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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쓰레기 줄이고 편리하게… 일회용 배달문화 바꾸죠"

[스타트업] 다회용 배달용기 서비스 '리턴잇' 운영, 잇그린

입력 2023-06-05 07:00 | 신문게재 2023-06-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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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다회용기 서비스 (3)
리턴잇(Returnit) 용기. QR코드를 찍고 문 앞에 놔두면 회수해가는 시스템이다.(사진=잇그린)

 

최근 기업과 국가들 사이에서는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잇달아 터지는 환경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소비자들에게는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기존 제품 혹은 서비스 대비 편의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한 기업이 ‘친환경’,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잇그린’이다.

 

 

◇리턴잇, 일회용 배달 문화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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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그린은 다회용 배달용기 서비스 ‘리턴잇(Returnit)’을 운영하고 있다. 리턴잇은 배달 시장 내 주류를 이루던 일회용품을 다회용기로 대체하는 서비스로 현재 서울시 내 7개구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주요 배달 앱 5개로 주문을 할 때 가맹 음식점에서 ‘다회용기 배달’을 선택하면 다회용기로 배달이 오는 것이다.

이준형 리턴잇 대표는 “현재 시스템은 과거 중국집처럼 배달 그릇을 회수하는 게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며 “주문, 배달, 조리가 일원화됐던 과거와 달리 현재 주문은 앱, 배달은 대행업체, 조리는 음식점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턴잇은 이처럼 다각화된 운영 방식을 IT기술로 통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장 어려운 용기 회수의 경우 QR코드를 통해 반납 신청을 한 뒤 문 앞에 놔두기만 하면 된다. 용기 반납을 깜빡할 시에는 배달 후 하루 뒤에 안내 메시지가 간다. 음식물도 따로 정리하지 않은 채 용기 반납을 해도 돼 편리하다. 여러모로 과거 중국집을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다. 잇그린에 따르면 리턴잇의 회수율은 거의 100%에 달한다.

이 대표는 “집 주소는 개인정보랑 연관된 부분이라 쉽게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고객들이 식사를 다 하고 난 뒤 QR코드 스캔을 하면 주문 정보와 회수 정보를 매치해 용기를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수거한 뒤 용기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는 거름으로 바꿔 화훼 농장에 공급한다. 용기는 스테인리스로 제작됐으며 7단계 세척 시스템을 거쳐 재사용된다. 공장에서 세척 과정없이 음식점에서 사용돼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일회용품보다 깨끗하다는 게 잇그린의 설명이다.

또 현재 별도의 다회용기 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다. 본래 리턴잇의 소비자 이용요금은 1000원이었으나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소비자 이용 요금을 보조해주기로 한 것이다.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각 지자체 차원에서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식당은 사용료가 부과되지만 일회용 배달용기가 음식 가격의 5~7% 가량을 차지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저렴하다.

 


◇다회용기, 배달용기를 넘어 실생활 곳곳에 사용돼

 

야구장 다회용기 서비스 (3)
야구장 다회용기 서비스.(사진=잇그린)

 

잇그린은 배달용기뿐만 아니라 실생활 곳곳에서 사용되는 일회용품에 주목하고 있다. 배달 외에도 많이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야구장이다. 야구장은 코로나19 이전에 연 평균 1700만명이 찾았으며, 폐기물도 약 5000t이 배출될 정도로 많은 일회용품 사용량을 자랑한다. 경기 종료 후 경기장 쓰레기통에 각종 쓰레기가 넘쳐 흐르는 모습을 보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잇그린은 야구장에 버려지는 일회용기들을 다회용기로 대체했다. 기존에 음식을 담기 쉬웠던 형태에서 벗어나 전용 트레이 위에 음식물을 담아 무릎에 놓고 먹을 수 있는 편리한 형태로 용기를 만들었다. 소비자 편의성이 더 높아진 셈이다. 반납 시에는 음식물과 용기를 분리해야 돼 직원들이 일회용품과 음식물을 분리하는 수고로움을 줄였다. 이중수고를 던 만큼 구단과 직원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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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그린 영화관 다회용기.(사진=잇그린)

 

최근에는 영화관으로 지경을 넓혔다. 영화관 역시 야구장처럼 일회용품 사용량이 많고 분리수거에 드는 인력 낭비가 꽤 크기 때문이다. 기존 원형 박스던 팝콘통을 음료 칸에 꽂을 수 있는 형태의 다회용 팝콘동으로 개발하며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반찬코너에서도 잇그린의 다회용기를 찾아볼 수 있다. 공산품들을 다회용기화하는 기획도 진행 중이다.


◇“ESG도 편리해야…목표는 3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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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잇그린 대표.(사진=잇그린)

 

업계에 따르면 생각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ESG 기업을 NGO(비영리) 법인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업체의 이윤보다 사회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고 여겨 서비스를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ESG 스타트업이 이윤을 내야 한다고 말한다. ‘환경 생각해서 불편해도 사용하자’가 아닌 ‘누가 봐도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그는 “ESG를 유지하며 단순히 환경을 위한 기업임을 강조하기보다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편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거기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며 “그래야만 ESG가 단순히 시대적인 테마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잇그린은 3R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3R은 쓰레기 발생량은 줄이고(Reduce), 다회용기를 재사용(Reuse)하며, 쓰레기들을 재활용(Recycle)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잇그린은 이 중 재사용과 재활용 분야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재사용 플라스틱 결정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주요 국가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제품에 일정 비율 이상 재사용 플라스틱 사용을 의무화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잇그린의 재사용 플라스틱을 구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줄일 수 있는 일회용품을 줄이고, 재사용할 수 있는 분야는 재사용하고 둘 다 어려운 부분은 재활용성을 높여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며 “기업들의 일회용품 다이어트를 돕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려한 포장이 미덕이던 시대가 지나고 줄이면서 더 좋게 보이는 시대를 잇그린이 개척해나가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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