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자동차 · 부품 · 타이어

[르포] 6명 일을 4명이…500억 투입, KG모빌리티 평택공장 효율 '업'

입력 2024-04-25 06:37 | 신문게재 2024-04-25 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KakaoTalk_20240424_131701786_15
KGM 평택공장. (KG모빌리티 제공)

 

지난 23일 KG모빌리티의 평택공장, 그중에서도 주로 용접이 이뤄지는 차체1공장에 들어선 순간 놀란 가슴을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로봇 팔’이 순식간에 차량 문짝을 들어 올리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바라봤다. 절도 있고 힘 있는 로봇의 기세에 눌려 버린 것일까. 한참을 발을 떼지 못하고 로봇을 주시했다. “앞으로 이동합니다”라는 안내자의 말에 그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자동차를 만드는 근로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실제로도 그렇다고 했다. “차체1공장에만 190대의 로봇이 설치돼 있습니다. 평택공장에서 자동화율이 가장 높아요.” 공장 현황을 보여주는 게시판에는 가동률 ‘98%’라는 문구도 보였다. 

 

KGM_박장호_생산본부장_2
박장호 생산본부장. (KG모빌리티 제공)

 

1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한 KGM이 그야말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흑자전환’이란 경영 실적도 그렇지만 500억원을 투입해 효율성을 높인 평택공장은 부활의 상징으로 꼽힌다. 6명이 할 일을 4명으로 줄이면서 생산성 향상은 물론 생산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었던 것은 ‘덤’이다. 그럼에도 인위적 감원이 없었던 것은 더욱 놀라운 사실이다. 법정관리의 KGM을 인수한 곽재선 회장의 ‘경영 철학’ 덕분이다. 감원 없이 흑자전환이 어떻게 가능했냐는 질문에 박장호 생산본부 본부장(전무)은 이렇게 말했다. “얘기 드린 것처럼 회사가 새로운 KG의 가족사가 되면서 경영자부터 밑에 있는 직원들까지 일심동체가 됐습니다. 통상 기업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걸 저는 절실히 느꼈습니다.” 

 

KakaoTalk_20240424_131701786_05
KGM 평택공장. (KG모빌리티 제공)

 

새롭게 변신한 평택공장의 백미는 조립3라인이다. 티볼리 등 기존 모노코크 바디 차량을 생산하는 2라인과 렉스턴 등 프레임 바디 차량을 생산하는 3라인을 통합했다. 모노코크 바디 차량과 프레임 바디 차량을 혼류 생산할 수 있게 라인을 뜯어고친 것이다. 모노코크나 프레임은 차의 기본 골격을 뜻한다. 하지만 제작 과정이 달라 두 가지 골격을 한 라인에서 혼류 생산하기는 쉽지가 않다. 전세계적으로도 두 가지 타입의 차체를 혼류 생산하는 것은 흔치 않다. 그만큼 라인 설계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그걸 KGM이 해냈다. 덕분에 올해 말 출시 예정인 토레스 전기 픽업이나 내년 KR10(코드명) 등 신차를 투입해도 생산 여력은 충분하다. 실제 통합 3라인의 연간 생산 능력은 기존 8만8000대에서 12만5000대로 증가했다. 시간당 생산 대수도 최대 22대에서 30대로 늘어 생산이 몰리는 성수기에도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 KGM 관계자는 “혼류 라인 운영으로 생산 라인의 유연성 확보가 가능해졌다”면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생산 라인 운영이 가능해 라인 밸런스 등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