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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성 “나는 후천적 배우… 마흔 목전에 두고 만개했죠”

MBC 드라마 ‘킬미힐미’에서 7개 인격으로 산 배우 지성

입력 2015-03-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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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간 7개 인격으로 산 배우 지성은 최근 데뷔 이래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에 행복해 하고 있다.(사진제공=나무엑터스)

2달간 7개의 인격으로 살았다.

 

관심받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아이돌급 인기가 뒤따랐다.

 

데뷔 이후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와 함께 연말 연기대상 후보까지 거론됐다. 

 

MBC 드라마 ‘킬미힐미’의 주인공 배우 지성(37)의 이야기다.

지성은 해리성 인격장애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에서 유년시절 학대 받은 충격으로 자아가 분열된 재벌3세 차도현을 연기했다. 

 

차도현의 내면에는 섹시한 나쁜 남자 신세기, 전라도 마도로스 페리박, 염세주의자 안요섭, 아이돌 광팬 여고생 안요나, 그리고 7살 꼬마 소녀 나나까지 모두 7개의 인격이 공존한다.

 

“출연료를 7배를 받아야 한다”는 그의 농담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쉽지 않은 연기였다.

초기에는 배우 현빈이 캐스팅 물망에 올랐고 이후 이승기 등 톱스타들에게 차례차례 캐스팅 제의가 갔지만 모두 거절했다. 

 

마지막 카드였던 지성은 우려를 씻고 7개 자아를 맞춤 옷 마냥 연기해냈다. 이는 오롯이 16년간 쌓아온 연기내공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벌써 데뷔한 지 16년이 됐습니다.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어떤 드라마는 잘됐지만 어떤 드라마는 그런 작품이 있었는지조차 기억 못 할만큼 관심을 못 받기도 했죠. 그래서 ‘킬미힐미’는 제게 무엇보다 소중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연기를 잘 할 수 있게 감독님께서 제대로 장을 열어주셨어요.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게 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말대로 1999년 데뷔 이래 지성은 숱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데뷔작인 SBS ‘카이스트’를 비롯해 배우로 집중조명을 받은 드라마 ‘올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등으로 청년시절을 마무리했다. 군제대 후에는 ‘뉴하트’를 시작으로 ‘태양을 삼켜라’ ‘김수로’, ‘로열패밀리’, ‘보스를 지켜라’, ‘대풍수’, ‘비밀’까지 쉴 새 없이 달려왔다.

스크린 나들이도 쉬지 않았다. 

 

영화 ‘숙명’, ‘나의 PS파트너’, ‘좋은 친구들’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팬들을 만났다. 

 

그는 좋은 배우로 꼽혔지만 소위 말하는 팬들을 흡입하는 ‘한방’이 다소 부족했다. ‘킬미힐미’는 지성의 갈증을 씻어내려준 ‘단비’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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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힐미'로 30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배우 지성은 "저부터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아빠가 되는 소감을 전했다.(사진제공=나무엑터스)


“저는 후천적 배우입니다. 연기를 16~17년을 했지만 처음엔 어떻게 연기하는지조차 몰라 헤맸어요. 그렇게 차근차근 꾸준히 연기를 하다보니 마흔을 목전에 두고 꽃을 폈어요. ‘킬미힐미’는 제 30대를 마무리하는 대표작으로 기억될 겁니다.”

드라마는 7개의 인격을 연기한 지성의 연기력과 더불어 아동학대라는 장르를 내밀하게 표현해내 각광받았다. 

 

그간 ‘경성스캔들’, ‘해를 품은 달’ 등 주로 퓨전 사극을 집필해온 진수완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작정한 듯 곳곳에 추리 코드를 심어놓아 드라마 팬들을 들어다 놓았다.

팬들은 자발적으로 모은 2000만원을 아동학대 피해자들에게 기부했다. 

 

SBS ‘하이드 지킬, 나’의 원작 웹툰 작가인 이충호씨가 ‘킬미힐미’가 자신의 작품 ‘지킬박사는 하이드 씨’를 표절했다고 주장했지만 네티즌 여론 재판에서 공감을 얻지 못한 것도 진수완 작가 특유의 섬세한 복선과 필력 때문이다.

지난해 배우 이보영과 결혼해 오는 6월 아빠가 되는 지성에게도 ‘아동학대’란 소재는 남다르다.

“아이들이 지하실 공간에서 학대당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어요. 저런 기억이 있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가슴이 아플 텐데…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감독님도 컷을 못하시고 계속 울기만 하고…아이들은 우리가 아낌없이 사랑해야 해요. 우리도 사랑받고 살았기 때문에 고스란히 전해줘야죠. 아동학대라는 주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꼈어요. 그리고, 저부터 좋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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