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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무얼 할 때 행복합니까? 그걸 모르면 10억도 소용없죠"

전기보 행복한은퇴연구소 소장

입력 2014-09-2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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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직장에서 나와 새로운 직장에 들어간 A씨(58). 이전 회사와 비교하면 5분의 1밖에 안 되는 월급이지만 그럭저럭 만족했다. 하지만 회사 내 사정으로 얼마 못 있어 다시 실업자 길로 들어섰다. 그는 연금을 수령하는 65세까지 일을 할 생각이다. A씨에겐 이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 약 1억원이 있다. 그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묻고 있다.

전기보02

은퇴 설계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물으면 대부분 억 단위의 돈을 말한다. 은퇴 후의 삶은 소비의 삶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보(57·사진) 행복한은퇴연구소 소장의 말은 달랐다. 은퇴 후의 재테크를 언급하자 전 소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보통 10억원이 있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누구와, 무엇을 하면 행복할지'에 대한 답을 먼저 얻어야 한다."

위의 사례에 대해서도 전 소장은 다른 직장을 물색하기보다 수중의 자산을 1, 2년 투자해 자신이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데 열중해 보라고 조언했다.

안국에 있는 연구소에서 만난 전 소장의 첫 인상은 '강렬한 레드'였다. 밝은 색 시계를 차고 빨간 구두를 신은 전 소장에게 20대 못지않은 열정이 보였다. 전 소장은 교보생명에서 24년간 자산관리 전문가로 근무한 후 퇴직해 2007년에 행복한은퇴연구소를 만들었다. 은퇴한 몸이지만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다.

전 소장은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두고 제 2의 인생을 살아가야 할 사람들에게 가이드가 되고자 연구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행복한은퇴연구소가 만들어지던 2007년 즈음에는 어디에서도 은퇴설계와 관련된 단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 소장은 "요즘 은퇴관련 연구소나 업체가 많지만 대부분 금융업체에서 자사 상품 판매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라며 "행복한은퇴연구소는 인생 자체를 고민해 보고자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행복한은퇴연구소가 은퇴 설계에 있어서 강조하는 지점은 비재무적 자산 즉, 취미나 각종 활동 등이다. 전 소장은 "대부분이 은퇴자금을 모으는 것을 우선순위에 둔다. 10억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 전에 자금 준비를 한다는 말은 불가능하다. 돈이야 다다익선이기 때문이다." 전 소장은 은퇴 전후와 상관없이 돈 모으기에 집착하기보다 자신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전 소장은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 은퇴 전부터 다방면의 분야와 만나봐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의 사람들과 관계 맺기가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 안에서 시시콜콜했다고 치부했던 일이 자기와 맞는 분야임을 알게 되기도 하고, 인생의 롤모델을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활동을 하고 일을 하기를 당부했다. "30년 일해서 번 돈으로 남은 30년을 놀며 보낼 순 없지 않냐. 자신의 삶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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