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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조나단 크로켓 필립스 아시아 회장 “이미 성숙한 한국의 미술시장, 투자 뿐 아니라 동반성장이 중요하죠!”

[짧지만 깊은: 단톡심화]

입력 2023-09-01 18:30 | 신문게재 2023-09-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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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아시아 조나단 크로켓
조나단 크로켓 필립스 아시아 회장(사진=허미선 기자)

 

“한국은 이미 너무나 성숙한 미술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중심에 위치해 있고 미술품 면세 관련 세금 체계, 쉽게 예술 작품을 반입·반출할 수 있는 개방성, 예술품 전문 물류와 보험 회사 등의 활성화에 따른 안정적인 보안 및 작품보호 시스템 등 한국은 모든 걸 가지고 있죠. 그런 기본적인 체계가 제대로 잘 잡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잖아요.”

조나단 크로켓(Jonathan Crockett) 필립스 아시아 회장 겸 20세기·동시대 미술 아시아 총괄책임자는 한국 미술시장에 대해 “이미 잘 준비된 시장”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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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크로켓 필립스 아시아 회장(사진제공=필립스)

필립스는 20세기 및 동시대 미술, 예술, 디자인, 주얼리, 시계, 사진 에디션 등을 뉴욕, 런던, 홍콩, 제네바 경매와 프라이비트 세일 및 전시 등에서 거래하는 글로벌 옥션 하우스다.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함께 치러지고 있는 ‘키아프 서울’(KIAF Seoul, 이하 9월 6~10일 코엑스)과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기간에 맞춰 프라이비트 세일즈 특별전 ‘Briefly Gorgeous: 잠시 매혹적인’(9월 1~10일 송원아트센터, 이하 잠시 매혹적인)을 개최한다. 

 

런던 크리스티, 런던 소더비에 이어 필립스에 몸담고 있는 경매사 출신의 조나단 크로켓은 1140만 달러에 낙찰된 2022년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Abstraktes Bild(774-1)’, 1500만 달러에 낙찰된 2021년의 요시토모 나라(Nara Yoshitomo)의 ‘Missing in Action’, 2900만 달러에 위탁판매한 영국 피터 도이그(Peter Doig)의 ‘Rosedale’ 등을 비롯해 조지 콘도, 크리스틴 아이 조, 매튜 웡, 하비에르 칼레하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세계 경매 기록 수립을 이끈 장본인이다.

“(필립스 코리아 서울 사무소 개설 후) 소규모 프리뷰 전시를 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해가 돼서야 처음으로 서울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프라이비트 세일 전시를 했어요. 반응이 너무나 뜨거웠죠. 지난해 전시의 대성공으로 필립스의 한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엄청납니다.”

2016년 한국에 발 딛은 필립스는 2018년 서울 사무소 개설과 더불어 2022년까지 한국에 기반을 둔 컬렉터들의 구매·판매가 340% 증가했다. 이번 ‘잠시 매혹적인’ 전시는 지난해 키아프·프리즈 서울 기간에 열었던 ‘뉴 로맨틱스’에 비해 규모가 크게 늘어 37명 작가의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전세계적으로 아시아 미술 전체가 주목받고 있지만 특히 한국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정말 대단합니다. 컬렉션이 대중적이기 보다는 소규모 그룹으로 이루어졌지만 그 역사가 굉장히 길어요. 컬렉터들의 그룹핑 역시 다양합니다. 한국 컬렉터들은 단순히 이름이 잘 알려진 작가 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 떠오르는 작가들에 대한 인지도나 관심이 세계에서 제일 빠른 그룹 중 하나죠.”

 

잠시 매혹적인
필립스가 프라이비트 세일즈 전시 ‘Briefly Gorgeous: 잠시 매혹적인’에서 선보이는 한국작가 오세의 ‘Angel’(사진=허미선 기자)

 

올 봄 경매의 입찰자와 구매자 중 MZ세대 수집가가 30%, 최초 구매자 비율이 42%인 필립스는 “2차 마켓(경매, 프라이비트 세일, 전시 판매 등)에서 유명한 블루칩 작가 뿐 아니라 현재 시장에서 부상 중인 가능성있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번 ‘잠시 매혹적인’에도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꽤 많습니다. 특히 한국 작가들을 더 많이 조망하고 소개하려고 했죠. 이는 필립스의 고유하고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이기도 합니다. 시장에는 수십만명의 아티스트가 있어요. 필립스는 이미 유명한 작가 뿐 아니라 잠재력을 가진 작가들을 발견해 선보이죠.”

