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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 자주 생기는 발가락은? 여름철 발 건강 주의보

네번째 발가락, 살과 신발 접촉면 넓고 통풍 안돼 취약 … 고령에 여성일수록 발병위험 증가

입력 2016-06-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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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무좀약을 고지혈증·고혈압·협심증·배뇨장애·발기부전·편두통·결핵 치료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심각한 간손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직장인 구모 씨(47·여)는 초여름 같은 날씨에도 발목까지 올라오는 부츠를 신고 출·퇴근한다. 남처럼 예쁘고 시원해보이는 샌들을 신고 싶지만 무좀 탓에 발가락 주변에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식당에 갈 땐 무좀으로 인한 발냄새가 걱정돼 밥 먹는 데 집중할 수 없다.


‘발 백선’으로도 불리는 무좀은 피부 표면에서 각질을 영양분으로 기생하는 피부사상균이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발가락 사이 피부가 짓무르고 습기에 불어 허옇게 되거나 갈라지며 각질이 벗겨지기도 한다. 땀이 많이 나면 불쾌한 발냄새가 나면서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무좀균이 손·발톱 사이 공간으로 들어가 무좀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럴 경우 손·발톱이 점차 두꺼워지면서 색이 하얀색 또는 황갈색으로 변한다.


덥고 습한 여름은 무좀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결과 무좀 환자는 2009년 약 78만명에서 2013년 약 83만명으로 연평균 1.5% 증가했으며 월별로는 5월부터 늘기 시작해 7~8월에 최고조에 이른다. 안 교수는 “수영장이나 공중목욕탕에 가면 맨발로 돌아다니고 여러 사람과 같이 물속에 있게 된다”며 “이럴 경우 무좀 환자의 발에서 떨어진 비듬 같이 생긴 인설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풍 안되는 신발의 장시간 착용, 유전, 손·발톱 기형, 당뇨병 등도 무좀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나이가 많을수록 무좀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2013년 기준 60대가 인구 10만명당 2454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이상이 2453명, 50대 2194명, 40대 2025명, 30대 1736명 순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은 만성질환으로 면역력이 감소해 무좀 발병 위험이 높고 내성발톱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고령에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까지 겹치면 무좀이 발 전체로 퍼져 치료가 힘들어진다.


무좀은 남성에서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여성 환자가 더 많다. 2014년 1∼5월 기준 무좀 환자 51만1915명 중 여성은 27만1479명(53%)으로 남성의 24만4361명(47%)보다 많았다.
여성은 하이힐, 부츠, 장화를 즐겨 신고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스타킹을 착용해 무좀 발병위험이 높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적극적으로 무좀 진료를 하지 않아 통계상 여성 환자가 많아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질환은 임상적으로 지간형, 소수포형, 각화형으로 나뉜다. 지간형은 가장 흔한 유형으로 주로 발가락 사이에 병변이 나타난다. 소수포형은 발바닥이나 발 옆에 소수포가 산재하는 형태로 병변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다. 여름에 땀이 나면 악화되고 수포가 형성되면서 가려움이 심하다. 각화형은 발바닥 전체에 걸쳐 정상 피부색의 각질이 두꺼워지고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진다. 만성적이고 치료가 잘 안되며 자각증상이 별로 없다. 이들 3가지 유형은 명확히 구별하기 어렵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형태와 상관없이 가렵다는 이유로 심하게 긁으면 염증이나 2차감염으로 봉와직염이 생기면서 보행이 힘들어진다. 간혹 사타구니 부위 임파선이 붓는 경우도 있다.


발가락 형태에 따라 무좀 발병 위험이 차이난다. 발가락 사이가 넓으면 통풍이 잘 돼 관리만 잘하면 무좀에 걸릴 일이 없다. 반대로 발가락 사이 공간이 좁으면 발병 위험이 크다. 살이 많이 찌고 도톰한 발, 땀이 많이 나는 발도 무좀이 쉽게 발생한다.
특히 4번째 발가락과 5번째 발가락 사이나 3번째와 4번째 발가락 사이에 가장 많이 생긴다. 4번째 발가락은 살과 신발 밑창과의 접촉면이 가장 넓은 데다 통풍도 잘 되지 않아 무좀 위험이 높다.


무좀을 유발하는 피부사상균은 세계적으로 42종이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적색 백선균(Trichophyton rubrum) △백색 종창균(T.mentagrophytes) △황선균(T.schoenleinii) △선모상 표피균(Epidermophyton floccosum) 등 11종이 확인됐으며 이 중 적색 백선균이 가장 많다.


대부분 6주 이상 연고를 꾸준히 바르는 것만으로 증상이 개선된다. 약을 발라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손톱이나 발톱에 무좀균이 옮아 간 경우 경구용 무좀약을 복용한다. 단 경구용 약을 고지혈증·고혈압·협심증·배뇨장애·발기부전·편두통·결핵 치료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심각한 간손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실제 항진균제(케토코나졸)과 항히스타민제(테르페나딘)를 함께 복용한 뒤 사망한 사례가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민간요법을 따르는 것도 삼가야 한다. 민간요법에 따라 무좀 치료를 위해 발을 빙초산에 담그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각질층이 두꺼워 지는 각화형은 각질용해제를 사용해 각질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무좀은 치료 가능한 질환이지만 재발이나 재감염이 잦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하루 1회 이상 발을 깨끗하게 씻고 통풍을 잘 시켜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 건조시킨다. 발수건, 신발, 양말을 함께 쓰는 것도 삼가야 한다. 무좀은 관련 증상이 나타났을 때 초기치료를 확실히 하고 적어도 3주간 집중치료를 받는 게 좋다. 초기치료가 잘 되면 손·발톱 무좀으로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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