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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파트·꼬마빌딩 데이터 구축 완료…프롭테크 발전에 기여”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이종아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

입력 2023-12-04 07:00 | 신문게재 2023-12-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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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아 센터장. [사진=KB국민은행]

“지난 2004년 아파트 시세를 구축할 당시 정확한 아파트 시세를 얻고자 열정을 다했습니다. 현재는 해당 자료가 전 금융권의 담보평가 기준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자부심은 느끼고 있죠”

 

이종아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은 프롭테크(Property+Technology) 시장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국내 프롭테크 시장 발전에 필수적인 아파트 시세 데이터를 직접 구축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각 지역은 물론 아파트 동, 호수의 가격 동향을 파악할 수 있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각 지역의 부동산업소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제대로 된 시세 자료가 없었던 탓에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거나 낮은 가격에 파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 센터장의 남달랐던 열정이 프롭테크 발전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사실 이 센터장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늦깎이 전문가로 통한다. 첫 사회생활을 부동산 전문 잡지사(부동산뱅크)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시작해 7년 여간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좇았다.

하지만 부동산의 본질에 대한 갈증은 KB국민은행과의 인연으로 이어졌고, 이후 석사(건국대), 박사(강원대) 과정까지 밟았다. 학업과 함께 몸담았던 KB금융경영연구소에서는 부동산금융팀을 이끌며 전문성을 더욱 키웠고, 이후 KB국민은행 KB부동산플랫폼부 정보분석랩 부장을 거쳐 지난 9월부터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여년 이 센터장이 이끌었던 주요 프로젝트로는 KB아파트시세 구축, 부동산 시세정보 검증 및 분석 시스템 및 방법 특허 획득, 아파트 시세 오류 필터링 시스템 구축, 검증 대상 정보의 자동 추출 및 정밀 검증 등을 위한 시스템 개발 등이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부동산 전문가로 유명세를 타시는데 부동산에 꽂히신 배경이 궁금하네요.

“사실 처음 사회에 입문해서는 마케팅 분야에 몸담았습니다. 다루는 소재가 우연히 부동산이었던 거죠.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사에 집중하면서, 어떤 내용이 가장 트렌디한가를 살펴보다 보니 부동산이야말로 삶에 있어 필수적인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크게 변화할 수도 있어서 부동산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부동산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해 부동산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고, 부동산학 박사 과정도 시작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부동산 분야에서의 다양한 연구와 시장 규제 및 제도적인 부분까지 섭렵할 수 있었습니다”


- 프롭테크 전문가로도 많이 알려지셨습니다. 왜 ‘데이터’인가요.

“단언컨대 데이터는 모든 산업의 ‘젖줄’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산업을 소생시키기도 하고 어떤 산업을 소멸시키기도 하는 강력한 힘을 지녔죠. 부동산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례로 과거에는 사람들이 집을 구하거나 팔 때 정보나 데이터가 없어 헐값에 집을 팔거나, 반대로 높은 가격에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았죠. 때문에 당시에는 ‘떴다방’과 같은 음성적 거래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부동산 시세’가 공개되고 실거래가 등의 데이터를 사람들이 쉽게 접하게 되면서 부동산 산업에 새로운 거래시장이 형성됐죠.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프롭테크가 발전하면서 직접 가보지 않아도 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KB부동산에서도 ‘전세안전진단 서비스’와 같이 해당 거래의 안전성을 분석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죠.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 가능 금액 확인부터 대출 신청까지 비대면 대출도 가능해졌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와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개선된 셈이죠. 이러한 부동산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부동산 데이터를 근간으로 하는 프롭테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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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아 센터장 [사진=KB국민은행]

 

 

 

-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나요.

“지난 9월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가 개설되고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는 AI(인공지능)로 부동산 가격을 추정하는 모델인 ‘자동가격추정모델’(AVM, Automated Valuation Model)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죠. 11월에는 일명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중소형빌딩 투자지수’를 발표했습니다. 이 외에도 부동산데이터의 투명한 공개와 활용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데이터 개발과 지수 산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2024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공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 그동안 열정을 쏟아온 프로젝트 가운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두 개 프로젝트가 떠오르네요. 첫 번째는 2004년 아파트 시세를 구축할 때의 일화인데, 당시 금융권에서 아파트 시세 조사를 직접 해야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보다 2년 전에 부동산뱅크에서 KB국민은행에 입사한 저로서는 해당 조사의 어려움 탓에 의구심이 컸었죠. 그런데 당시 바로 윗 선배의 조언이 해당 프로젝트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담보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리스크 관리의 기본 중에 기본이며,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이 선도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냐는 조언이었죠. 이후 정확한 아파트 시세를 구축하고자 열정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해당 자료는 현재, 전 금융권의 담보평가 기준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자부심은 느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최근 에피소드인데,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을 제외하고 투자자들이 관심 많은 분야가 바로 중소형 빌딩, 일명 ‘꼬마빌딩’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수요에 비해 관련 정보나 가격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었죠. 이에 관련 지수 개발을 위해 2년여 간 학계와 그룹(KB금융그룹) 내 실무자들이 많은 검토와 분석을 진행했고, 지난 4월에 내부 공표를 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대외 공표도 마무리했죠. 이후 해당 프로젝트 종료를 위해 실무자들과 학계가 모여 최종 검토 보고회를 진행했는데, 실무 담당자 한명의 감사 인사가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중소형 빌딩에 대한 투자를 검토해 오면서 정보 부족에 따른 답답함이 컸는데 해당 데이터를 통해 실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돼 너무 감격스럽다고 평가였죠. 해당 프로젝트를 총괄한 저로서도 너무나 뿌듯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는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 분야에 새로운 지표들을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보람된 일인가도 또다시 느꼈죠”


- 업무적 혹은 개인적 목표가 있나요.

“제가 몸담고 있는 KB국민은행이 부동산 분야에서만큼은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전문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겠네요. 제가 가진 역량을 십분 발휘해 누구나 쉽게 객관적인 부동산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프롭테크 등 관련 산업 발전에도 기여해 나가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한 조언이 있으시다면.

예전과 달리 요즘은 젊은 세대가 부쩍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습니다. 뻔한 얘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부동산을 장기투자 자산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주변 소문만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가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합니다. 부동산은 사는 것보다 파는 시점을 잡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 정책 외에도 국내외 거시경제 흐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리스크입니다. 투자 대상을 선정할 때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길 권하고 싶네요”


- 롤모델로 삼는 후배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조언이 있다면.

“자신의 목표를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업무 중요도나 회사의 규모를 떠나 자신에게 어떤 일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단 부딪쳐봤으면 좋겠습니다. 자신만의 특별한 목표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면 좌절감만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맡겨진 업무가 작다거나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어진 일을 하다 보면 좀 더 잘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발견하게 되고, 또 그렇게 일을 익숙해지다 보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게 세상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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