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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건강은 셀프입니다!"… 코로나 시대 '셀프케어 시장' 고속 성장

입력 2020-10-06 07:10 | 신문게재 2020-10-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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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 안마의자

 

70대 중반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고령자 감염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2019년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는 802만명으로, 고령화율이 15.5%에 이른다. 고령화 속도는 갈수록 빨라져 2025년이면 1000만명을 넘겨 고령화율 20.3%의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고령사회란 곧 고령질병사회가 도래함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 특히 전염병에 취약해 진다. 특히 노년기 기저질환자들은 건강 유지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핵가족시대에 1인 가구가 늘면서 예전 같은 가족 보살핌도 쉽지 않다. 결국 노인들도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얘기다.

 

 

◇ 이제 ‘셀프 케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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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4일 0시 현재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모두 2만4091명이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30%에 육박한다. 60대가 16%대, 70대가 8%대, 80대 이상이 4% 안팎이다. 사망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94%를 웃돈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도 60대가 1%대, 70~79세가 7%인데 80세 이상이 되면 21.38%로 훌쩍 높아진다. 나이가 많을수록 코로나19 대응에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셀프 메디케이션(Self Medication)’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가벼운 질환은 물론 만성 질환을 예방 또는 치료하기 위해 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이나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스스로 구입해 자체 처방하는 것을 말한다. 당장은 큰 질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노후에 질병을 달고 살기 싫어 미리 미리 건강을 챙기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용어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을 계기로 ‘면역력 강화’가 화두가 되면서 이제는 고령자들도 스스로 자기 건강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른바 ‘셀프 케어’시대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잡히지 못하면서 식품이나 유통 건설 등 거의 모든 업계에서 ‘셀프 메디케이션’ 마케팅이 한창이다.

코로나로 인해 건강이 최대 화두가 되면서 건강기능식품 외에 안마 의자나 의료가전 등 헬스케어 가전 판매도 덩달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 주 소비층이 고령자들이다.

 


◇ 안마의자·건강측정기기 ‘코로나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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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에는 특히 안마의자 시장이 부쩍 커졌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9월 들어 28일까지 판매량이 전년대비 25%나 증가했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에서는 추석 전 2주일 동안 안마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가 더 늘었다. 가장 싼 제품이 300만원대의 고가 임에도, 추석 귀향길을 포기하는 대신에 부모님께 드릴 선물 씀씀이가 커진 때문이다. BTS(방탄소년단)의 바디프렌드 TV광고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4년 동안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던 LG전자까지 이번 추석을 맞아 안마의자 신상품을 선보였을 정도로 코로나19와 추석 상황이 딱 맞아떨어졌다. 올해 안마의자 시장은 1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고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근에는 렌탈 서비스도 늘고 있다.

건강 자가 측정용품 판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온도계나 혈압계 등 건강측정용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나 늘었다고 한다. G마켓에서의 판매량도 70%나 증가했다고 한다. 대부분 젊은이들이 구입하지만 떨어져 사는 부모나 조부모를 위한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경우는 물론 중·장년층이 직접 구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면역력 강화 차원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 마켓컬리에서 8월 19일부터 9월 26일까지 팔린 선물기획상품 가운데 41%가 건강기능식품이었다고 한다. 이 역시 선물용이 많지만 최근 들어선 노년층이 직접 매장을 들러 사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2019년에 4조 5800억원이던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올해는 6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 고령자들도 자가 돌봄 시스템에 맞춰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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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시작된 언텍트 디지털 시대에 발 맞춰 고령층도 이제는 ‘디지털 디바이드’에 접근도를 스스로 높여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T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고령자들이 모바일 뱅킹이나 키오스크 사용 등에서 극심한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가운데 최대 70% 가량이 온라인으로 처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지고 은퇴 후 거주지를 교외로 옮기는 사례가 늘면서 이제는 고령층도 스스로 디지털 문맹에서 벗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셀프 메디케이션’을 비롯한 언텍트 시대의 셀프 대응책들은 국가 재정 상황을 봐서도 매우 긴요하다. 고령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전되는 상황에서, 우리 건강보험 재정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가 된 일본의 경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한시적으로 특례를 적용해 개인의 자체 처방용 약 구입비용 일부를 소득공제 해 주고 있다. 나중에 건강보험에서 지출할 것을 미리 지원하면서 개인과 부담액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도 이런 방식의 셀프 메디케이션 시장 활성화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 사회적 연대 강화로 노후 공생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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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우리 사회의 과제는 ‘사회적 연대강화’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장기화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회적 단절과 소외계층 고립이 심화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이제는 사회적 연대 강화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웃과의 안전한 공생’은 그래서 중요하다. 당장은 대면접촉 제한으로 어렵지만, 해외 복지 선진국들처럼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단체 생활을 통해 서로의 건강을 함께 보살피는 사회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유럽의 사회주택인 ‘자르크파브릭(사진)’는 대단위 개방형 아파트다. 식당과 카페 도서관 공연장 유치원 사우나 같은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연회비를 내면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모두 싼 값에 서비스된다. 미국과 일본에서 성공한 은퇴자 주거단지(CCRC)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외곽에 부지를 마련해 거주와 돌봄을 공유함으로써 공동 케어가 가능하다.

일본의 ‘3세대 동거’ 활성화 정책도 주목할 만 하다. 일본에서는 자녀와 부모, 조부모가 함께 사는 가구가 전체의 7% 가량 된다고 한다. 도쿄시나 지바시 등은 이런 가구에 50만엔 가량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출생률 증가는 덤이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3세대 동거가구의 합계출산율은 2.09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의 1.84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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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노인지원주택 조감도


우리나라도 지자체들이 앞장서 고령자 주택을 건설해 지원해 주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65세 이사 저소득 노인이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하면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안심가득 노인지원주택’을 양천구와 금천구, 동대문구, 강동구에 올해 90호 월세로 공급할 계획이다. 경증치매나 노인성 질환자가 주요 대상이다. 주거코디(사회복지사)가 이사부터 돌봄까지 전담 지원한다.

정길준·노연경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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