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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노후준비·자녀교육, 두 마리 토끼 잡기

입력 2020-06-25 07:10 | 신문게재 2020-06-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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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병철 기자 burnhair@viva100.com)
 

중년기 부모에게 자녀는 시간과 노력의 대부분을 투자한 인생에 가장 의미 있는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학력이 사회진출 이후 소득수준과 높은 비례관계를 보인다.

부모들은 자녀가 명문대학에 진학해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사교육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사교육비는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고, 한번 나가기 시작하면 좀처럼 줄이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높은 대학진학률(70.4%)과 취직이 늦어지는 최근의 경향으로 인해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다.

40대는 소득이 가장 많은 시기이지만, 자녀교육비와 생활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 가족부양 부담이 큰 시기다. 가구주 연령별 월평균 소비지출은 40대(320만원)가 가장 많고, 이어서 50대(284만원), 39세 이하(244만원) 순이다.

40대는 생애 주기상 자녀들이 본격적으로 사교육비 지출이 필요한 초·중·고등학생인 경우가 대다수다. 전체 가구는 소비지출 항목 중 교육비(8.3%) 비중이 다섯번째로 많지만, 40대 가구는 소비지출 항목 중 교육비(15.5%) 비중이 가장 높아 자녀 교육비 부담이 가장 큰 시기다.

가구주 연령별 교육비 비중은 40대(15.5%)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50대(8.8%), 39세 이하(5.7%) 순이다. 40대 중산층 가구가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성공을 위해 교육비를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줄이지 못하고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이처럼 40대는 가계지출에서 교육비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데, 자녀 교육비를 우선 지출하다 보면 중요하지만 당장 급하지는 않은 노후준비를 미루게 되는 것이 문제다.

‘2019년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4명 중 3명(74.8%)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사교육 참여율은 2016년 이후 계속 늘고 있다. 참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9000원으로, 2019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477만원)의 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녀가 2명이라면 가구소득의 18%를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이다.

가구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높다. 사교육비 지출은 소득이 200만원 미만은 10만4000원인데 반해 800만원 이상은 53만9000원으로 5배 더 높다. 사교육 참여율은 소득이 200만원 미만은 47.0%인데 반해 700만~800만원인 경우에는 87.0%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높은 사교육 참여율과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은 노후준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2019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인 3명 중 1명(34.9%)이 노후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이유는 ‘준비할 능력 없음’(40.1%)이 가장 많고 다음이 ‘앞으로 준비할 계획’(33.7%)의 순이다.

노후에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자녀가 있으면 노후에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기혼 여성의 4명 중 1명(24.8%)만 찬성했고, 4명 중 3명(75.2%)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에 대한 경제적 기대감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교육과 노후 준비는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중한 목표다. 수명은 길어지고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있기 때문에 자녀 교육과 본인의 노후 대비 사이에 합리적인 균형을 맞춰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마지막에 줄이는 것이 교육비다. ‘2019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의 재정상황이 악화된다면 우선적으로 줄일 지출항목’은 외식비(64.4%)가 가장 높고, 이어서 식료품비, 의류비, 문화 · 여가비 순이다. 교육비(8.6%)를 줄이겠다는 비율은 제일 낮았다.

하지만 부모가 과도한 교육비를 지출하다 노후준비를 하지 못해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한다면 자녀에게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사교육비를 절약해서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

40대가 자녀교육과 노후준비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사교육비를 절약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약한 사교육비는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투자하면 노후에 대비할 수 있다.

먼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 중·고등학생 때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부족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둘째, 자녀의 적성을 파악해 진로를 결정하고 진로에 맞는 과목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셋째,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EBS에서는 모든 학년의 학생들을 위한 품질이 높은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자녀가 저학년일 때에는 방과 후 교실을 활용하면 사교육비를 절약할 수 있다.

하철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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