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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삼겹살·목살 열흘간 2만팩 판매 대박… "1·1·5전략으로 냉장육 신선도 잡았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편의점에서 냉장육 판다"…윤승환 BGF리테일 HMR팀 책임

입력 2023-05-08 07:15 | 신문게재 2023-05-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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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환 BGF리테일 책임1
윤승환 BGF리테일 책임.(사진=이철준PD)

 

편의점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과 근거리 쇼핑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힘입어 가장 떠오르는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대형마트를 앞지르며 입지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은 현재 쇼핑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신선육이다.


CU는 편의점 장보기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을 반영해 전국 250여 점포에 전용 소형 냉장고를 통해 특화 매장의 형태로 운영해오던 신선육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하이포크 정육 2종(삼겹살·목살)의 특가 판매에 나섰다. 하이포크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2월 CU의 1차 식재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8%나 끌어올렸다. 특히 CU는 지난 3월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던 삼겹살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최대 46%까지 할인이 적용되는데다 모둠 쌈 세트 무료 증정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삼겹살데이를 맞아 진행한 돼지고기 할인 행사에서는 열흘 만에 2만 개가 넘는 목살과 삼겹살이 판매됐다. 이는 돼지 1000마리에 준하는 양이다. 

 

윤승환 BGF리테일 책임
윤승환 BGF리테일 책임.(사진=이철준 PD)

 

CU의 삼겹살데이 행사 성공에는 윤승환 BGF리테일 상품본부 HMR팀 책임의 노력이 있었다. 사실 CU가 냉장정육 상품 운영과 판매를 도입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5월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냉장정육을 판매했으나 콜드체인이 체계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높지 않아 성공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고물가 현상은 편의점의 영업 환경을 바꿔놨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수요가 증가하고, 알뜰 쇼핑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다양한 장보기 상품들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윤 책임은 “장보기 상품을 생각해보면 채소, 과일, 여러 반찬도 생각할 수 있지만 대표 품목은 ‘정육’이라고 생각했다”며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냉장 정육 판매·활성화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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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환 BGF리테일 책임.(사진=이철준 PD)

 

CU는 냉장 삼겹살·목살을 선보이기 위해 하이포크의 한돈 정육을 선택했다. 하이포크는 고기 전문가들의 전문적인 관리와 HACCP 인증 시설에서 돈육을 생산해 믿을 만 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데다,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협력사 선정 후 직접 도축공장, 소분공장 등을 방문하며 편의점 환경에 맞는 상품 출시를 준비했다.

윤 책임은 “MD라면 자신의 상품이 어떻게 출시되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도축되는지 알아야 한다는 생각한다”며 “돼지들의 사육 환경, 도축 과정 등을 확인하면서 상품에 대해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냉장 정육이 전국 편의점으로 유통되기 위해서는 신선도 유지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신경 쓴 요소 중 하나가 포장 방식이다. CU의 오픈 쇼케이스 온도는 대체로 영하 2도에서 영상 10도 사이에서 유지되는데, 고장이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포장에 힘을 줬다. 1차로 상품을 진공 수축해 산소를 차단시켰으며 외부 온도에 따른 변질 가능성과 자극을 방지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용기에 담아 이중 포장해 상품의 안정성을 높였다. 진공 포장 시 최대 15일까지 판매 가능한 유통기한도 절반으로 줄였다. 여기에 냉장 정육은 유통기한이 짧아 점주들이 발주하기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을 고려해 주 1회 발주, 주 1회 배송, 주 5회 판매 계획을 수립했다. 윤 책임은 “냉장 정육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운영하다 보니 출시 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 영업 관리자분들과 점주님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정말 뿌듯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냉장 삼겹살의 성공에 힘입어 3월 초에는 소불고기와 제육볶음도 선보였다. 소불고기는 2㎜ 두께로 슬라이스한 앞다리고기를 양파, 마늘, 배퓨레 등으로 만든 특제 소스에 재운 상품이며 제육볶음은 고추장 소스로 맛을 낸 상품이다.

3월 말에는 냉장육 영역을 확장해 한우 스테이크 판매에도 나섰다. 1등급 한우 설도 부위를 활용한 한우 시즈닝 스테이크 2종(갈릭·페퍼)은 진공 포장된 상태로 0~5℃에서 3주간 숙성하는 웻 에이징(Wet Aging)을 거쳤다. 1인 가구가 이용하기 용량과 가격도 각각 180g, 1만900원으로 책정해 1인 가구가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윤 책임은 “협력사와의 미팅을 통해 편의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과 품질을 모두 만족하는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협력사와 계속 미팅을 진행했다”며 “마진을 조금 덜 보더라도 편의점에서도 한우를 저렴하게 판다는 것을 인식시켜주기 위해 활성화에 의의를 두고 상품을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CU의 정육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은 2018년 9.1%, 2018년 17.9%, 2020년 27.2%, 2021년 24.1%, 지난해 36.9%로 매년 오르고 있다. CU가 신선육 운영을 전국으로 확대한 이래로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판매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52.4%나 뛰었다.

CU는 편의점이 1인 가구가 자주 이용하는 쇼핑 플랫폼인 만큼 이 기세를 몰아 이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삼겹살과 목살을 소포장(300g)해 이달 내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또 오는 15일에는 양념 목살 칼집구이(350g)를 제주도를 포함한 전점에서 운영하는 등 라인업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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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환 BGF리테일 책임.(사진=이철준 PD)

 

윤 책임은 “전국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상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슈가 될 수 있어 부담은 된다”면서도 “이와 반대로 출시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던 상품들이 고객들의 관심을 받고 소비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큰 감동과 성취감을 얻는다”고 밝혔다.

윤 책임은 앞으로 냉동 과일과 냉동 수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냉동 새우와 냉동 과일(블루베리·망고·트리플베리)은 한번 기획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바 있다. 고물가로 인해 시세가 오르면서 냉동 과일·채소·수산에도 1인 가구들의 장보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윤 책임은 “아보카도, 딸기 등으로 냉동 상품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에는 냉동과일이 성주 참외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보다 한 달 더 빨리 출시한 것이다. 참외는 3월 말부터 나오는데 6월이 돼야 가격이 하락한다. 편의점에서도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을 하락하는 방향으로 설정했다.

윤 책임은 편의에서 1차 상품의 운용이 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이라고 평했다. 편의점 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상품이 최근 이슈가 됐던 연세우유 생크림빵, 하이볼 등이 있는 반면 1차 상품은 좀처럼 연상되는 제품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1차 상품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한편 더 많은 경험을 통해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1차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계획이다.

윤 책임은 “과일을 사러 갈 때 ‘편의점도 요즘 가격이 싸다는데?’라고 생각하는 시절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시절이 올 수 있도록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는 게 제 몫”이라고 밝혔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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