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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피자배달에서 총괄 셰프까지…"호기심과 열정 덕분이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박민혁 셰프

입력 2023-05-22 07:00 | 신문게재 2023-05-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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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혁 셰프
박민혁 셰프(사진제공=블리어스)

 

“요리에 대한 열정, 도전 정신 그리고 호기심이 없었으면 지금의 공격수 셰프도 없었을 겁니다. 재밌고도 새롭고 설레는 일을 찾아 앞으로도 계속 도전적인 모습으로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겁니다”

정상급의 요리 실력과 유쾌한 입담으로 대중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셰프가 있다. 유튜브 ‘공격수 셰프’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박민혁 셰프다. 그는 국내 유명 호텔과 두바이의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을 거쳐 사운즈 한남 총괄 셰프까지 22년 경력의 업계 실력자다.  

 

박민혁 셰프
박민혁 셰프는 유튜브 체널 ‘공격수 셰프’를 통해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다.(사진제공=블리어스)

 

박민혁 셰프는 유튜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자재인 스팸, 라면 등으로 근사한 요리 만드는 법을 구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가 소통하는 방식은 매번 유쾌하다. 특히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자재가 그의 손을 통해 프랑스, 인도, 멕시코 등 전 세계의 유명 요리로 탄생된다. 또한 업계에서 쉽게 말 할 수 없는 미쉐린 가이드, 치킨 가격 상승 등 다양한 문제점도 가감 없이 소통한다. 박 셰프는 이렇게 다양한 소통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미디어를 통해 화려함이 포장된 셰프의 모습이 현실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 셰프는 20년이 넘는 경력에도 부족한 점이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요리 경력을 돌아보며 “식당을 가면 음식만 보는 편이었어요. 당연히 요리하는 사람은 요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라면서 “최근에는 공간, 블랜딩, 와인 등 어우러짐을 위해 요리에 힘을 빼고 최대한 간결하게 절제하는 편이에요. 혼자 돋보이는 것 보다 함께하는 모든이가 돋보이는 게 너무 멋져 보이거든요, 축구 경기에서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보다 조직력이 탄탄한 팀이 더 멋있잖아요”


◇ ‘오토바이’ 때문에 요식업의 길로…

박 셰프는 고등학교 1학년 오토바이를 구입하기 위해 피자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주방일을 시작했다. 결국 성인이 돼 오토바이를 구매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요리에 대한 호기심으로 요리학교 진학을 결정한다. 그는 “피자 프랜차이즈 근무 당시 모든 재료들이 손질된 채 진공 포장된 상태로 배송돼 너무 편안하게 일을 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떻게 식재료가 씻고 썰고 지지고 볶아서 요리로 완성되는지 궁금해져 요리학교로 진학하게 됐죠”라며 요리를 접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민혁 셰프
박민혁 셰프(사진제공=블리어스)

 

하지만 박 셰프는 가난한 가정형편상 대학교 등록금을 낼 수 없어 대학교 진학 대신 직업전문학교를 선택한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열정과 호기심이 그를 자극했다. 당시 양식 강사였던 김지응 전주대 교수의 도움으로 대한민국 12대 조리명장인 조우현 셰프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한그린’에 취업한다.

그는 조우현 명장과 많은 선배들과 근무하면서 프로의 세계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선배들이 퇴근할 때까지 일에 몰입하고도 퇴근 후에도 요리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이게 프로의 세계구나라고 느꼈죠. 그 당시 진짜 요리를 배운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조우현 명장은 그에게 매번 대학교 진학을 권유했지만, 가정을 유지해야하는 형편상 대학 진학을 망설였다. 이를 알아차린 조 명장은 야간 전문대학 진학을 강하게 권유했다. 그 덕에 박 셰프는 국내 6성급 호텔인 W호텔에 입사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박 셰프는 “조우현 명장님을 만나서 ‘정말 요리가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진짜 요리에 몰입해도 되겠구나 내가 이 직업을 잘 선택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이 손님한테 음식을 드릴 때 항상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저한테 굉장히 인상 깊었거든요” 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박민혁 셰프
박민혁 셰프(사진제공=블리어스)

