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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총 대신 기타 들고… 해병대 장교출신 밴드 '블루드래곤즈69'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밴드 '블루드래곤즈69'

입력 2016-11-21 07:00 | 신문게재 2016-11-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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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반, 장난 반으로 시작한 밴드인데 이제 해병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스타가 됐어요. 예비역 장교 동기들이 이렇게 밴드를 결성해 봉사활동하는 건 전 세계 최초일걸요?”(블루드래곤즈69 보컬 최경조)

 

블루드래곤즈69
'블루드래곤즈69' 멤버들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연습실에서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김동현 기자)

 


◇현역시절 함께 총 잡던 장교들, 30년 후 함께 기타를 잡다

최경조(보컬·중위), 류동윤(드럼·대위), 안계환(키보드·중위), 허준서(베이스·중위), 이강우(기타·중위), 정진수(기타·중위) 등 6명으로 구성된 ‘블루드래곤즈69’는 해병대 장교 임관 69기 동기생들이 모여 만든 밴드그룹이다.

지난 2014년 결성된 블루드래곤즈69는 해병대사관 임관기념 행사 등 다양한 동문회 행사에 참석해 공연을 펼치며 후배들을 축하하고 동문회의 일체감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키보드를 맡고 있는 안계환 예비역 중위는 “저 같은 경우 음악을 처음 접했기 때문에 50이 넘은 나이에 회사 근처 피아노학원에서 바이엘부터 차근 차근 배워나갔어요. 30년 전 국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함께 임관했던 이들이 지금은 제게 너무도 소중한 재산이 됐고, 평생 취미와 의리를 나눌 수 있는 훌륭한 동반자가 됐어요. 현역 시절 국방의 의무를 다했던 우리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인연을 이어나가는 것도 행복한데, 좋아하는 음악을 실컷 하면서 여러 분들을 즐겁게 할 수 있으니 너무 행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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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해병대 장교 음악밴드 ‘블루드래곤즈69’. 해병대 장교 69기 동기생들이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을 위해 지난 2014년 결성했다. 왼쪽부터 허준서(베이스·중위), 안계환(키보드·중위), 최경조(보컬·중위), 정진수(기타·중위), 이강우(기타·중위), 류동윤(드럼·대위).(사진제공=블루드래곤즈69)

 


◇전액 무료 공연… 사비들여 연습실도 마련한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공연비용은 주최측에서 마련하는 장비대여나 음향시설 설치비용을 제외하고 전액 무료다. 한마디로 ‘무료봉사’인 셈이다.

이들은 △예비역 각 기수 모임 △해병대 사관생도 총 동문회 △신년 교례회 등 해병대 관련 행사 뿐 아니라, 경기도 김포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장애우를 위한 공연을 하는 등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2년간 펼친 공연은 벌써 20회를 넘어섰고, 공연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연습량이 많아지자 합정동 소재 연습실을 아예 인수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단장을 맡고 있는 허준서 예비역 중위는 “공연이 늘어나고 연습도 많아지자 이 연습실을 아예 인수해버렸어요. 공연할 때는 집보다 연습실에 더 자주 드나들 정도로 이 곳은 저희만의 아지트가 됐죠. 이 연습실에서 저희 말고도 다른 직장인 밴드 3팀이 함께 연습을 해요. 이 곳에서 음악적인 교류도 하고 서로 알아가는 소통도 하는 소중한 공간이 됐습니다.”

이들은 2년 6개월 동안 밴드생활을 하면서 불협화음이 한 차례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음악을 통한 봉사라는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있기에 발전을 위한 노력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럼을 담당하는 류동윤 예비역 대위는 “아직 멤버들 모두 은퇴 전이기에 직장인 밴드라고 봐도 무방하죠. 그러나 우리는 일반직장인 밴드와 달리 ‘해병대 전우애’로 똘똘 뭉쳤어요. 각자 생업이 있어도 밴드활동을 통한 봉사를 더 즐기고 있어요. 더 열심히 연습해서 듣는 분들이 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을 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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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드래곤즈69가 해병대 장교 35기 선배들의 임관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블루드래곤즈69)

 


◇음악을 통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블루드래곤즈 69의 모토는 음악을 통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다. 이들은 공연을 통해 보람도 느끼고 성취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굳이 어딘가를 일부러 찾아가 봉사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들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하면서 해병대 예비역 장교로서 도덕적 사명을 다한다는 것이다.

69기 동기생인 이들이 성공적으로 밴드활동을 벌이자 최근에는 후배기수들도 음악을 통한 봉사에 동참하기 위해 밴드결성을 추진 중이다.

정진수 예비역 중위는 “우리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더니 75기, 109기 등 후배들도 블루드래곤즈75, 109를 결성하려고 추진 중이에요. 좋은 취지로 하는 활동이니 이렇게 퍼져나가면 원조인 저희로서는 기분이 좋죠. 후배들을 위해 우리가 마련한 연습실에 초청해 악기 다루는 법도 알려주고 나름의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해요. 앞으로도 더 많은 후배들이 동참해 더 광범위한 곳에 봉사활동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기타를 담당하는 이강우 씨는 “해병대 정신으로 열심히 해야죠.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다른 사람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재능기부를 통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셈이죠. 앞으로도 사회봉사할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이 갖고, 앨범까지 내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기타를 들고 서있을 힘이 있을 때까지 밴드활동은 계속 될 겁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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