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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진 밸류업 기대감…외국인, 바이(BUY) 아닌 바이(BYE) 코리아

입력 2024-05-30 10:16 | 신문게재 2024-05-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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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0을 통해 생성한 ‘한국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 (이미지=ChatGPT 4.0, 편집=이원동 기자)

 

1분기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증시를 밀어올렸으나 최근 이탈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화권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904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로 주가를 끌어올렸던 지난 2월 7조8583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특히 지난달까지만 해도 3조3727억원을 나타냈지만, 이달 들어 46.07% 감소한 점이 뼈아프다.

이에 따라 코스피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시총 상위 기업들에 대한 매수세도 약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기업들의 5월 29일까지 매매 금액을 살폈을 때, 약 7824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2조1679억원이나 지수가 좋은 흐름을 보인 2월과 3월 각각 3조6666억원, 3조2883억원에 비해 크게 뒤처진 흐름이다. 아울러 이달 들어 29일까지 589만2799주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밸류업과 같은 부분들이 좋지 못한 상황을 보이며, 증시도 좋은 흐름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특정 업종이 아닌, 특정 기업에 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한때 56%대까지 올랐으나 28일 기준 55.61%까지 떨어진 상태다. 다만 같은 반도체 분야로 묶이는 SK하이닉스는 이달 초(5월 2일) 54.28%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55.55%까지 상승했다.

조 연구원은 이렇듯 같은 분야 내에서도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최근 코스피 선물 차트에서 외국인이 매수세, 매도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현물 주가가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지수 선물 매도는 통상 장기 포지션을 잡는 것과 유사한데, 코스피200 선물에서 단기 포지션을 잡고 특정 종목을 사들이면 같은 분야 다른 주식은 떨어지지만 해당 주식은 올라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자금은 한국보다 중국과 대만 증시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글로벌 주식형 펀드자금은 중국과 대만 증시에 각각 41억4000만 달러와 62억2000만 달러가 흘러들었다.

그러나 한국 증시에는 17억 달러만이 들어왔다. 한국과 환경적으로 유사하다고 평가받는 대만 증시 투자자금은 지난 5월 16일부터 22일간 25억8000만 달러로 집계되며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거래소연맹(WFE)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거래소의 시가총액(시총)은 지난 2월 대만 거래소 시총을 넘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6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밸류업 테마가 감소한 지난 3월부터는 다시 대만 거래소보다 낮은 7위로 내려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중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고, TSMC 주가 랠리 기대감이 부상하면서 한국보다 중국과 대만으로 수급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엔비디아의 납품 테스트에서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한국이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서 소외됐다는 인식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지난 28일 밸류업 국제세미나를 여는 것을 비롯해 민·관 등에서 증시 부양을 위해 힘쓰는 가운데, 집 나간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올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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