◇ ‘사운즈 한남’ 총괄 셰프로 거듭나다


박 셰프는 두바이 7성급 버즈 알 아랍 호텔 근무를 마치고 한국에서 레스토랑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그 후 10년간 고급 식당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 론칭을 통해 외식 경영을 배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사운즈 한남’ 총괄 셰프 제안을 받게 된다. 그는 “사운즈 한남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인테리어부터 하나하나 레스토랑의 오픈 과정을 겪었죠. 20년에 가까운 요리 인생 중에서 사실 저한테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라고 말했다.

박 셰프의 역량은 사운즈 한남에서 제대로 발휘됐다. 많은 업장을 혼자 운영하는 것 보다 후배들에게 상당부분의 권한을 넘겨주는 등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 이 같은 그의 시도는 기존 업계의 관행과는 조금 달랐다. 여기에 사운즈 한남이 카카오에 입수합병 된 점도 유연한 소통이 가능한 조직문화 정착에 도움이 됐다. 그 결과 사운즈 한남은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됐다.

그는 사운즈 한남의 경영 방식에 대해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만 보고하는 체계를 만들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각 업장의 셰프와 서비스 매니저들이 훨씬 더 좋은 아이디어를 냈어요. 총괄 셰프가 많은 개입을 하지 않다 보니까 훨씬 더 유연하고 더 성공적인 조직으로 성공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 ‘와인바 킥’에서 또다른 시도를 하다

박 셰프는 일정 기간 동안만 판매하고 사라지는 매장인 팝업 스토어 형식의 와인바를 운영하고 있다. 바로 ‘와인바 킥’이다. 와인바 킥에서는 편안한 실내 분위기에서 지인들과 다양한 음식과 이에 어울리는 와인을 접할 수 있다.

그는 “한 분야에서 20년을 넘게 활동하다보니 이제야 예전에 보이지 않던 부분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라면서 “그동안 요리에만 집중해 최상의 맛을 끌어올리려 노력해왔지만,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이 가능한 F&B 시장에 관심이 커졌죠. 요리는 단순히 먹고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공간, 부동산, 패션 등을 경계 없이 살아 숨 쉬는 비즈니스예요”라면서 와인바 킥 운영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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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혁 셰프 (사진제공=블리어스)

 

와인바 킥 성수점은 와인의 불모지 성산동에 이은 2번째 팝업스토어다. 성수동의 ‘사계’라는 음식점을 와인바로 탈바꿈하고 자리 잡았다. 하지만 성수 상권은 사람이 붐비는 상권에서 떨어져 있고 20대 소비자들이 많아 객단가가 낮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에 박 셰프는 “주변에서 안 된다고 하면 더 오기가 생겨서 고민보단 액션을 먼저 하는 편이에요. 안 되는 방법보다는 먼저 만들어 놓고 하나씩 장애물을 넘는 것이 재밌습니다”라면서 “주변 지인들의 피드백은 참고하겠지만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데로, 가장 재밌는 방식으로 소통해야죠. 그래야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죠”라고 전했다.

그의 자신감은 와인바 킥의 경영에서 드러난다. 육류, 해산물,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는데 그 조합이 대다수의 소비자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박 셰프는 향후 목표에 대해 ‘끊임없는 새로움 추구’라고 답했다. “단순히 요리에 국한된 라이프 스타일보다 새로움을 받아들여 더 큰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면서 “저만의 색깔과 감각을 유지한 채 요리와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경계 없이 새로운 어우러짐을 즐기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셰프는 예비 셰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그는 “요식업계는 더 이상 업장에서 나오는 수익으로만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어요. 항상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합니다”라면서 “너무 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생은 길기 때문에 매년 성장하고 있는지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어요”라고 전했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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