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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전세계 돈풀기 바람… 국제정세로 본 하반기 증시 전망

반도체·IT·5G株 상승기류

입력 2019-07-16 07:00 | 신문게재 2019-07-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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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을 만나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회의를 많이 토로하곤 한다. 그들은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만나면서 한국 주식시장이 소외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한다. 한국 주식시장은 자생적인 모멘텀이 많지 않고, 대외 경기에 많이 휘둘리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대외 경기가 조금만 완화되고 한국 주식시장이 가치 대비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그만큼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정보를 찾아보면 매력적인 것이 한국 주식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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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은행 돈풀기는 경제 침체 막기 위해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11년째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하는 의구심과 불안감이 나타난다. 이러한 불안감은 주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과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기인한다.

이런 가운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트럼프 보호무역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3대 중앙은행은 돈풀기에 나서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유럽 경제를 살리고자 연말경에는 금리인하와 채권매입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물가 전망을 낮추고, 내년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과 트럼프의 보호무역 확대 가능성을 바탕으로 보험용 금리인하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중앙은행의 돈풀기는 과거 1990년대 후반과 유사한 모습이다. 당시 선제적으로 경기 둔화를 저지하기 위해 돈을 푸는 상황에서 75bp(1bp=0.01%p)정도 금리를 인하한 이후 경기는 재차 상승했고, 나스닥 중심으로 주식시장의 가치가 계속 상승했다.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인 가운데 향후 다가올 경기 둔화를 미리 두려워해 돈을 풀면, 저금리를 활용한 자본가들의 자본 형성이 더욱 용이해져 사회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된다.

다만, 지금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관심은 돈풀기 부작용보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일정부분 자산시장의 버블을 용인하더라도, 경기 침체는 막고 보자는 것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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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극단적 선택 어려워

최근 트럼프의 행보에 집중할 필요 있다. 단언하기 어렵지만 트럼프도 극단적인 선택, 즉 나머지 중국산 전체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미·중 헤게모니 싸움은 몇십년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지지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승리를 가져다 준 주요 경합 지역(농촌 지역, 자동차 생산 지역 등) 6개 주 중 5개 주가 2018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으로 회귀하며 트럼프에게서 돌아섰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농산물과 제조업 수출품이 감소하면서 해당 지역에 약속한 공약이 양날의 검으로 돌아온 셈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 지역 탈환과 재선을 위해 중국을 압박했다는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실제 미국이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실리와 명분을 모두 얻는 길이다.

멕시코와의 합의, 이란에 대한 공세 막판 저지 등 최근 트럼프의 행보를 보면 극단적인 결정보다 극도의 협상 전략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만약 무역분쟁이 극단으로 치닫는다면, 미국 경기 둔화, 지지율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미·중이 계속 협상을 지속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가와 금융시장 안정, 주식시장 상승을 유도해 자신의 업적으로 치하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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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 중 산업에 주목해야

이런 전제에서 주식시장은 나쁠 것이 없다. 다만 한국 주식시장이 이러한 대외 여건에 바로 반응할 것인가가 걱정일 뿐이다. 2019년 기업이익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이를 고려하면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비싸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과 같이 움직이기보다 다소간 저점을 높이는 정도로만 반응할 수 있다.

결국 한국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투자 확대는 수출이 회복되고, 기업이익의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돼야 편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외국인도 투자 지표가 확인되면 빠르게 한국 주식시장을 매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바닥권에서 상승을 모색하는 점, 반도체 업황도 4분기에는 점차 완만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는 점에서 적어도 9월 이후에는 투자 지표의 회복세가 예상된다. 그 이전까지 지수는 저점을 높여가며 본격적인 상승을 대비할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목표는 경기 침체를 막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6년과 같이 중국의 공급 측 개혁 등으로 제품 가격과 물가가 상승하면서 경기를 끌어올리기보다 이미 구조적으로 성장 중인 산업이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 IT대형주들이 각국 중앙은행들의 돈 풀기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FANG(Facebook·Amazon·Netflix·Google)주, MAGA(MS·Amazon·Google·Apple)주 등이 프리미엄을 계속 받는다면, 한국은 다시 반도체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업황은 지금 최악의 국면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반도체 시장은 하반기 MS, 구글 등 미국 주요 IT기업의 하반기 계획 실행이 가시화되며 재차 수요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플랫폼 산업을 주도로 미국에서는 현재 FANG주과 같은 플랫폼 업체가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도 이를 반영해 플랫폼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거대 IT기업들의 설비 투자를 살펴보면, 빅데이터 투자, AI(인공지능) 투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투자, 나아가 속도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5G 관련 통신장비 및 설비 투자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글로벌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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