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금융 > 보험

IFRS4 2단계 도입…금리 역마진으로 수십조 보험부채 발생

입력 2016-04-10 16:22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의 헐값 매각 논란으로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문제가 보험업계의 이슈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 제도가 2020년 시행되면 일부 보험사는 알리안츠생명처럼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국내 보험사들에게 핵폭탄급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IFRS4 2단계의 핵심은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자신들이 판매한 상품에 따라 고객에게 장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적정 이자율로 미리 적립해야 한다.

IFRS4 2단계 도입으로 보험부채평가는 보험 계약 당시 기준이 아닌 매 결산기의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평가로 변경된다. 이 경우 지난 십수년간 금리가 크게 낮아진 만큼 적립해야 할 부채규모가 한순간에 급증하게 된다.

6~7%의 고금리확정형 장기상품을 과거에 많이 판매했던 생명보험사의 경우 금리하락에 따른 역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생보사 보험료 적립금 중 확정금리 연 7% 이상을 적용해야 하는 규모는 무려 92조4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채권금리가 1%대임을 감안했을 때 4~6%대의 손실이 발생하게 돼 매년 수조원의 적립금을 더 쌓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시가평가를 반영한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방식을 도입하면 보험부채가 2014년 회계 기준으로 볼 때 약 42조원 증가한다는 추산 결과를 발표했다.

이런 결과에 IFRS4 2단계 기준을 단순 적용(상품 포트폴리오별 상계 불인정)하면 보험업권의 총자본금이 59조원에서 17조원으로 급감한다. 보험사들의 자본이 줄게 되는 만큼 막대한 자본확충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한국이 제안한 요구를 반영하기로 해 보험사들의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를 반영한다고 해도 보험사들이 받을 충격은 메가톤급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금이 부족하거나 추가로 확충할 여력이 안되는 보험사는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고, 지급여력비율(RBC)을 충족하지 못하는 회사도 나오는 등 대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