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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살롱드욘' 김하연 대표 “내 옷이 누군가의 자부심이 된다면 바랄게 없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브랜드 ‘살롱드욘’ 김하연 대표

입력 2023-11-06 07:00 | 신문게재 2023-11-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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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2020년부터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데, 일 때문에 왔다 갔다 하면서 거의 한국에서 반 홍콩에서 반 살고 있어요. 잦은 나라 이동에 일과 삶의 균형을 잡기가 더욱 힘들어졌어요. 그래도 최대한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지 위해서 퇴근이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 중이에요. 앞으로 홍콩에 지사를 내거나 사업을 확장하여 제가 홍콩에서도 일을 하며 가정도 일도 균형 있게 잘 유지할 수 있게 고민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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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드욘 대표 김하연(33)씨는 자신의 제 1고민은 일(사업)과 삶(가정)의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브랜드 살롱드욘은 디자이너 김하연 씨가 뉴욕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14년 5월에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로, 빈티지 클래식한 무드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브랜드다. 한국을 기점으로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유통망을 늘려가고 있다.

사무실
살롱드욘 사무실(사진=살롱드욘 제공)

 

-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꿈꿔왔던 일인데 졸업 후 미국 패션회사 인턴십 과정을 경험하며 더욱 꿈을 키워간 것 같아요. 새 옷을 사는 것보단 항상 빈티지 숍에서 쇼핑하곤 했는데 지금은 잘 만들지 않는 옛날 빈티지한 디테일과 무드가 정말 좋았어요. 언제부턴가 이런 옷이 단 한 장뿐이라는 것이 아쉬워지면서 이런 내가 좋아하는 무드를 담은 옷을 제작해서 나와 비슷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입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그렇게 브랜드 론칭을 준비해왔던 것 같아요. 사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사업이 이렇게 고난의 연속인 줄 모르던 25살의 어린 나이었어서 브랜드를 겁 없이 론칭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 ‘살롱드욘’ 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한국에서 패션 무역회사에서 짧게 인턴십을 한 후에, 뉴욕으로 넘어가 마이클 코어스 본사에서 인턴십을 했다. 면접 보면서 알게 된 게 한국에서 일했던 무역회사와 마이클 코어스가 같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린 나이에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마이클 코어스에서는 여느 패션회사 인턴들과 같이 부자재 심부름, 서류 정리, 기타 심부름 등 잡다한 일만 했지만 멋진 분들과 일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고 행복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 브랜드 론칭 후 기분은 어땠나.


“론칭 파티를 열어 지인들에게 첫 컬렉션을 선보인 후 그날은 감격스러워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 살롱드욘으로 꿈꿔온 일들을 하나씩 이루어갈 생각에 설렘도 가득하고, 더 멋진 컬렉션들을 준비해 갈 생각에 부담감도 가득했던 것 같다.”

 

김하연
살롱드욘 김하연 대표 (사진=살롱드욘 제공)

 

- 하루 일과가 어떤지 궁금하다.

“우선 아침에는 텀블러에 하루 종일 마실 아이스커피를 가득 담아서 팀원들이 출근하기 한 시간 전에 미리 출근해서 급한 업무를 먼저 처리한다. 내부 회의는 보통 오전에 진행한다. 그리고 점심엔 요즘 가볍게 먹기 위해 도시락을 챙겨서 다니거나 샐러드를 먹고 있다. 오후엔 보통 업무가 많아 퇴근시간까지 한번 일어나지 못하고 책상에 앉아 업무 처리만 할 때가 많긴 하다. 요즘은 시간이 조금 여유로울 땐 나가서 시장 조사 겸 브랜드 팝업 행사들을 구경하거나 길거리에 사람들 구경하며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퇴근은 최대한 정시에 하려고 하는 편이고, 퇴근 후 30분만 하더라도 헬스장은 매일 가려고 노력 중이다.”

- 일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을 것 같다.

