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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금융이슈 리뷰] 금소법 시행, 소비자 불편 개선됐나

입력 2021-12-27 11:11 | 신문게재 2021-12-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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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숨통 트이나, 은행권 대출 재개 움직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금융권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지난 3월 금소법이 시행된 후 금융사 영업현장에는 일대 혼란도 있었지만, 6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치는 동안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금소법 안착에 위해 노력해왔다.

금소법 시행 후 은행, 보험 등 금융권 전반적으로 민원이 감소해 실효성이 있다는 긍정 평가가 있는 반면에 ‘소비자 없는 소비자 보호법’이란 비판도 나온다. 또 8년전 발의된 금소법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전환이 가속화되는 현재의 금융상품시장 환경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소법이 지난 3월 25일 시행돼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와 금융상품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조항으로는 금융상품 판매과정에서의 6대 판매규제(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준수, 불공정영업행위·부당권유행위 및 허위·과장광고 금지), 판매 이후의 청약철회, 문제 발생시의 손해배상 입증책임, 위법계약해지, 분쟁조정제도 등을 규정하고 있다.

법 시행 초기인 지난 3월 영업현장은 큰 혼란을 빚었다. 설명의무가 강화되고 금소법으로 바뀐 상품 판매 프로세스 등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은행 영업점에서는 적금 하나 가입하는데 평소보다 2~3배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이후 금융당국은 금소법 정착을 위해 가이드라인 등 지침을 내렸고 금융사는 이를 반영해 업무시스템을 개선해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소법 시행 초기 현장에서 다소 혼선이 있었다”며 “지금은 영업점 직원이나 금융소비자들도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안정화되는 단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금소법이 실시된 올해 상반기 금융 민원은 대체로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건수는 총 4만2725건으로 전년 동기(4만5922건) 대비 3197건(7.0%) 감소했다. 은행권, 생보, 손보 등의 민원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8%, 13.1%, 2.9% 감소했다. 반면 주식 리딩방, MTS 전산장애 등으로 금융투자업권 민원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24.2% 늘었다.

6개월간의 계도기간 중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금소법 위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이들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보험·연금 등 금융상품 판매가 ‘중개’ 행위에 해당된다며, ‘미등록 중개행위’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소비자편익을 앞세워 금융 분야에서 파죽지세로 영역을 넓혀가던 카카오페이는 당초 제도적 요건을 지키며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당국의 엄정한 방침 앞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운전자보험 등의 상품판매와 자동차보험료 비교·가입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네이버페이 등 온라인플랫폼과 핀테크 업계에서도 일부 서비스 중단과 개편이 진행됐다.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명목 하에 혁신 의지를 꺾는다’는 핀테크 업체들의 불만이 불거져 나왔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사업자들은 직접 금융상품을 만들 순 없고 보유 정보나 데이터를 통해 고객에게 추천해주는 사업모델인데 비교추천이 제한되다 보니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금소법 시행에도 영업현장에서 나쁜 관행으로 여겨졌던 일부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국내 16개 은행에서 대출 실행 전후 1~2개월 이내 타 금융상품에 가입한 ‘편법 꺾기’ 의심거래가 8만407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4조957억 원 규모다. 기간을 넓혀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년 반 동안을 살펴보면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기업은행의 ‘꺾기’ 의심거래가 가장 많았다는 설명이다.

2011년에 발의된 금소법이 비대면화가 빠르게 진행된 현재의 금융상품시장 환경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금융상품 판매규제도 비대면에서 동일하게 적용은 되지만 규정 자체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비대면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예를 들면 설명의무 규제의 경우 금융상품 설명서를 교부하는 것만으로도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하지만 고객이 읽지 않으면 그만이고, 적합성 원칙의 경우에도 비대면 상황에서는 고객이 모순된 답변을 한 경우 대면에서처럼 질의응답을 통해 교정할 수가 없어서 부적합한 상품이 권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원래 금소법이 금융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것인데 비대면 채널로 전환되면 고객이 행위를 주도하므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그러다 보니 금융사가 비대면 채널을 남용해 금융상품 판매규제 비용과 판매행위 책임을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규제회피 사례가 나올 소지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는 금소법 안착을 최우선으로 가이드라인을 통해 온라인플랫폼 적용기준 등을 발표했고 현장에서도 금소법 정착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개별 사안별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금융사나 협회 의견을 참고해 향후 금융위와 함께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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