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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점에 다다른 복고 열풍…신간 '레트로 마니아'

입력 2014-07-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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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는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며 90년대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그런가 하면 KBS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는 가요계 ‘전설’의 노래를 요즘 가수들이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이며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가요계에선 아예 지오디,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90년대 말 데뷔한 ‘1세대 아이돌’ 그룹이 재결성하고 김추자 등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잇달아 새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가히 복고(레트로) 열풍이라고 할 수 있다. 


“알고 보니 21세기 첫 10년은 미래로 넘어가는 문턱이 아니라 ‘재’시대였다”는 음악평론가 사이먼 레이놀즈의 주장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사이먼 레이놀즈는 ‘과거에 중독된 대중문화’라는 부제가 붙은 책 ‘레트로 마니아’에서 “2000년대는 접두사 ‘재-’(再, re-)가 지배했다”고 규정한다. 


책은 대중음악을 필터 삼아 문화 전반에 만연한 레트로 문화를 파헤친다. 팝 음악을 중심으로 패션, 미술, 뉴미디어 등을 살피는 이 책은 “과거 속에서, 과거에 의지해서, 과거와 함께 사는 일을 살펴보는 책”이기도 하다. 


“문화가 노스탤지어에 매달려서 앞으로 나갈 힘을 잃은 걸까, 아니면 문화가 더는 앞으로 나가지 않아서 결정적이고 역동적이던 시대에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걸까?” (15쪽)


저자는 “레트로 마니아는 이제 지배적 위상을 넘어 임계점에 다다른 느낌마저 든다”며 “혹시 우리는 팝 역사가 고갈하는 문화 생태적 파국으로 내닫고 있지 않은가”라고 묻는다. 


“지난 10년간 나타난 음악 중 미래에 노스탤지어와 레트로 유행을 충족해 줄 만한 게 과연 있을까”라는 저자의 질문은 우리도 한 번쯤 고민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미술공간 커먼센터 디렉터인 함영준은 부록 형태로 실린 글 ‘코리안이 본 코리아의 경우’에서 “한국의 레트로는 너무 손쉽게 페티시의 대상이 됐다”며 “상업적인 레트로 문화는 노골적으로 과거의 추억을 마케팅하기 위해 가짜 신화를 유포하고 여러 소품을 통해 그 신화를 공고히 하는 방법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말한다. 


디자인 듀오 ‘슬기와 민’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최성민이 옮겼다. 


작업실유령. 456쪽. 1만8천원. /김동민 기자 bridgenew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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