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금융 > 정책

[2021 금융이슈 리뷰] 금융권 세대교체 확산… 1960년대생 '새판 짜기' 인사

입력 2021-12-28 09:32 | 신문게재 2021-12-29 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올해 금융권 연말 인사는 ‘안정’보다 ‘혁신’을 택했다. KB국민은행은 55세의 은행장을 내정하면서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택했다. 신한금융은 50대 초반의 대표이사와 여성 최초 계열사 사장을 선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빅테크와의 치열한 경쟁에 맞서 디지털금융 강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젊은 피’를 선두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123
(왼쪽부터)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내정자, 이환주 KB생명보험 대표이사 내정자,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이사 내정자.(사진=KB금융지주)

 

KB금융지주는 1966년생(만 55세)으로 현 은행장 중 최연소인 이재근 영업그룹 부행장을 KB국민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 후보자가 취임하면 은행장 중 최연소가 된다. 만 56세로 취임했던 지성규 전 하나은행장을 추월해 역대 최연소 은행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KB금융이 이 후보자를 선택하며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진화를 택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그룹의 세대교체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빅 블러(big blur·다양한 분야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시대에 이 내정자가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KB국민카드·생명보험·저축은행의 CEO 인사도 단행하면서 1960년 중반 태생이 주력이 된 그룹사 수장 진용을 갖추게 됐다. 60대로 접어든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 핵심 경영진들은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직을 옮긴다.

신규 선임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와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는 1965년생(만 56세)이다. 이환주 KB생명보험 사장은 1964년생(만 57세)이다. 특히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970년생(만 51세)으로 2018년 깜짝 발탁에 이어, 올해 대표이사직을 연임하면서 가장 젊은 계열사 사장에 이름을 유지했다. 

 

246
(왼쪽부터)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사장, 조경선 신한DS 대표이사,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사진=각사)

 

신한금융도 지난 16일 자회사 사장단 10명 중 6명을 교체하는 세대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금융은 세대교체를 키워드로 ‘젊은 신한’ 계열사 사장단 진용을 갖췄다.

특히 신한리츠운용의 김지욱 사장은 1969년생(만 52세)으로 50대 초반에 불과하다. 김 사장은 룹 내 차세대 기업금융(IB) 리더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신한금융 계열사 최초의 여성 CEO인 조경선 신한DS 대표이사도 1965년생(만 56세)으로 금융권 유리천장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6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하면서 선임된 성대규 대표이사는 1967년생(만 54세)로 금융권에서는 젊은 피로 통한다.

아울러 신한금융지주 경영진에도 50대 초반의 젊은 피를 수혈하며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신한금융은 지난 24일 그룹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에 김명희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1968년생(만 53세)이다. 이번 인사에 상무에 올라선 고석헌 상무, 김태연 상무 역시 1968년생으로 50대 초반에 불과하다.

농협금융은 이달 초 지주 부사장과 농협은행 부행장 8명을 포함한 주요 보험 계열사의 부사장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및 부행장의 80% 이상이 1965년생으로 포진됐다.

농협은행의 부행장 8명 중 7명이 1965년생(만 56세), 1명이 1966년생(만 55세)이다. 이번에 이현애 농협중앙회 부장이 새 부행장으로 선임되면서 농협은행은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부행장 2명을 보유하게 됐다. 또 농협생명·손보 각 4명의 신규 부사장 중 각각 3명이 1965년생으로 주를 이루게 됐다. 

 

789
(왼쪽부터)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박준규 삼성생명 부사장(사진=각 사)

 

삼성그룹 금융사들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셌다.

삼성화재를 약 4년 동안 이끌어왔던 최영무 사장(만 58세)이 물러나고 홍원학 부사장(만57세)이 새 사령탑에 올랐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심종극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미국 골드만삭스 출신인 서봉균 삼성증권 전무가 새 CEO로 선임됐다.

최 전 사장과 심 전 대표는 삼성그룹 세대교체 바람 속에 후배에게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봉균 신임 대표의 경우 만 54세로 젊은 CEO에 속한다. 심 전 대표보다 5살 젊다.

삼성생명은 부사장 4명, 상무 7명 등 총 11명을 승진시켰다. 특히 부사장 승진자 중 주목받은 박준규 글로벌사업팀장은 1975년생(만 46세)에 불과하다.

삼성그룹 금융사들은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성과가 뛰어난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체질 혁신을 가속화할 젊은 경영진을 양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내년 임원인사를 앞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움직임에도 눈길이 쏠린다. 우리금융의 경우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와 23년 만에 완전민영화를 달성하면서 예금보험공사 지분 4%를 취득한 유진PE의 의사에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융의 경우 차기 회장이 선임되면서 그룹의 전체적인 경영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트 ‘김정태’ 회장이 누가 될지 주된 관심사다. 양 금융사는 내년 1~2월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