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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시공사와 입주민간 갈등의 벽? 진심으로 노크하니 어느새 뻥!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강구현 DL이앤씨 주택사업부장

입력 2022-12-12 07:00 | 신문게재 2022-12-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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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현 DL이앤씨 주택사업부 1부장(DL이앤씨 제공)

 

“나와 가족이 살 집을 직접 짓는다는 생각과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쉬는 날이면 가끔 제가 지은 아파트를 찾아 단지를 둘러보고 입주자 분들이 어떤 불편을 느끼고 계신지 묻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12월의 첫 주말이던 지난 3일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e편한세상운정어반프라임’ 현장에서 만난 강구현 DL이앤씨 주택사업부 1부장의 일성이었다. 강 부장은 인터뷰 내내 자사 아파트의 우수성을 설명하기보다는 어떡해야 입주민들이 만족감을 느낄지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파트를 지었다는 그의 업무가 고객관리(CS)였나 잠시 혼돈 될 정도였다. “입주민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중간 관리자로서 처음으로 실체화할 수 있었던 이번 현장이 특별하다”고 고백하는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건설업계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DL이앤씨에서 아파트 사업 관련 고객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해오고 있는 강구현 주택사업부장을 만나 고객과 회사와의 항상 있을 수 있는 갈등 해법을 들어봤다.

“시공사와 입주민의 갈등이요?… 진심은 통하는 법이죠” 말은 쉽지만 진심이 느껴지게 하는 건 말과는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일반적으로 건설사가 입주민 등 민원인과 관련된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더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비용 부분에서의 갈등에서 심각한 갈등요소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는 일반적인 갈등의 원인인 비용 측면에서 회사의 입장만을 우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2020년 10월 아파트 조경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비 입주자대표회 초청해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기존 설계와 달리 입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사항이 늘어날수록 추가 비용이 발생하다보니 이와 같은 절차는 거치지 않는 게 보통입니다만, 입주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힘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러한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 부장은 현재 시행중인 분양제도에 있어서 입주민과 시공사의 의견 충돌은 필연적인 부분이지만 투명한 현장 관리와 지속적인 소통과 화합을 통해 불필요한 갈등을 사전에 불식시킬 수 있다는 일념으로 설명회를 단행했다면서 이러한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입주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면서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미적으로도 매력적인 조경이 완성돼 이 아파트가 일대 주변에서도 유명한 성공사례 아파트로 평가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지금도 그 아파트를 볼 때마다 마지막에 만족한 표정으로 돌아가던 입주민 대표와 입주자들의 얼굴이 아른거리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입주민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고 이에 가부를 정하는 단순하고 일방적인 소통 방식을 취했다면 절대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을 거에요. 진심을 다해 다가갔고 입주민분들도 마음을 열어주셨어요”

강 부장은 공사 초기부터 ‘입주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먼저 예비 입주민대표회에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입주예정자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고 소통과 상생을 통해 최상의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날짜와 시간을 정해놓고 공식적인 간담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시로 주민들을 만나 원하고 불편한 사항을 듣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마치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대화를 통해 최대한 정확하게 진단하듯이 민원인들 속에 들어가서 일상적이고 사소하다고 생각되지만 그것들을 모아놓으면 큰 민원사항이 된다는 것이다. “특별히 일시를 정해두지 않고 입주민대표회의에서 원하면 언제든지 현장을 방문해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고 입주민대표회는 입주민들에게 현장 상황과 협의사항을 정리해 입주예정자협의회 인터넷카페를 통해 알렸습니다”라고 나름대로의 비법을 말했다.

결과적으로 입주예정자들도 항상 현장의 최신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시공사와의 신뢰가 싹트게 됐다. 이러한 소통의 결과로 입주예정자들이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그해 겨울 추위와 싸우며 공사를 이어가고 있는 현장 근로자들에게 핫팩을 선물하기도 했단다.

또한, 꾸준한 협업과 소통의 감사 표시로 입주예정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감사패를 증정하는 가하면 명절이면 지역 특산물과 떡 등을 맞춰서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강 부장은 “이런 훈훈한 경험이 처음이었습니다. 결국 진심이 통한다고 느꼈습니다. 현장근로자들 역시 내집을 짖는다는 생각으로 공사에 임했습니다. 입주민과 시공사 그리고 현장근로자까지 한마음이 됐습니다”고 회상했다.

그가 이러한 남다른 정성을 쏟는 이유에 대해 “입주는 시공사의 책임이 시작되는 순간이죠”라는 말로 대변했다.

“몇 해 전 가족들과 휴양지로 여행을 갔을 당시 호텔에서 웰컴 드링크를 제공해 줬어요. 정말 별거 아닌데도 우리를 반겨주는 구나 배려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모두들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에 착안해 지난해 6월 입주자 사전점검 당시 웰컴 키트를 마련했습니다”

강 부장은 입주민들을 위해 내놓은 아이디어의 원천은 가족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터라 구하기 어렵던 보건용 마스크를 비롯해 손소독제와 물티슈 등을 담았다. 총 1010가구의 웰컴 키트를 DL이앤씨 직원들이 손수 제작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입주민들이 하자를 지적하면 즉석에서 처리하는 ‘신속 처리반’이 건설업계 최초로 가동됐다고 한다. 이 역시 시공사의 더딘 하자보수가 입주민들의 최대 불만거리라는 점에서 강 부장이 내놓은 아이디어였다.

실제로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하자 심사 신청 건수가 4000건 안팍이었지만 2021년에는 7686건으로 급증했다. 또한 늘어나는 하자 분쟁에 평균 처리 기간도 299일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자논란에 대한 민원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공사의 적극적인 대응에 입주민들은 찬사를 보냈다. 사전 점검 이후 160건이 넘는 감사 편지를 접수하고 단지 외벽에 감사 플래카드를 설치하는 등 시공사인 DL이앤씨의 품질 개선과 소통 노력에 대해 칭찬해 왔다.

“실효성이 없다. 비용이 많이 든다. 번거롭다는 등 반대의견을 비치는 말이 많았지만 그동안 내부적으로 반대도 많아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입주민들의 건넨 따뜻한 말에 힘을 내 회사를 설득하고 주민의 뜻을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고 강 부장은 강조했다.

지난달 DL이앤씨는 입주 1년차를 맞이한 이 단지에서 홈커밍 데이 행사를 개최됐다. 입주민은 그동안의 불편을 가감 없이 이야기했고 DL이앤씨는 이를 반영해 상품 품질을 개선하는 건설적인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입주민은 “세대 내 대형 팬트리가 수납에 효율적이나, 현관 방향으로만 출입이 가능한 부분이 아쉽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강 부장은 “향후 현관 뿐만 아니라 실내 복도 방향 출입구 옵션을 만들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등의 답변을 제시했다.

“아파트는 어떻게 보면 생물인 거거든요. 창조하고 보완해나가는 거지 공장에서 딱 찍혀서 나오는 게 아니다보니까 다 특색이 다릅니다. 이렇다 보니 모든 현장에서 같은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가 없어요. 하루아침에 번뜩 떠오르는 건 없더라고요.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이미 그의 아이디어들은 DL이앤씨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도 강 부장은 입주는 시공사와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고객은 기업의 영원한 甲이라는 생각은 의례적인 생각입니다. 그보다 내 가족이다라는 생각이 더 중요합니다. 어르신은 내 아버지이고 젊은 사람들은 내 동생이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회사가 가지고있는 브랜드의 힘은 바로 그러한 생각에서 나옵니다”고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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