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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빌보드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 “BTS, 그래미 ‘월드뮤직’ 노리면 승산있어”

입력 2018-09-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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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프벤자민(4)
제프 벤자민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그래미 어워드는 매우 보수적인 시상식으로 정평이 나 있죠. 그렇지만 BTS가 월드뮤직 분야를 노린다면 승산이 있으리라 봅니다.”

미국음악전문매체 빌보드의 K팝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은 명실상부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여부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2018 서울 국제뮤직페어’ (이하 2018 뮤콘) 컨퍼런스 연사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에서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그래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방법은 그래미 어워드의 수상자를 투표하는 전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이하 NARAS)를 공략하는 겁니다. NARAS는 음악인·음반산업자·프로듀서·스튜디오기술자 등으로 구성돼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처럼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는 것보다 케이티 페리나 저스틴 비버처럼 미국의 중년층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팝스타가 되는 게 첫 번째 수순이죠. 저는 이를 위해 방탄소년단이 음악활동 외에 미국 내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일종의 유비쿼터스 전략이죠.”

그는 이어 두 번째 방법으로 그래미 어워드의 월드뮤직 분야 수상을 노려보라고 권했다.

“그래미 어워드의 베스트 월드뮤직 앨범상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부른 앨범을 제외한 모든 앨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앨범을 선정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K팝 스타가 이 부분에서 수상한 사례는 한 번도 없죠. 저는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 타이틀곡 ‘아이돌’의 ‘빌보드 핫 100’ 10위권 진입에 대해서는 “스트리밍을 더 노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일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는 아쉽게 10위권에 들어가지 못했다.

“앨범이 계속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싱글 순위 상승도 긍정적입니다. 현재 ‘빌보드 핫 100’의 1위부터 10위까지 힙합 가수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팝 가수는 아리아나 그란데 정도죠. 방탄소년단이 ‘아이돌’ 피처링 상대로 힙합 아이콘인 니키 미나즈를 선택한 건 아주 스마트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죠.”

2015년 방탄소년단을 처음 만났다는 제프 벤자민은 이들의 북미지역 내 인기비결로 ‘공감’을 꼽았다. 또한 방탄소년단이 북미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유념해야 할 점도 ‘팬과의 공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많은 보이그룹들이 사랑노래 같은 표면적인 주제에 초점을 맞췄을 때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에 녹여냈어요.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한 경험, 사회문제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를 노래했죠. 지금은 굉장히 인기가 많아지고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그룹이 됐어요. 이제 전세계인이 방탄소년단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아가는 중이니 서양 미디어에 대한 긴장을 풀고 조금 더 편하고 소탈하게 소통했으면 좋겠어요. 행여 너무 꾸미거나 아티스트 같은 모습은 지양해야 하죠. 그렇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멤버 개개인의 모습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제프 벤자민은 방탄소년단 외 관심을 갖는 K팝 그룹으로 갓세븐과 NCT를 꼽기도 했다. 특히 갓세븐에 대해서는 매우 ‘익사이팅한 보이 밴드’라고 눈을 반짝였다.

“갓세븐은 아주 재미있는 보이밴드입니다. 이들은 미국 바클레이스 센터 무대에 서고 남미 지역 아레나 투어를 매진시켰어요. 그 드넓은 공연장이 갓세븐의 팬들로 꽉 찰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죠. 아레나를 다 채우는 건 웬만한 가수도 쉽지 않거든요. 영향력도 높고 발전 가능성도 높은데 인기에 비해 다소 과소평가된 그룹이 아닌가 싶습니다. NCT는 접근 자체가 신선해요. 특정지역과 K팝이 믹싱된 유닛이 새롭게 생겨나죠. 라틴 아메리카에서 새로운 유닛이 탄생하면 더없이 훌륭할 것 같습니다.”

제프 벤자민이 K팝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게 된 사연도 재밌다. 가수로 활동하던 어머니 덕분에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음악을 접한 그는 유튜브가 태동하던 2008~9년 처음 K팝을 접했다. 당시 애프터스쿨의 ‘너 때문에’를 들으며 발라드, 댄스, 일렉트로닉, 랩이 혼재한 K팝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됐다.

“K팝의 매력은 단순히 노래가 아니에요. 노래를 듣다 보면 뮤직비디오에 빠지고 그 다음에는 가수들이 출연하는 버라이어티쇼 시청으로 이어지죠. 저도 애프터스쿨의 팬으로서 가은이 출연한 Mnet ‘프로듀스48’을 시청하며 응원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요소를 즐길 수 있는 게 K팝에 빠지게 된 계기죠.”

K팝과 사랑에 빠졌다는 이 남자는 한국에 방문하며 가장 하고 싶은 일로 한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 아티스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한번쯤 한국 TV 리얼리티쇼에 출연하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 저는 준비가 안됐고 러브콜이 온 곳도 없으니 다음 순서를 기다리려고요.(웃음) 그리고 지난 번 서울 방문 때 N서울타워에 걸어놓은 제 자물쇠가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싶군요. 우선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음악 산업 교두보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합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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