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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탐구생활] 극심한 수출 부진 회복 관건은 ‘반·중’

반도체 단가 하락·글로벌 수요 감소로 수출 7개월 연속 감소
대 중 수출, 자립화·글로벌 생산기지 역할 축소로 감소 지속
반도체 경기 하반기·내년 초 반등 전망
중국 리오프닝 경제 효과 전망 엇갈려…대 중 중간재 수출 감소 구조적
중국 관계 개선 노력…내수 진작책, 추경 등 고려 필요

입력 2023-03-12 13:40 | 신문게재 2023-03-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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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실질기준)이 약 40%(37.9%, 2021년)에 달하는 등 한국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수출이 지난해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올해도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427억 달러 적자에 이어 올해만 180억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수출(지난해 6839억 달러)에서 각각 18.9%와 22.9%를 차지하는 반도체와 대 중 수출이 감소한 탓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지난달에는 전년에 비해 42.5%나 줄었다. 수출액도 지난달 59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월별 기준 가장 많았던 3월의 131억20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월 20.6%에서 지난달 11.9%로 쪼그라들었다.


D램 고정가격, 작년 5~6월 3.35달러→10~12월 2.21달러→올해 1월 1.81달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달 23일 내놓은 ‘최근 수출입 특징 및 상반기 수출 여건(조의윤 수석연구원, 김경훈 연구위원 등)’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완화로 인한 비대면 수요 감소와 소비 부진에 따른 스마트폰 교체주기 연장 등 정보통신(IT) 수요 원인과 재고 누적에 따른 반도체 단가 하락이 크다. D램 고정가격(달러)은 지난해 5~6월 3.35달러에서 10~12월 2.21달러, 올해 1월 1.81달러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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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월별 수출 추이(백만 달러, 전년동기대비%, 비중%)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특히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아 반도체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대만(TSMC)이 경쟁력이 높은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소량 생산으로 시황의 영향이 적은 반면 메모리는 규격화, 대량 생산으로 경기 변동 및 재고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수출 비중(지난해)은 57.1%로 미국(29.9%)과 일본(24.5%), 대만(21.0%)보다 두 배 가량 높다.

여기에 한국 반도체 수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중국으로 수출 감소 영향도 컸다. 대 중국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1월 -35.6%, 12월 -36.8%, 올 1월 -46.2%, 지난달 -39.0%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 수출 부진의 또 다른 이유는 최대 교역국인 대 중국 수출 감소다. 석유화학과 디스플레이 제품 등의 수출이 줄며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은 전년에 비해 4.4%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31.4%), 지난달(-24.2%) 수출이 줄어들며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 중국 무역수지는 2021년 243억 달러에서 지난해 12억 달러로 크게 줄었고 올해(2월 누적)는 51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 감소…무역수지 적자<YONHAP NO-2292>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연합)

 

산업부는 지난달 중국 수출 감소에 대해 세계경기 둔화로 중국의 대 세계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무선통신을 제외한 다수 품목의 대 중국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수출용으로 가공하기 위해 한국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중간재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는 것이다.


세계 공장 ‘탈중국화’…대 중 수출 중 제3국 최종수요용 비중 36.6%→23.9%

중국의 중간재 수입 감소는 중국의 국산화율 제고와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의 축소에 따른 구조적 현상으로 꾸준히 진행돼 왔다.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 요인 분석 및 향후 전망(강내영 수석연구원 등)’을 보면 구조적인 측면에서 ‘세계의 공장’인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의 중국 입지가 축소돼 다국적 기업의 생산거점이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동하는 탈 중국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어 중국의 수출용 수입이 둔화세이고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한국의 수출량도 감소세이다.

한국의 대 중국 수출 가운데 제3국 최종수요용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2007년) 36.6%에서 2021년 23.9%로 하락했다. 이에 한국의 대 중국 글로벌가치사슬(GVC) 참여 구조도 기존 중·고위 중간재 수출, 저위 중간재 수입에서 고위 중간재 수출, 중·고위 중간재 수입 구조로 변화했다. 이 보고서는 또 경기 변동 요인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대 중국 수출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물론 대다수 전문가들이 향후 한국 수출 회복의 관건은 반도체·중국 수출 확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반도체 수출단가 급락, 코로나 19로 인한 중국 경제 활동 차질 등이 무역수지 악화를 가중시켰다”며 “향후 무역수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도체 글로벌 경기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고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출 확대에 대한 전망도 다소 엇갈린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최근 수출입 특징 및 상반기 수출 여건’ 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시황의 개선 시기는 올 하반기 이후로 예상됐다. D램은 올 4분기, 낸드플래시는 내년 초에 단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 등에도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로 재고 해소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견조한 반도체 수출 물량과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단가가 회복하면 반도체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중국 리오프닝 에 무역수지 개선 ‘기대’…효과 ‘아직’, 과거와 달리 작을 수도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로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달 13일 발표한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우리 경제 영향 분석(강내영 수석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 5.1% 중 지난해 성장률(3.0%)를 상회하는 2.1%포인트를 위드코로나(리오프닝) 효과로 가정할 경우 중국의 위드코로나 전환이 경제성장률(실질)에 미치는 영향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가는 대만(0.26%포인트 상승)이고 한국은 0.16%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전체 수출증감률(실질, 물량기준)은 0.5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전체 수출물량이 1.8%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출물량 증감률의 상승분(0.55%포인트)은 지난해 전체 수출물량 증감률의 3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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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무역연구원

 

하지만 대 중국 수출 감소는 구조적 요인일 수도 있어 리오프닝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동향에서 대 중국 수출이 여전히 위축돼 있고 중국 실물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는 등 중국의 리오프닝의 실물경기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팬데믹 전·후, 한국 수출 주력품목 경쟁력 진단(김민우 수석연구원)’ 보고서도 중국은 지난해 10월 20차 당대회를 통해 경제의 내수 확대 및 공급망의 안정성 강화 등 질적 성장을 최우선 발전 전략으로 제시하며 내수 중심 성장과 기술 자립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최근 급격한 수입수요 감소는 일시적 충격이 아닌 항구적 변화일 수도 있어 수출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이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아태경제팀 윤용준 팀장 등)’을 보면 “대중 수출의 경우 우선 화공품·철강 등 중국 내수경기에 민감한 품목 위주로 이후 휴대폰·반도체 등 IT수출이 시차를 두고 회복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중국의 소비중심 회복, 재고누증 및 대외수요 부진 등으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성장 제고효과가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도 대중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디고 대 중 수출 증대 효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서 이 같은 ‘무역 겨울’을 버텨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야 하는데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는 (반도체경기)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수출 기업에 세제 지원을 하고 재고를 빨리 소진하는 게 필요한데 국내 경기가 안 좋으니 내부재 중심으로 수요 진작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 수요 압력이 바닥을 치고 있어 중국 수출도 어려움이 있어 당장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며 “중국의 한국 견제가 이뤄지고 있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소비촉진책 마련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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