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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당신의 추억을 팝니다"…뉴트로에 빠진 창업시장

‘닭갈비·냉동삼겹살·간장계란밥’…추억 깃든 메뉴 재등판
놀이시설·서비스업에도 부는 뉴트로 열풍
전문가 "지속혁신 가능 업종인지 선검토해야"

입력 2019-03-27 07:00 | 신문게재 2019-03-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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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창업시장에도 뉴트로(New-tro) 트렌드가 뜨고 있다. 뉴트로는 단순히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을 뜻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트렌드코리아 2019’를 통해 제시하면서 올 한해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창업 시장에서도 본질은 유지하면서 재해석을 통해 현대화시키는 전략이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뉴트로 트렌드는 외식업, 소매업, 서비스업 등 전 업종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닭갈비·냉동삼겹살·간장계란밥’… 추억 깃든 메뉴 재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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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도시락이 신메뉴로 출시한 버터간장 스크램블. (사진제공=한솥도시락)


뉴트로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는 외식업이다. 과거의 업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밀레니얼 세대인 2030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치즈닭갈비 전문점이다.

닭갈비는 춘천닭갈비가 원조다. 닭갈비와 야채를 듬뿍 넣어서 익혀 먹은 후 밥을 볶아서 먹는 등 푸짐한 양에 젊은 층이 열광했던 음식으로 꼽힌다. 이러한 일반적인 닭갈비가 최근 새롭게 재해석되면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홍춘천 문어치즈닭갈비
홍춘천 문어치즈닭갈비. (사진=홍춘천치즈닭갈비)

홍춘천치즈닭갈비는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식재료인 치즈에 주목했다. 홍춘천에 따르면 천연치즈인 고다치즈와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해 독자적인 치즈를 만들어냈다. 이외에도 오징어치즈닭갈비, 문어치즈닭갈비, 새우치즈닭갈비 등 해물을 튀겨 닭갈비·치즈와 곁들여 먹는 독창적인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존과는 차별화된 닭갈비를 선보이면서 홍춘천 가맹점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홍춘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급성장해 현재 2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올해 250개의 매장 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솥도시락도 최근 퓨전 도시락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뉴트로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1일에 출시한 신메뉴 버터간장스크램블은 중·장년층이 즐겨 먹던 간장계란밥을 한솥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메뉴다. 이에 버터간장스크램블이 도시락에 추억이 있는 중장년층과 신 메뉴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한솥도시락 측의 설명이다.

삼겹살도 뉴트로 콘셉트에 빠졌다. 생고기 중심이었던 삼겹살 매장 가운데서 최근 냉동삼겹살이 인기를 얻고 있다. 냉동삼겹살은 과거 인기 있었던 대표 서민음식으로 꼽히지만 뉴트로 트렌드와 경기불황이 겹쳐 인기 업종으로 급부상했다.

서울 논현동 강남구청역 인근에 위치한 냉동삼겹살 전문점 ‘대삼식당’은 연일 만원이다. 간판도 잘 보이지 않고 찾기 힘든 골목에 위치해 있지만 평일, 휴일 가릴 것 없이 줄 서서 먹는 대박집으로 소문나 있다. 매장은 99㎡(약 30평) 정도 규모다. 이 매장뿐만 아니라 논현동 일대의 골목 곳곳에서 냉동삼겹살집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했던 메뉴가 과거 추억을 되살리고 젊은 층도 먹을 만한 새로운 음식으로 맛이 개선되면서 얼어붙은 외식 창업시장을 달구고 있다.


◇놀이시설·서비스업에도 부는 뉴트로 열풍… 롤러장·빨래방의 ‘부활’

 

롤러스케이트장
창업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는 롤러스케이트장.

 

뉴트로 트렌드는 외식뿐만 아니라 놀이시설, 서비스업 창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가운데 롤러스케이트장 창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롤러장은 과거 탈선 공간이 아닌 음악이 있는 건전한 스포츠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가는 추억을 나누는 공간으로 평가되는 한편 미세먼지 영향으로 실내 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주말뿐만 아니라 주중에도 롤러장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80~90년대 유행했던 빨래방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 등장한 빨래방은 무인으로 이뤄지며 세탁·건조기의 성능까지 좋아지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노인 인구 증가 등으로 각 동네상권을 속속 파고들고 있다.


◇창업시장서 퍼플오션 더 효과적이나… 지속혁신 가능 업종인지 선검토해야

창업 시장에서 생소한 블루오션을 창출하기보다는 과거를 보고 현재를 새롭게 개선하는 퍼플오션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게 창업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창업자가 새로운 업종을 찾아서 뛰어들기 때문에 아무리 뉴트로라고 해도 곧 과당경쟁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창업컨설팅학과장은 “지속적으로 혁신을 해나갈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있는 업종인지 먼저 검토해야 한다”면서 “자영업 시장은 누구나 쉽게 들어 올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을 명심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먼저 세운 후 창업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시설 사업 같은 것은 더 좋은 경쟁점포가 가까운데 들어서면 고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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