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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DLS·DLF 쇼크'로 본 파생결합상품의 모든 것

입력 2019-08-27 07:00 | 신문게재 2019-08-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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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DLF 불완전판매 의혹이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손실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해당 금융사 검사에, 소비자들은 단체행동에 나섰다.

 

그렇다면 이 상품은 무엇일까. 저금리·저성장 시대 투자처로 각광받는 이 상품은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그러나 목표는 목표일 뿐이다. 실제 수익률은 다르다. 고수익 상품에 투자할 때 수익보다 위험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대중에게 생소한 DLS·DLF 등 파생금융상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 파생 派生 Derivatives

금리·환율·주가 등의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의 위험을 피하거나 최소화하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거래자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게 각종 금융상품을 결합시켜 완성한 상품을 파생금융상품이라고 한다.

‘파생’이란 용어가 사용된 것은 이 금융상품의 가치가 외환, 채권, 주식 등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으로부터 파생돼 결정되기 때문이다. 파생금융상품 거래에는 위험을 회피하려는 투자자 뿐만 아니라 이러한 위험을 사들임으로써 이익을 얻으려는 투기자도 참여하게 된다. 기초자산의 미래 가격변동을 예상하고 레버리지(실제 가격변동률보다 몇 배 많은 투자수익률이 발생하는 현상)를 이용하는 것이다.



◇ DLS·DLF

최근 DLS·DLF를 놓고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DLS(Derivative Linked Securities·파생결합증권)는 주가·주가지수 뿐만 아니라 이자율·통화·실물자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주가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보다 확장한 것으로 보면 된다.

DLF(Derivative Linked Fund·파생결합펀드)는 DLS를 편입한 펀드를 말한다. DLS가 달걀이라면 DLF는 바구니인 셈이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이 일정기간에 정해진 구간을 벗어나지 않으면 약정 수익률을 지급하고, 벗어나면 원금을 잃는다.



◇ 막연한 기대는 금물

DLS는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한 무담보·무보증 증권으로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니다. 발행사의 파산으로 채권자에게 지급할 돈이 부족하다면 투자원금과 수익을 돌려받지 못한다. 은행에서 판다고 해서 예적금처럼 원금보장이 안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ELT(주가연계특정금전신탁)과 ELF(주가연계펀드) 등도 신탁과 펀드에 ELS를 담는 상품으로, 파생결합증권인 DLS와 같은 위험을 갖는다.

이 상품 투자 시 손익발생 조건과 기초자산에 대한 이해는 투자자에게 필수다. 특히 기초자산 가격이 투자자 예상대로 움직일 것이란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기초자산이 반토막 나지 않는 이상 손실이 안나기 때문에 사실상 원금이 보장된다”는 판매 직원의 말을 믿어서도 안된다.



◇ 고수익=고위험

고수익은 고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DLS의 기초자산이 많을수록 위험도 커진다.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조건이 늘어나는 셈이다. 투자자에게 불리하다.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수익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손실이 나는 구조다. 분산투자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것이다.

또 가입 때 제시하는 수익률이 높으면 위험도 높아진다. 자산을 공격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고수익을 얻기 위해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DLS는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규모가 다른 상품보다 커지는 ‘꼬리 위험’(Tail Risk)이 있다. 평상시 손실보다 수익이 날 확률이 높도록 설계했지만 돌발 위험의 방어수단이 부족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3~2015년 손실상환된 ELS 평균 손실률은 37.28%였다. 투자에 앞서 수익보다 위험성을 먼저 따져보는 게 좋다.

중도상환을 신청하면 원금 손실 위험이 커진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발행사가 운용비용 등을 떼어내기 때문이다.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중도상환절차와 중도상환가격 결정방법 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조기상환은 정해진 조건을 충족해야만 가능하다. 일정기간마다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해당 시점에 발행 당시 미리 정한 조건에 맞아야 한다. 조기상환을 예상하며 단기 필요자금을 투자하기보다 만기를 기준으로 투자기간을 설정하고, 만기까지 자금의 여유가 있는지 고려하자.



◇ 투자는 자기 책임

DLS는 손실이 난 뒤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돼 있다. 개방형 펀드나 주식과 달리 만기가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이 기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회복하지 못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여유자금으로 자기 책임 아래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 노후자금이나 병원비 등 쓸 곳이 정해진 자금보다 가급적 여유자금으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 판매직원의 권유에 의존하지 말자. 반드시 투자자 본인이 상품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계약서(청약서)에 서명하기 전 투자설명서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분쟁에 대비해 상품안내서류는 잘 보관하자.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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