 모든 평가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신 대표는 “지금도 채용담당자뿐 아니라 실무 면접관, 경영진까지 프리즘과 몬스터가 내놓은 결과를 평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만간 전체 단계 중에 하나가 아닌, 프리즘과 몬스터가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평가 도구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무하유의 사례가 비슷한 규모의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최고의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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