“브랜드 초반에는 결과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일해 온 것 같다. 한 해가 지날수록 느끼는 건, 인생의 정말 많은 부분을 일을 하며 보내기 때문에 결과뿐 아니라 과정들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무실의 위치, 내부, 분위기, 그리고 업무 처리 과정들까지 팀원들도 저도 더욱 만족스러워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 옷을 만들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옷 자체도 중요하지만 옷을 입은 사람 자체가 더 예뻐 보일 수 있는 옷을 제작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얼굴이 좀 더 화사해 보일 수 있게 반사판 효과가 있는 배색을 사용한다거나, 얼굴에 가까운 어깨라인이 예뻐 보일 수 있는 라인을 만든다든가, 전체적인 체형 보정이 되는 옷을 제작하려고 많은 고민을 한다. 그리고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이 아닌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는 옷들을 제작하고 싶기에, 편한 착용감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살롱드욘의 빈티지하고 클래식한 무드를 완성하기 위해서 단추 선택에 매우 신중한 편이에요. 단추 하나로도 옷의 분위기가 확 달라질 수 있다.”

- 특별히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폴로 랄프로렌을 좋아한다.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유행을 따르지 않고 브랜드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캐주얼, 클래식, 빈티지, 럭셔리 등 여러 라인으로 확장한다는 것이 무척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걸 해낸 브랜드가 랄프로렌이지 않나 생각한다. 요즘 존경하는 마음으로 랄프로렌 관련 책을 구매해 공부도 하고 있다.”

- 힘들었던 순간은 어떻게 극복했는가.

“아무래도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게 어느 순간부터 부담스럽게 다가온다고 느꼈다. 내 결정으로 인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고민이 깊어져서 힘들 때가 있다. 여러 시즌을 진행하다 보니 꼭 스스로의 결정이 정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이후 팀원들과 회의를 좀 더 자주 하며 의견들을 나누고 많은 부분의 결정권을 팀원들에게 주기 시작했더니 조금 나아졌다.”

 

시즌
(사진=살롱드욘 제공)

 

- 일을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일이 있는가.

“온라인에서 구매해 주는 고객님들께도 다 너무 감사드리지만, 오프라인 행사를 할 때 멀리서 찾아와 주시는 분들에게 특히 감사함을 느낀다. 작년에 오프라인 샘플 세일 당시 한 고객님이 꽃을 사 와서 줬는데, 그냥 내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그런 나를 특별히 생각해 주고 챙겨준다는 게 감동적이고 감사했다. 눈물이 울컥 날 뻔했던 순간이다. 또한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 살롱드욘 제품을 입고 나갔는데 옷이 예쁘다는 칭찬을 여러 번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는 고객의 리뷰도 기억에 남는다. 그저 예쁜 옷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사람의 기분과 그 사람의 하루를 즐겁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다.

- 일과 삶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는가.

“결혼 후 2020년부터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데, 잦은 나라 이동에 일과 삶의 균형을 잡기가 힘들다. 그래도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남들 퇴근하는 시간에 퇴근을 하는 것만으로도 일과 삶의 균형을 꽤 잘 맞춰갈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 홍콩에 지사를 내거나 사업을 확장해서 일을 하며 가정도 일도 균형 있게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스스로 생각하는 열정의 원동력이 무엇인가. 개인적인 꿈은.

“오래 바라온 꿈,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들도 큰 원동력이지만, 아무래도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열정의 원동력은 살롱드욘을 꾸준히 좋아해 주는 고객님들이다. 매 시즌 더 좋은 옷을 선보여서 더더욱 큰 만족감도 드리고 싶고, 살롱드욘을 입고 다니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더욱 멋진 브랜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살롱드욘이 벌써 내년에 10년 차에 접어든다. 10년을 해온 만큼, 이젠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든다. 내년에는 살롱드욘의 무드가 가득 담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고객들에게도 살롱드욘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이벤트들도 많이 진행할 예정이에요. 고객들과 가깝게 소통하며 브랜드를 운영해 가고 싶다. ‘꿈’이라 하면 대한민국에 패션을 좋아하는 20~30대뿐만이 아닌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사랑해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매일 고민하고 노력하지만 해외를 오가며 균형을 맞춰 살아가는 게 쉽지는 않다. 개인으로서의 꿈은 우선 홍콩과 한국을 오가느라 가족과 자주 떨어져 지내는데,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보면서 일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잘 맞춰가면서 사는 것이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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