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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깊은: 단톡심화]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적극 연출이 주목한 불·물·대지·공기 4원소의 운동성

입력 2023-03-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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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불의 운동성은 앞 사람들이 공유했던 체계를 넘어뜨리고 새로운 체계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시위, 화염병 등 불꽃이라는 요소가 점차 다른 장면들로 변해 가는 연출이 그 예죠. 세대마다 그림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시위는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이어서 불의 운동성을 말하기 적합한 소재하고 생각했습니다.”

불·물·흙·공기 4원소를 주제로 4개막을 꾸린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4월 16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의 적극 연출은 “각 막의 주제가 되는 4원소의 운동성에 주목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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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적극 연출(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다페르튜토 쿼드’는 적극 연출이 꾸준히 탐구하던 ‘연극의 재정의’ 일환으로 대립의 공존, 더 나아가 대립의 일치를 추구하는 작품이다. 퍼포머와 오브제, 오브제와 오브제, 기계와 대형 오브제, 텍스트와 퍼포먼스, 퍼포머와 관람자 등 “모순된 것들이 하나의 존재 안에서 공존하는 데 신경 쓰고 있는 작품”이다.

“결국 불에서 단세포를 다세포로 만들어버리잖아요. 결국 죽음인 동시에 탄생의 순간이죠. 하지만 죽음의 순간에 번복하겠다, 그래서 다시 단세포로 돌아가는 애들에 대한 이야기가 물에 대한 이야기예요. 결국 뒤바뀐다고 할까요.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제가 중심에 둔 물의 운동성이죠.”

이어 3막의 주제인 대지에 대해서는 “모든 걸 다 포용하는 성질, 그래서 무거워지고 타당하고 자기 심연에 도달하는 운동성에 집중했다”며 “그걸 잘 보여준 게 톨스토이(Leo Tolstoy)의 ‘미로’였다”고 덧붙였다.

“대지의 속성 중 ‘위로’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맞추다 보니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와 톨스토이 작품으로 재미있게 나눌 수 있겠다 싶어서 접근했죠. 공기는 결국 ‘몸 버리기’라는 키워드로 출발했어요. 환각 같은 경우에는 정체성을 버리는 거잖요. 그 역시 몸 버리기만큼이나 공기의 속성에 연결된다고 생각했죠.”

그리곤 “원래는 그가 환각을 하고 자기 자체가 큰 성기가 돼 정액을 발사해 아프로디테가 태어나는 장면을 구현하려고 했다가 좀 더 간결하게 만들기 위해 설명들을 많이 생략했다”며 “더불어 만들다 보니 성적 표현 자체가 흥미롭지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마지막은 극장 공간 자체가 두 개의 막처럼 보이는 게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막으로 장면을 하나 만들면 좋겠다 싶었고 에필로그처럼 만들었죠. 그것도 공기와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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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그렇게 죽음을 얘기하던 극은 탄생을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에 대해 적극 연출은 “대립의 공존이다 보니까 어떤 거든지 ‘이게 삶이다’ 한다면 평면적이고 완결이 안된 느낌이었고 그 반대가 공존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거의 난도질 된 애처럼 완성이 안된 형태가 있고 관객들의 몸들이 미생물처럼 포함돼서 하나의 형태가 되는 걸 의미적으로 만들었어요. 완성이 안된 형태로 있다가 결국 나가는 거잖아요. 그 공간 자체가 죽고 태어나는 곳이기도 하고 삶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고…그 두개가 역설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역시 대륙의 공전에 합당하니까 완결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통상적으로 확고히 해야한다는 ‘정체성 버리기’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동물의 균 이야기를 할 때 목수 개미가 좀비 곰팡이한테 영향을 받아 환각 상태가 돼서 높은 잎새에 이빨 자국을 남긴다”며 “그 이빨자국이 남겨진 화석의 시간대를 추적해 보면 동물의 정신이 출현했을 때랑 같은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결국 동물의 정신은 처음부터 균들, 미생물들이 지배를 해왔다는 얘기가 되죠. 그래서 ‘영혼은 물질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부터 작업이 시작된 것 같아요.”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새로운 극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고자 하는 데 대해 적극 연출은 “코로나로 큰 변혁이 일어났을 때 모두가 온라인으로 갈 것 같이 짐을 싸더니 이제는 다시 옛날 걸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랬을 때 어떤 난처함 같은 게 있었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이제 시작하는 극장이니까 오프라인 뿐 아니라 절반은 온라인을 전제해서 작업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꼭 물리적인 극장만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여기하고 대립하는 극장 그래서 관객들이 조각조각을 찍어서 자기의 부분 부분의 시선들을 묻히는 그런 공간, 그 두개의 극장이 공존하는 공간이 새로운 극장이라고 제시하고 싶었어요.”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적극 연출은 지역, 극장 등이 달라져도 연극이라는 단어를 재정의하는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실험을 평생에 걸쳐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간적으로 부분 밖에 못보고 있고 공간적으로도 관객들의 시선들이 모여서 전체가 보이는 것처럼 역시 하나의 방향밖에 못보고 있어요. 그렇게 시간적, 공간적 한계와 더불어 말로 할 수 없는 직관, 이미지 같은 근원언어와 대체언어도 공존해요. 말로 열심히 설명하려다 보니 비유를 들다 실패하고 비유를 들다 실패하고…그래서 필요한 게 대체언어거든요. (‘다페르튜토 쿼드’의) 관객들의 영상이 대체 언어 같은 거죠. 그런 언어가 공연의 비전이나 형상이 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작업이고 평생을 진행하겠다는 생각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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