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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코로나19로 멈춰버린 듯한 세상, 그럼에도 춤은 계속 된다…창작산실 ‘평안하게 하라’ ‘블랙’ ‘플라스틱 버드’ ‘호모 모빌리쿠스’

입력 2020-12-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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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산실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서 선보일 무용 작품들 ‘평안하게 하라’ ‘블랙’ ‘플라스틱 버드’ ‘호모 모빌리쿠스’(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는 봄이 사라진 것 같고 계절이 없어진 것 같고 멈춰 버린 것 같았어요. 계속 춤을 춰야할까 고민에도 빠졌었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 이하 예술위)가 주최·주관하는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플라스틱 버드’(2021년 1월 9~1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최지연 무브먼트 대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패데믹으로 맞은 딜레마에 대해 털어놓았다.

스스로 무용수이기도 한 최지연 대표는 “춤추고 연습하는 모습들이 제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고민했고 ‘사치 아냐’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두려웠다”며 “(연습을 위해) 팀원을 모이게 하는 두려움이 있었고 마스크를 끼고 연습하며 답답해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최지연 안무가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서 선보일 ‘플라스틱 버드’의 최지연 안무가(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하지만 영화 ‘타이타닉’에서 죽음과 맞닥뜨린 배 위에서 세 연주자가 끝까지 연주를 해요. 저는 그게 답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춤도 멈추지 말아야 겠다, 조금이라도 위안 줄 수 있는 예술가가 돼야겠다 생각했죠.”

지난 11일 댄스프로젝트 탄탄타단(Tan Tanta Dan)의 ‘평안하게 하라’로 포문을 연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여정은 2021년 3월 26, 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될 김앤리프로덕션의 창작 오페라 ‘뱀이 심장을 먹었어’로 마무리된다.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은 우수 창작 레퍼토리 발굴을 위한 예술위의 대표 지원사업으로 올해로 13차 프로젝트다.

코로나19의 3차 확산으로 많은 이들이 모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예술위는 부문별 소규모 기자간담회를 온오프로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그 시작은 무용 부문 중 2021년 1월까지 공연되는 ‘평안하게 하라’를 비롯해 노네임소수의 ‘블랙’(Black 12월 19~20일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 최지연 무브먼트 ‘플라스틱 버드’, 김남식&댄스투룹-다(Da)의 ‘호모 모빌리쿠스’(2021년 1월 16~17일 아르고예술극장대극장)였다.

댄스프로젝트 탄탄타단 최진한 안무가의 설명처럼 ‘평안하게 하라’는 “제 스스로가 평안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많이 하고 있음을 깨닫는, 지극히 개인적인 데서 시작해 왜 기도하고 있는지, 평안함을 바라는 나는 그렇지 않다는 건데 어떤 형태의 평안함을 바라는 건지 고민하는 과정을 이미지화해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블랙’은 침묵 속에서 관계와 감정의 민낯을 밝히기 위해 어둠과 ‘형광등’을 활용한 작품이다. 노네임소수 최영현 안무가이자 연출은 ‘블랙’에 대해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는지 연구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노네임소수 최영현 안무가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서 선보일 노네임소수 ‘블랙’의 최영현 안무가(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검정 색으로 표현되지만 여러 색이 겹쳐질수록 검정에 가까워지죠. 인간의 수많은 감정 안에 있는 모습들은 어떤 색을 띠기보다 검게 겹쳐진 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용공연이지만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감정을 어떻게 형상화해 겉으로 드러나는지 깊이 연구했어요. 빛, 오브제, 신체 피부, 근육, 관절 꺾임 등으로 표현한 작품이죠.”

최지연 무브먼트의 ‘플라스틱 버드’는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채로 발견된 어린 ‘새’를 시각화해 인간에 의해 오염된 자연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다. 

 

‘플라스틱 버드’의 이재환 작·연출은 “굉장히 아름다운 한장의 사진에서 처음 생각한 작품”이라며 “클릭해서 확대하니 먹이라고 먹은 게 플라스틱이어서 뼈만 남은 채 죽은 알바트로스라는 새였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재환 작가, 연출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서 선보일 ‘플라스틱 버드’의 이재환 작·연출(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저 스스로는 전생이 새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사진 속의 어린 알바트로스 사체는 결국 인간인 저 스스로 죽인 게 되더라고요. 인간의 잘못 때문에 날개짓 한번 못하고 죽은 새를 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하게 될지, 얼마나 반성하면서 살아야 하는지에 아팠어요. ‘죽은 알바트로스를 어떻게 하면 날려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이 작품의 시작이면서 주제죠.”

김남식&댄스투룹-다(Da)의 ‘호모 모빌리쿠스’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될 스마트폰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김남식 안무가는 ‘호모 모빌리쿠스’에 대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회적 현상, 우리의 모습을 담아낸, 생각 많은 작품”이라며 “중요 포인트는 8명의 퍼포머 모두가 안무가이면서 모두가 출연자”라고 설명했다. 

 

“8명의 퍼포머가 모바일 통신기술을 이용해 동시에 작품을 구상하고 이끌고 완성하는 공연입니다. 클래식한 요소의 김현정, 전자음향과 현대적 메소드를 활용하는 김민철, 두명의 작곡가와 함께 해요.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디지털과 아날로그 등 극과 극 사이에 소프라노가 들어갑니다.”

 

김남식 안무가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서 선보일 김남식&댄스투룹-다(Da) ‘호모 모빌리쿠스’의 김남식 안무가(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어 김남식 안무가는 “바흐, 말러, 멘델스존 작품들이 중요한 음악적 포인트로 작용하고 클래식 요소와 전자음향이 어우러진 사이에서 인간 본연의 목소리로 부르는 소프라노가 인간 영혼을 담아낸다”며 “관객과의 인터랙티브가 중요한 작품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화를 맞는다”고 덧붙였다.

“관객과의 인터랙티브가 중요한 작품이다 보니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관객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두 개 상황을 준비 중이에요.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코로나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이자 안무가로서의 고민 같아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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