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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완성형 아닌 진행형!”

입력 2023-11-0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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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에 최종선발된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의 유소윤(왼쪽)과 손혜민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2년 전부터 부산에서 미역·우뭇가사리·곰피·도박, 이 네 가지를 중점적으로 해초에 대한 연구 리서치를 시작했어요. 이 네 가지는 부산의 특정 갯바위에서만 자라는 해초들이죠. 이 해초들을 중점적으로 산업화됐고 그 연결고리들이 궁금해 들여다 보면서 여성 노동이라는 부분이 보이지 않게 많이 작동됐다는 걸 알게 됐어요.”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에서 ‘공생체은하수’(Holobiont Galaxy)를 선보인다. 를 선보이는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Rice Brewing Sisters Club, 손혜민·유소윤)의 손혜민 작가는 해초탐구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발효’ 개념의 출발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에는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앞)과 랩삐가 최종선발됐다(사진=허미선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주최,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2019년부터 진행된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젊은 문화예술창작자를 발굴·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올해로 4회를 맞는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의 최종 선발팀은 해초탐구를 ‘사회적 발효’라는 개념으로 확장한 예술 콜렉티브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과 시각예술 콜렉티브 랩삐(Lab B, 강민정·안가영·최혜련, 협업 제닌기)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을 통해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틀럽은 우뭇가사리를 재료로 개발한 우무피막으로 이룬 숲 공간 ‘공생체은하수’를, 랩삐는 옥수수 수확 과정을 통해 인간의 휴식, 놀이, 노동행위가 자동화 사회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관찰한 ‘강냉이 털어 국현감’(From Tilling The Fields To Hitting The MMCA!)을 선보인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에 최종선발된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의 손혜민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네 가지 해초들을 열심히 들여다보던 중 우뭇가사리의 역사, 특징 등을 통해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 일본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일제 강점기 때 해녀분들이 차출돼 우뭇가사리를 채취해 일본에 수출했어요. ‘수출’이라 표현했지만 사실 착취가 맞거든요.”

그렇게 일본으로 건너 간 우뭇가사리는 “식용이기도 했지만 다양한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전한 손혜민 작가는 “영화의 이팩트 효과가 그 예”라고 말을 보탰다.

“영화 ‘고질라’ 초기 필름 작업에서 물 표현을 우뭇가사리로 했어요. 실험실의 배지, 일제 식민 하에서의 건파우더를 융합시키는 용도로도 쓰였죠. 이같은 레이어들이 많이 발견됐어요. 꼭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시아를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로웠죠.” 

 

프로젝트 해시태그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에 최종선발된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의 유소윤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다양한 방식으로 해녀분들이 한국의 제주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다시 일본으로, 일본에서 다시 부산으로 넘어오는 이동들과 동시에 우뭇가사리 채취가 일어났다”며 “한해녀분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남다른 생태적인 태도들을 느끼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우뭇가사리가 없기 때문에 그걸 먹고 자라는 전복도 더 이상 없다, 미역 채취에서도 뿌리까지 뽑지 않고 계속 자라도록 밑동을 남긴다든가, 일정 크기 이하의 전복들은 살린다 등 자연 환경을 관찰하는 태도랄까요. 그런 태도들이 미래에 유효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저희가 소환하고 불러오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죠.” 

 

프로젝트 해시태그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에 최종선발된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이 선보이는 ‘공동체은하수’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해시태그 프로젝트’에서 선보이는 ‘공동체은하수’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우무피막으로 꾸린 숲 공간이다.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를 연결하는 개념을 구현한 ‘공동체은하수’의 우무피막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중에 공간 구획을 위한 막이 필요해서 개발한 것”으로 “천이 바탕”이다.

“어떤 건 천이 많이 보이고 어떤 건 성겨서 우뭇가사리 막이 좀 더 많이 보일 뿐 천이 지지대로 작용해요. 그 막을 커튼처럼 만든 건 (‘프로젝트 해시태그’ 전시가 끝나는) 4월까지 내내 프로그램이 진행이 되는데 그것들이 일률적으로 똑같질 않아서예요.” 

 

프로젝트 해시태그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에 최종선발된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이 선보이는 ‘공동체은하수’(사진=허미선 기자)

 

그리곤 “그 프로그램을 이끄는 리더에 따라서 공간이 전체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고 혹은 되게 소규모의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다”며 “때로는 동시에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우무피막은 “그런 가변적인 성격의 프로그램을 반영하기 위한 장치”로 “4월까지 그 물성의 변화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프로그램들은 저희가 만들어낸 세계 안에서 진행되고 그 세계들은 일종의 가능성들을 이야기하는 커뮤니티가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공생체은하수’는)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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