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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소통·나눔이 좋아"…이웃과 어우러진 '열혈 목자'

[열정으로사는사람들] 김건동 한국디아코니아커뮤티니 대표

입력 2017-07-17 07:00 | 신문게재 2017-07-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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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동
김건동 한국디아코니아커뮤니티 대표가 마을, 학교, 세상이란 영역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길을 열어나가고 싶다는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동현 기자)

 

“20여년 동안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저는 교회를 넘어 사회학적 측면에서 ‘마을’의 일원이 되고 싶어요. 이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에 김건동(55) 한국디아코니아커뮤니티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디아코니아란 기독교 언어로 사람을 섬기고 사회에 봉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1963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시절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학업을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영남대학교 사회학과를 입학하게 됐는데 환경이 어렵다 보니 등록금 내기도 버거웠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하다가 결국 3학기를 다닌 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미등록 제적되고 말았죠.”

이후 군에 입대한 그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신학대학에 입학하면서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아는 형님께서 제게 신학을 전공하고 목회자의 길을 걷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더군요. 저도 마침 목회자의 길을 가는데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고 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됐어요.”

신학을 전공함과 동시에 평소 관심을 갖고있던 사회학, 영문학, 문화학 등을 공부한 김 대표는 어느 교회의 담임목사 자리를 맡게 됐다. 그러나 그는 교회를 넘어선 마을의 구성원으로서 봉사하기 위해 담임목사 자리를 내려놓고 다른 분야를 개척하게 된다.

김 대표는 당시를 떠올리며 “목회자가 교회의 일만 하는 것이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그래서 월급이 나오는 담임목사 자리를 내려놓고 내가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당시 자녀 세명이 학교에 다니던 때라 많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후회하진 않았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서울 노량진의 한 교회 목사님을 만났고, 그와 함께 마을 주민들을 위한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게 됐다.

“목사님께서 가진 재능과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을 나누고자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컴퓨터도 고쳐주고, 핸드드립 커피 강좌 등을 진행하는 ‘달란트 모아’라는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일이 점점 커졌어요. 그렇게 한 가지 두 가지 마을 주민들을 위한 일을 하다보니 어느덧 제가 마을 자치위원의 자리도 맡아 소통의 기회가 넓어지게 됐어요.”

그는 마을 주민들을 위한 활동과 소통을 하는 데 있어 처음에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목회자의 입장에서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닌 한 명의 주민으로서 그들과 동화되고 가까워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이다.

“교회가 봉사하는 것을 넘어 주민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주민들이 선입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목사라는 직함을 밝히지 않았죠. ‘저 사람이 우리를 교회로 전도하기 위해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받아들이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에요.” 

 

김건동 스케쥴러
강연 일정이 빼곡히 기록된 김건동 한국디아코니아커뮤니티 대표의 스케줄러.(사진=김동현 기자)

 

각종 활동들을 펼치며 주민들과의 벽을 허문 그는 지자체의 제안을 받고 다양한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제가 50대에 접어들 무렵인 2011년에 숭실대학교에서 공공사회학 분야 박사과정을 수료하게 되면서 더욱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다양한 공부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느꼈고 새로운 일을 찾기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제가 생활하고 있는 노량진2동 주민들과 함께 태양광 발전기기를 설치하는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하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와 더불어 그는 다양한 공부도 병행하며 학교와 공공기관 등에서 다양한 강연활동도 펼치는 등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전공분야인 사회학 뿐 아니라 심리학, 청소년 인권, 에너지 및 자원순환 등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강연 일정이 빼곡히 기록된 스케줄러를 자랑스럽게 꺼내보였다. 그는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제가 힘이 닿는 한 여러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제가 보람을 느끼고 좋은 것 들을 많이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딱히 어떤 활동을 하겠다 이런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보람을 느끼고 좋아하는 것들을 하다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이 계속 생길 겁니다. 그것들을 제가 열심히 따라다니고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 그렇다 보면 이 세상도 따뜻하고 발전적으로 변화할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마을, 학교, 세상이란 영역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길을 열어나가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글·사진=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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