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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둘이 벌어 더 모으려면… 통장도 소비도 '일심동체'

코로나19에도 슬기로운 맞벌이생활

입력 2020-05-26 07:10 | 신문게재 2020-05-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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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519

 

2004년 미국에서 출간된 ‘맞벌이의 함정’이라는 책은 맞벌이 부부 중 한명이 실직하면 가계가 급속도로 위축돼 가계 파산 및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는 메커니즘을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늘날 한국의 맞벌이 부부도 결코 이 함정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고용노동부에 의하면 올해 3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15만6000명으로 전년대비 25% 넘게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맞벌이 가구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 맞벌이 현황

코로나19 사태로 유치원·학교 개학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자녀 돌봄’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한사람은 일을 ‘그만둬야 하나’를 고민하게 만든다. 지난 2018년 통계청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1225만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568만 가구로 전체의 46.4%를 차지했다. 두 집 중 한 집은 맞벌이를 하는 셈인데, 여성 경제활동 참가자가 지속으로 늘면서 맞벌이 가구 수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30대(49.9%), 40대(54.2%), 50대(50.5%)에서 모두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녀가 태어나면 여성이 자녀양육을 위해 일자리를 그만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맞벌이 가구가 대중적인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맞벌이 가구는 경제적으로 훨씬 여유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월 660만원으로 외벌이 가구(445만원)에 비해 약 1.5배 많다. 맞벌이 가구의 월 평균 지출도 504만원으로 외벌이 가구(332만원)에 비해 172만원 많다. 반면 맞벌이 가구의 저축 여력은 156만원으로 외벌이 가구(113만원)에 비해 월 43만원 더 많은데 그치고 있다.

즉, 전체 소득에서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해 보면 맞벌이 가구 76.3%, 외벌이 가구 74.6%로 맞벌이 가구는 많이 버는 만큼 더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맞벌이 가구는 지출을 줄이고 저축 여력을 높여야 유리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맞벌이 가구는 외벌이에 비해 매월 교통비 20만원, 음식·숙박비 17만원, 식료품비 11만원을 더 쓰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구는 교육에 대한 지출이 많다 . 맞벌이 가구의 교육 비용은 31만원으로 외벌이 가구에 비해 두배 이상 많아,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소득에서 지출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해보면, 맞벌이 가구는 대부분 항목(식료품, 주거·수도·광열비를 제외)에서 외벌이에 비해 지출 비중이 높다. 따라서 맞벌이 가구는 소득은 많지만 소비성향도 같이 높아 경제적인 효과가 그리 높지 않다. 맞벌이 가구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허브통장을 만들자

우선, 맞벌이 가구의 소득 통합관리를 위한 ‘허브(HUB)통장’을 만드는 것이 좋다. 지난 2015년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가 실시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54.4%가 배우자의 수입에 대해서 모른다고 응답했다. 부부가 서로 수입을 모르면 통제 받지 않은 지출이 늘어나 새는 돈도 많아진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는 서로의 수입을 공개하고, 지출이 발생하기 전에 허브통장에 두 사람의 월급을 합쳐야 한다. 허브통장을 만들어 사용하면 돈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장기적인 재정계획을 세우기 좋다. 다음은 허브통장에서 자금의 용도에 따라 저축·투자통장, 소비통장, 비상금통장 등으로 나누어 돈을 보낸다. 월급을 한 곳에 모은 뒤 다시 목적에 맞게 나누는 것이 맞벌이 자산관리의 첫걸음이다.


◇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

다음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 지출을 줄이면 그만큼 저축여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맞벌이 가구는 많이 버는 한 사람의 소득을 넘지 않게 지출 계획을 세워야 탈이 생기지 않는다.

이때 부부가 각각 얼마를 쓰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두 사람이 각자 돈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출을 정확하게 아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따라서 가계부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두 사람 모두가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부부가 처음부터 소비성향이 같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더 큰 집에서 살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더 좋은 차를 사고 싶어한다.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 보니 지출에도 격차가 생긴다. 따라서 부부간의 재무대화를 통해 소비에 대한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종잣돈을 최대한 빨리 마련하자

마지막으로 맞벌이 부부가 저축을 하는데 있어서 시기별 목적에 맞는 종잣돈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고정적인 지출이 적어 부부가 돈을 가장 많이 모을 수 있다. 이때 부부의 첫 종잣돈을 마련해두면 주택 마련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향후 발생될 교육비를 미리 저축 하는 것이 좋다. 고등학교 입학 후 본격적으로 교육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자녀 교육비에 대한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맞벌이 가구는 노후에도 연금 맞벌이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연금 외에도 퇴직연금을 중도인출 없이 퇴직시점까지 유지해가고, 연금저축에 가구 소득의 10% 내외를 적립해가는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좀 더 여유 있는 경제 생활을 위해 맞벌이를 시작한다. 맞벌이 부부의 경제를 100% 활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목표’와 ‘신뢰’다.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부부가 재무대화를 할 땐 서로의 소비 습관을 비난하기보다 재무목표를 세우고 가계부를 점검하는 시간이 좋다.

이렇게 맞벌이 부부가 자산관리를 함께 하면 결속력이 더욱 단단해진다. 작은 재무목표라도 먼저 세워본 뒤 이를 달성하게 되면 서로 칭찬해주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당장 즐길 수 있는 해외여행, 명품소비, 화려한 외식 등 줄일 수 있는 항목을 조절하고 미래를 위한 저축을 늘려 나간다면 시간이 흐른 뒤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한세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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