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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3000P기대감에 개미들, ‘빚투' 증가… 증권사들 신용 마케팅 '눈총'

입력 2024-03-31 10:53 | 신문게재 2024-04-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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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빚을 내 주식에 투자(빚투)하는 신용거래융자의 잔고가 6개월만에 다시 19조원대로 올라섰다. 올해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 기대감 등이 일면서 공격적 투자 심리가 살아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빚투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빚투를 자제하고 이를 조장하는 행위 역시 옳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하지만 이 틈을 타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이자 할인 이벤트를 활발히 내놓으며 수익 창출에 열중이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4799억원으로, 지난달 말 18조5262억원 대비 9537억원 늘어났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3820억원으로, 5018억원 불어났으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9조979억원으로 동기간 4519억원 증가했다.

최근 증시가 상승 기류를 타자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엔비디아발 반도체 훈풍에 따라 대형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코스피상단을 이끌어 2750선을 견고하게 다진 상황이다. 이에 밸류업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금융(은행·보험·증권 등)과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특히 많이 늘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자칫 큰 빚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용거래를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당부를 거듭해왔다.

신용거래는 증시가 오름세를 보일 때는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문제는 하락 전환 시에 일어난다. 투자자가 대출을 받아 투자한 주식 가격이 일정 주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반대매매(강제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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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증권업계는 빚투가 뜨거워지는 틈을 타 신용거래 금리 인하 등 관련 이벤트를 내놓으며 빚투를 유도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일례로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6월30일까지 신용융자 1~7일물 이자율을 0%로 낮추는 이벤트인 ‘신용융자 1~7일물 이자율 0%’를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대신증권이 업계 최초로 1~7일 구간 신용융자에 대해 무이자를 적용한 이후 처음이다.

교보증권은 4월 말까지 신규·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신용매수에 대해 180일간 조건 없이 신용거래이자율 연 4.5%를 적용하는 이벤트를 열었고, 한화투자증권도 생애 첫 비대면 신규고객과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대출금리 90일 연 4.8%적용 이벤트를, KB증권도 신용대출금리 연 4.2% 혜택을 60일간 제공하고 있다.

앞서 SK증권은 연 4.5% 대출 금리를 30일간 제공하는 ‘봄맞이 신용 이자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DB금융투자도 신용·주식담보대출금리 첫 7일 0%, 이후 30일 연 6% 혜택 이벤트를 지난 31일까지 열었다.

해당 증권사들은 “신용·대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으나 금리 부담으로 선뜻 나서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자 진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빚투 기류가 지난 2차전지 테마주 열풍때처럼 증권사들이 테마주 열기에 편승해 빚투를 더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열풍 당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넘어가고 반짝 증시가 올랐으나 결국 거품이 금세 꺼졌다”며 “투자자는 물론 증권사들 역시 증시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 의무가 있는데, 무작정 수익에만 급급해 빚투를 조장하는 것은 양쪽에 좋지 않은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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