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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반도체 공장에 '100개의 눈 거인'이 산다?

[AI 메타버스 타고 미래로] ⑮SK하이닉스
판옵테스 VM, 제조 공정 결과 예측…수율 개선으로 수익성 상승

입력 2023-02-01 07:00 | 신문게재 2023-02-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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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판옵테스 VM 도입 후 실 사용 경험을 설명하는 (좌측부터) 정현경 TL, 노도형 TL, 임동균 매니저.(사진제공=SK하이닉스)

 

반도체를 양산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수율’이다. 수율은 반도체 제조 시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이르는 말이다. 불량률의 반대말인 셈이다. 생산성과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만큼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율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AI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사람이 직접 연산하기 힘든 영역을 AI가 대신해주는 등 반도체 생산량을 올리기에 적합하다.

국내 반도체 기업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 12월부터 AI솔루션 Panoptes VM(판옵테스)을 양산 팹(Fab)에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산업 AI전문 스타트업 ‘가우스랩스’에서 출시한 판옵테스 VM은 제조 공정 결과를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 공정 결과를 예측하는 가상 계측 AI솔루션이다. 판옵테스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눈이 백 개 달려 모든 것을 보는 거인 ‘판옵테스’에서 따왔다. 제조 공정 중 벌어지는 모든 일을 모니터링 한다는 의미다.

판옵테스 VM은 박막 증착 공정에 우선 도입됐다. 박막 증착 공정은 웨이퍼 위에 박막을 씌우는 핵심적인 과정으로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요돼 전수 계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해당 공정에 판옵테스 VM을 도입 후 SK하이닉스는 공정 산포 평균 21.5% 개선 및 수율 향상이라는 효과를 얻었다. 산포는 해당 공정에서 생산된 제품들의 품질 변동 크기로, 산포가 줄어들수록 불량 가능성이 줄어들기에 적정 수준을 넘어서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정현경 SK하이닉스 TL은 “공정 중 발생하는 챔버 안의 압력, 온도, 분사 거리, 가스 주입량, 전류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판옵테스 VM을 통해 웨이퍼 위에 증착된 필름의 굴절률과 두께와 같은 공정 결과값을 예측하는 것”이라며 “전수 검사 없이도 전수 검사한 것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옵테스 VM이 이 같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가상계측이 필요하다. 가상계측이란 제조사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 중 일부만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제품에 대한 계측을 진행하기에는 시간과 자원의 소모가 커 샘플림을 통해 계측을 실시한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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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K하이닉스)

 

문제는 정확도가 높은 가상 계측 모델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한 공정 내에서 나오는 장비 센서 데이터가 수백 개이다 보니, 다양한 센서 데이터 중 결과값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파라미터를 찾아내는 작업의 난이도가 높은 것이다.

가우스랩스 임동균 매니저는 “판옵테스 VM은 동일 공정을 진행하는 복수 장비에서 데이터를 취합하고, AI기술을 이용해 공정 결과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파라미터를 추천해준다”며 “엔지니어가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예측 모델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알고리즘과 인간의 지식을 결합해 결과값을 예측하는데 필요한 파라미터를 더욱 정교하게 뽑아내다보니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판옵테스 VM을 통해 생산 운영 효율화와 수율 개선을 넘어 품질 사고 예방도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계측 주기가 길어 공정 중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포착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하지만 이제 판옵테스 VM이 모든 웨이퍼에 대해 공정 결과를 예측해주기 때문에 공정과 장비의 이상 상황을 빠르게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영식 SK하이닉스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가우스랩스와의 협력을 통해 한층 지능화된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구현에 힘쓰고 있다”며 “반도체 개발 및 생산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여 기술 우위를 지속 확보해 나갈 것이며, 이번 판옵테스 VM 도입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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