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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가는 삼성·현대·SK·LG·포스코 남북경협 투자 플랜은?

남북정상회담 동행하는 기업들, 남북경협 사업 계산기 두드리기에 분주
일부 기업은 "대북제재 풀릴 시 현지서 사업 타당서 조사 착수" 계획도

입력 2018-09-17 15:44 | 신문게재 2018-09-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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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및 전문경영인이 오는 18~20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으로 동행할 예정이다.(사진=연합)

 

제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재계 내에서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지목되고 있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관련 기업들은 벌써부터 계산기 두드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LG·포스코·롯데·한화·두산·LS·KT 등 주요 기업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 등 플랜 짜고 있다. 이는 향후 북미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될 경우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현재로선 대북제재가 엄존한 상황이라 현실성은 다소 떨어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부 기업은 향후 대북제재가 풀릴 경우 현지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시작으로 남북경협 사업에 포문을 열어 젖히겠다는 포부까지 드러내며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기업들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예정된 북측과의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향후 현지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할지도 관심사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및 전문경영인은 오는 18~20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면담을 갖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기업인은 북한의 외자 유치와 대외 경제협력을 도맡았던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대북 투자 등을 논의, 조율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 삼성의 뒷마당은 북한?

이 부회장이 방북길에 오르는 삼성은 어느 기업보다 주목을 끌고 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이 갖는 상징성에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던 윤종용 부회장 때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과거 평양에서 TV를 생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북한의 자원개발 사업 등 남북경협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라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때문에 향후 대북제재가 풀릴 경우 삼성의 남북경협 사업 참여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향후 북한 내 투자 여부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한의 시장경제가 성숙되고, 인프라가 확충될 경우 제2의 삼성전자 평양공장 설립도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대북 관련해서는 아무 입장이 없다”며 애써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정의선 회장이 대이어 ‘왕회장 숙원’ 푼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미국 수입차 관세 폭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자리를 대신해 김용환 부회장이 방북길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소 1001마리를 이끈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에 이어 지난 2007년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각각 북한을 다녀오는 등 대북사업과 인연이 깊다. 현대차그룹은 방북 후 대북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과 고속전철 등 철도 사업을 하는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남북 경협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방북길 SK 최태원 회장, 남북경협 대표주자로 손색 없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을 찾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두 번째 방북길에도 관심이 쏠린다. SK그룹에서는 남북경협 사업 초기에 필요한 도로, 전력 및 통신, 에너지 등 인프라 사업과 관련 SK텔레콤과 SK건설이 참여후보로 꼽히고 있다. 또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설비 투자를 통한 현지 공장을 새로 짓거나 SK이노베이션은 천연자원 개발 및 에너지 사업에서 활약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 역시 향후 북한 내 투자여부에 대해 “개별기업으로서 입장이나 향후 계획 운운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구체적 투자안 등 뭔가가 나오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고 말했다. 



◇ ‘민간 대북경제외교 무대 공식 데뷔’ LG 구광모 회장, 남북경협 사업 ‘꿈’ 영근다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구광모 회장의 민간 대북경제 무대 데뷔 무대인 LG그룹도 기대감을 갖을 만하다. 재계 일각에선 북한 내 SOC 사업과 관련 LG유플러스 통신 네트워크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고, 3000조 규모로 추정되는 북한의 자원개발 사업에서는 LG상사가 수혜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북한 내에 LG전자의 위탁가공 공장 설립도 ‘꿈’ 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게 재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포스코, 남북경협 사업서 ‘금맥’ 캔다

이번 최정우 회장의 방북으로 포스코가 남북 경협 사업에 뛰어드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취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가 남북경협의 가장 큰 실수요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하며, “북한이 제철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강 산업에 투자하는데 회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포스코는 남북경협 사업을 위해 포스코대우·포스코건설·포스코켐텍 등 주요 그룹사가 참여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도 가동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북한에는 포스코그룹이 사업을 영위하는데 쓰이는 마그네사이트, 흑연 등의 광물이 다수 매장되어 있다”라며 “대북사업은 무엇보다도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의 해제가 우선되어야 하며, 여건 조성시 철강 및 그룹사 사업에 필요한 광물 사용의 타당성 검토를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대북사업 주인공은 나야 나!’

현정은 회장이 방북하는 현대그룹의 기대감은 어느 기업보다 크다. 현대그룹은 지난 2000년 확보한 북한 내 통신·철도·관광과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7개 사업권과 관련 북측 등과의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재개와 향후 한 단계 높게 진행될 경협사업에 대해 보다 철저하게 준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종준·이재훈·이효정·전혜인·정길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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