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비바100] 출판의 꿈, 독자와 작가가 함께 이룬다

[스타트업] 크라우드펀딩 출판 플랫폼 '북펀딩' 한호택 대표

입력 2019-08-28 07:00 | 신문게재 2019-08-28 14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SEO05398
북펀딩은 시민의 참여와 후원을 통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비용을 마련해 작가들의 출판을 지원한다. (사진제공=북펀딩)

 

출판 업계에 따르면 턱없이 낮은 인세는 물론 독서 인구가 점점 줄어들면서 작가들이 빈곤의 악순환에 시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업계가 어렵고 경쟁도 심화된 만큼, 작가들이 애써 완성한 원고를 출간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북펀딩’은 출판의 꿈은 있지만 돈이 부족한 작가들을 위해 출판 비용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지원받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호택 북펀딩 대표는 2018년 2월, 국내에 새로운 출판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이미 10권의 책을 출판한 경험으로 시장 상황을 잘 아는 그는, 무명작가와 잠재작가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두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북펀딩’을 설립한 것이다.

북펀딩은 시민의 참여와 후원을 통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비용을 마련해 출판을 지원하고, 현재 시장에서 보통 7~10% 지급하는 인세도 20%로 높여 제공한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인 ‘린스타트업’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원고 작성 단계에서부터 워크숍, 이메일 등을 활용해 독자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고객 호응도 및 원고의 품질을 높여나가는 방법으로 책을 출판하는 것이다.



◇영국 ‘언바운드’ 크라우드 펀딩 모델에 ‘린스타트업’ 방법 적용
 

_MG_0432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북펀딩’을 설립한 한호택 대표. (사진제공=북펀딩)

한호택 대표는 20년 동안 삼성에서 근무하면서도, 평소 글을 쓰고 싶어 하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회사를 박차고 나와 여러 권의 책을 출판했으나, 보통의 작가들처럼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리게 됐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꿈을 잠시 접어두고 교육기관인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로 취직해 4년 간 100여명의 스타트업 CEO를 육성하는 일을 했다. 이후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작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회사를 기획하다 영국의 책 전용 크라우드 펀딩 회사인 ‘언바운드(UNBOUND)’를 알게 됐어요. 영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출판이 쉽지 않은 환경이더라고요. 언바운드는 작가 3명이 의기투합해 2011년 설립한 회사인데 현재는 직원 50명, 연 100여권의 책을 출판하는 대형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작가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책을 출판해 사회적으로도 주목도가 높죠.”

북펀딩은 언바운드의 크라우드 펀딩 모델에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접목해 만든 회사다.

한 대표는 “출판 환경이 열악해지자 가난한 작가에게 출판비용을 요구하는 출판사 등 자비출판 비율이 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펀딩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비용을 마련해 이런 폐단을 없앤다는 게 전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펀딩은 일반 크라우드 펀딩 회사와 달리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출판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더불어 ‘린스타트업’ 방식을 접목한 글쓰기 과정 운영을 통해 고객에게 글쓰기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작가에게는 강사료를 지원한다. 이는 독자와 작가가 호흡을 같이 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라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책 출간, 베스트셀러 선정되기도 

 

DSC_0487
한호택 대표. (사진제공=북펀딩)

 

북펀딩은 새로운 출판 모델을 제시했다는 것을 인정받아, 2017년 동국대 ‘언더그라운드 피치’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8년 서울시 소셜벤처 2기,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8기로 선발되면서 본격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서울산업진흥원으로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아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했고, 올해는 고용노동부 ‘창의·혁신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는 등 사업 모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판된 책만 4권이다. 이 중 ‘나도 작가 노트’는 예스24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년에는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개최한 글쓰기 교실을 통해 경력 단절 극복을 주제로 ‘아내, 노트북을 열다’를 출판했다. 올해는 KEB하나은행 지점장을 대상으로 자서전 쓰기를 실시했고, 이 책 역시 출판을 앞두고 있다.

한 대표는 “금년 내 플랫폼을 오픈에 이어 시스템이 정착되면 해당 모델을 가지고 동남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영국에서 성공했고, 한국에서도 성공한다면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출판 및 책 판매, 펀딩 중계수수료, 강의료 등 다양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