그의 설명처럼 ‘잠시 매혹적인’에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꼽는 스콧 칸(Scott Kahn)의 1985년작 ‘Resting By The Stream’, 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홈 메이드 프린트 연작 중 하나인 ‘Red, Blue & Green Flowers’ 등 다수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1975년 모빌작 ‘One Yellow Crinkle’을 비롯해 한국 작가 오세와 이유라 그리고 로렌 퀸(Lauren Quin), 데이지 도드-노블(Daisy Dodd-Noble), 레이미 이아데바이아(Raymie Ladevaia), 마르셀라 플로리도(Marcela Florid) 등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부상 중인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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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홈 메이드 프린트 연작 중 하나인 ‘Red, Blue & Green Flowers’(오른쪽부터)와 필립스 홍콩 가을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들인 요시토모 나라의 ‘No Means No’와 뱅크시의 ‘Forgive Us Our Trespassing’도 만날 수 있다.(사진제공=필립스)

 

“어느 정도 시장에서 인정받고 주목받기 시작한 작가들을 저희가 발견해 소개함으로서 개인 수집가, 예술기관 및 기업 등 더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돼요. 이는 저희는 물론 아티스트에게도 좋고 미술시장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하죠. 이에 필립스는 이같은 행보를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하려고 합니다.”

더불어 인스타그램 밈 계정인 제리고고시안의 운영자이자 작가이며 큐레이터인 힐데 린 헬펜슈타인의 특별작 ‘Untitled(Narcissus)’과 니콜라스 파티의 ‘Still Life With An Olive’, 요시토모 나라의 ‘No Means No’, 뱅크시의 ‘Forgive Us Our Trespassing’ 등 필립스 홍콩 가을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들도 전시된다.

이 중 요시토모 나라의 대형 캔버스 작 ‘No Means No’(2006)는 그의 극소수 작품으로 경매에서 한번도 거래된 적 없는 희귀작이다. 그리고 11월 말 열리는 ‘홍콩 시계 경매 XVII’에 출품될 폴 쥬른(F.P. Journe)의 스테인리스 스틸 손목시계 세트(5개 구성) 등 시계 컬렉션도 소개한다. 

 

조나단 크로켓
조나단 크로켓 필립스 아시아 회장(사진=허미선 기자)

“사실 예술은 경제력을 따라가기 때문에 서구에서 시작됐어요. 예술 수집의 역사를 가진 국가는 가장 부유한 강대국이죠. 그런 측면에서 미래를 내다보면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납니다. 중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 인도네이사 등 아시아 국가들이 글로벌 경제 2위권에 도달할 정도로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거의 모든 관심이 아시아로 넘어왔어요.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들의 미술시장 뿐 아니라 그 지역 예술가들에 대한 관심도,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죠.”


그리곤 “필립스는 홍콩, 상하이 등 아시아 전역의 여러 도시들을 순회하면서 이 같은 현상을 목도해 왔다. 미래의 서양 사람들은 숨 쉬듯, 일상처럼 아시아 풍 작품을 수집하게 될 것”이라며 “그 중 한국은 오랜 전통을 가진 나라로 정말 높은 수준의 컬렉션들이 존재하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잘 준비되고 성숙한 한국의 미술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근간이 되는 기본적인 것들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컬렉터 등이 아티스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숙한 문화를 조성해야 하죠.”

이어 “단순 투자자가 아닌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동반자 정신으로 동반 성장해야 한다” 강조한 조나단 크로켓 회장은 “한국시장의 중요성은 계속 해서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BTS 등의 음악, ‘기생충’ ‘오징어게임’ ‘미나리’ 등 영화와 시리즈 등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같은 현상이 한국에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K팝, K무비, K시리즈의 인기가 시각예술 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까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게 하죠.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세계무대에서 그 중요성이 계속 해서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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