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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회사 살리는 건 결국 인재… 적재적소 매칭 보람"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
30년간 근무한 IT대기업 퇴직후 헤드헌팅사업·여행작가로 ‘인생 2막’

입력 2023-01-02 07:00 | 신문게재 2023-01-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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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1
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사진=이철준 PD)

 

“신규 채용 규모는 줄어들지라도 검증된 핵심 인재를 뽑으려는 니즈는 증가하고 있어, 인재 채용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는 올해 채용시장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을 줄이고 있고 신규채용도 줄이려고 하는 분위기지만 핵심 인력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제 악화로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신규 채용규모를 줄일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경쟁력의 근본인 우수 인재 확보와 인력 육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
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사진=이철준 PD)

  

휴먼포커스는 IT, 정보통신, 전자·기계, 반도체, 화학, 제약·바이오, 건설, 전력·에너지, 물류 분야 전문 컨설턴트들이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게 채용에 적합한 인력을 매칭해주는 헤드헌팅 업체다. 이 대표는 30년간 IT분야에 근무한 경험을 살려 IT·4차산업 기업의 헤드헌팅 업무는 물론이고 인사 컨설팅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그는 IT분야의 채용 흐름에 대해 “몇 년 동안 개발인력의 부족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인재난에 매우 힘들었다”며 “산업 전반에서 IT의 중요성이 점점 커짐에 따라 IT분야의 인력 수요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IT 분야 가운데 가장 수요가 많은 분야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를 꼽았다. 반도체 분야는 경기침체로 다소 수요가 감소하겠지만 대규모 투자가 예상돼 있어 장기적으로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IT인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니 장기적으로 인력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기술과 산업의 트렌드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IT분야에서도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지식을 갖추는 사람이 변화에 적응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러 업종이 통합되고, 사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산업동향, 기업 정보, 직무별 수행능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재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최근의 기업 문화에서 조직 전체에서 자신의 업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른 이들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업무에 대한 이해를 갖고 활발하게 교류하는 이가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어쩌면 직장 생활에 있어서 기본적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점들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자신이 목표로 하는 회사나 직무와 관련해 충분한 경험을 쌓고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은 경력사원 채용이 일반화돼 가고 있는데, 현업을 얼마나 잘 알고 있으며 수행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직을 원하는 이들은) 좀 더 길게 보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래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에 친숙해진다면 이직했을 때도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이직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평소에 자신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원하는 기업에 정확하게 자신을 프리젠테이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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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사진=이철준 PD)

 

30여 년간 IT대기업(에릭슨엘지)에서 근무한 이 대표는 헤드헌팅 회사 운영으로 인생 2막을 열었다.


IT대기업에서 국내사업 상무로 재직하면서 주로 신규사업을 맡거나 위기 상황에 있는 사업을 개선시키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피치못하게 구조조정을 주도하게 된 것은 그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그도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됐다. 고통 속에서 벗어났지만 곧 허무감이 몰려왔다. 이 같은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대표가 선택한 것은 여행이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허탈한 마음이 들어 해외로 떠났다. 돌아와도 갈 곳이 없어서 다시 떠났다”며 “회사에서 근무할 때는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갑자기 모든 관계가 끊어지니 허무하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3년간 배낭·기차·크루즈·캠핑카 여행을 하며 40여개국을 방문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몸을 싣고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그를 여행하기도 하고, 캄차카 반도에서는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해 무트놉스키 화산 인근에 도착해 트래킹을 하기도 했다. 육아로 그간 여행을 하지 못한 아내를 위해 함께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을 떠났고, 신혼시절 추억이 있던 밴쿠버를 다시 찾아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거대한 굉음을 내는 브라질 이과수폭포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일 것 같은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렇게 퇴직 후 다녀온 여행기들을 정리해 책으로 내다보니 그는 어느 덧 3권의 여행기를 펴낸 여행작가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다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헤드헌팅 사업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인재의 중요성을 절감했던 그와 잘 맞았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유행으로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고난이 닥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을 함께 시작한 후배가 회사를 떠났다. 헤드헌터 경험이 있던 동업자가 떠나면서 난감했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시작한 사업인 만큼 의지를 더욱 더 굳게 다졌다.

그렇게 하나둘 기업들의 의뢰를 수행하다 보니 어느 덧 자리를 잡게됐다.

“작지만 어려운 기업들의 채용요청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니 성과가 있었고, 취업 후보자들 또한 본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아주니 고맙게 생각했고, 보람도 느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대표는 헤드헌팅 사업을 수 십년 이상 길게 보고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1년 이상 성과도 없고 의욕없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성급하게 진행하려고 하지 않고 주변의 신뢰를 얻으면서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
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사진=이철준 PD)

 

퇴직 후 시작한 여행도 그는 다양하게 지속적으로 이어갈 생각이다. “100살까지 크루즈로 세계여행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이 대표는 아프리카 여행 중 만난 아이들을 위한 후원도 시작했다. 탄자니아의 수도 다르에스살람에서 잠비아 수도 루사카로 가기 위해 몸을 실은 열차가 다리를 건너기 직전 탈선했다. 이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곧 장터가 형성됐다. 그 곳에서 만난 헤진 옷 차림에 음식을 구걸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마침 열차에는 루사카로 교육을 받으러 가는 예비신부들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을 통해 후원금을 건넸다. 이 대표가 건넨 1000달러는 고아원에 학용품으로 전달·지원됐다.

그 이후 이 대표는 미얀마의 학생들을 위한 후원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거리 문제로 아프리카는 방문이 어려운 반면 미얀마는 자주 방문할 수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는 미얀마 3개교 학교 100명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기로 했으며 노트북 18대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미얀마 학생 후원을 위해 자동적으로 운영자금이 모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30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월급의 20~30%를 기부했는데, 그 때는 지원금이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며 “여행을 하면서 최빈국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수 많은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에서 강한 낙관과 열정이 느껴졌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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